수입차 시장에서 독일, 일본, 미국 브랜드 간 점유율에 뚜렷한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2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7월 현재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 상위권은 모두 독일 업체인 벤츠, BMW, 폭스바겐, 아우디가 차지했다. 전통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업체지만 최근 벤츠의 상승세는 놀랍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7월까지 18.11%로 1위에 오른 것. 11.86%를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E클래스의 선전이 점유율을 끌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E클래스는 벤츠 전체 판매 8,983대 중 4,867대로 비중이 높다.
상대적으로 라이벌 관계에 있는 BMW, 아우디는 벤츠에 밀려 점유율이 조금 떨어졌다. 그 가운데 BMW는 지난해 17.11%로 1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16.35%로 떨어지며 체면을 구겼다. 신형 5시리즈가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해 벌어진 현상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이미 올해 공급량이 국내에서 소진돼 적체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BMW는 5시리즈의 공급 문제만 해결됐다면 점유율이 결코 벤츠에 밀리지 않았으리란 설명을 내놓고 있다.
세 번째는 폭스바겐이 11.45%로 올랐다. 판매가 지난해보다 35.0%나 늘었지만 벤츠의 상승세에는 못미쳤다. 아우디는 12.25%에서 9.26%로 많이 떨어졌다. 두 브랜드는 9월과 10월 플래그십 세단인 페이톤과 A8의 국내 출시로 반격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독일차 다음으로는 일본세가 강하다. 토요타, 혼다, 닛산, 렉서스, 인피니티가 점유율 중위권을 형성하고 나섰다. 이 중 토요타는 지난해 10월 공식 출범 이래 올해 7월까지 점유율을 7.26%로 끌어올리며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리콜 문제로 타격을 받았지만 적극적인 프로모션 전략이 성공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혼다는 7.10%에서 6.80%로 점유율이 떨어졌다. 토요타의 등장과 함께 신차가 없었다는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
닛산은 점유율이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12%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1.26%포인트 늘었다. 뉴 알티마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로그의 연식 변경 모델(로그 플러스)을 내놔 신차효과를 지속할 전망이다.
그러나 일본산 프리미엄 브랜드의 성적은 좋지 않다. 렉서스, 인피니티가 각각 3.96%(지난해 8.96%), 3.25%(지난해 4.40%)로 떨어졌다. 특히 렉서스의 하락률이 컸다. 인피니티는 신형 M의 국내 출시로 반격에 나섰지만 점유율을 끌어올리기엔 시간이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미국산 차들은 모두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나마 포드가 토러스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점유율 4.98%(지난해 5.01%)를 기록한 게 최고다. 포드는 익스플로러 2011년형 모델이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크라이슬러는 본사의 경영 부진으로 피아트에 인수된 것과 신차가 없다는 영향을 받아 지난해 점유율 5.38%에서 올해 3.08%로 곤두박질쳤다. 그래도 내년 라인업이 경쟁력 있는 차들로 구성돼 기대를 높이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독일차는 이미 형성된 신뢰를 바탕으로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굳혀가고 있다"며 "그러나 일본차나 미국차는 국산차와 기술적 격차가 줄어 고전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각 국가 간 FTA가 체결되면 수입차시장 점유율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겠지만 독일차 강세 체제는 오랜 시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출처 - 오토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