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인기남성듀오 듀스의 멤버 김성재가 한국으로 돌아와 '말하자면'이라는 신곡을 발표하고
멋진 무대를 선보인다.
뮤직비디오와 모 방송국의 가요순위 프로그램에서의 무대는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을 정도
로 스타일리쉬 했다.
그러나 김성재는 첫 무대 이후 돌연 사망했다. 뉴스에는 마약에 의한 자살이다, 스토커 애인의
살인이다 여러가지 추측이 있었고, 이후 TV 연예프로그램, 영화, 다큐멘터리 등 많은 매체에서 그
사건을 다루게 되지만 결국 사건은 약물로 인한 사망으로 밝혀져 있다.
1995년 김성재의 유작이 된 '말하자면'의 뮤직비디오는 미국 LA를 배경으로 지금봐도 세련된
영상미를 보여주는 수작이다.
내용은 한 여인을 두고 두 남자가 멋진 아메리칸 로우라이더 머슬로 드래그 레이스를 펼쳐 승
자가 여인을 차지한다는 내용이다. 제임스 딘의 대표작 '이유없는 반항' 의 오마쥬인 것이다.
이 뮤직비디오에는 당시 미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안무가인 'Tricky'와 디바의 멤버인
지니, 비키가 출연하고 지누션의 '지누' 가 출연한다. 이 뮤직비디오를 보다가 포커스를 돌려
보면 중간중간 계속 등장하는 오래된 아메리칸 머슬을 발견 할 수 있다.
이 차는 1964년식 시보레 임팔라 SS 모델로 (Chevrolet Impala SS) 거의 반세기가 넘게 미국
인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모델이다.
임팔라라는 이름은 동물의 왕국에서 사자 먹이로 자주 나오는 아프리카 영양의 이름이다. 왜
이런 매력적인 머슬카의 이름을 아프리카 영양으로 지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지만 그만큼 잘
뛰어다닌다는 뜻으로 해석해 본다.
이 차는 1958년에 GM의 시보레 디비전에서 최초로 2도어 쿠페로 제작되었고 (영화 백투더
퓨쳐에서나 볼 수 있는 유려한 디자인의 미국차를 떠올리면 된다.) 59년 2세대를 출시하고,
61년 3세대에서 2도어, 4도어, 컨버터블, 하드탑, 세단, 웨건 등 여러가지 바디 형식으로 최
고의 디자인을 선보인다. 이 때의 임팔라는 완성도가 매우 뛰어나 미 전역에서 대 히트를 치
게 되고, 가지치기 모델로 고성능 모델인 임팔라 SS (슈퍼 스포트)가 출시된다. 뒷바퀴 굴림
이며 3.8리터에서 7리터 V8 까지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1961년 부터 69년까지 SS모델이 생산되고, 이어 4세대 임팔라와 71년 5세대 임팔라, 6세대,
7세대, 8세대... 그리고 현재에 이르러 9세대가 판매중이다.
최근의 임팔라는 폰티악 그랑프리, 시보레 몬테카를로, 뷰익 라크로스와 같은 플랫폼으로
제작되어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판매율은 일본과 한국차에 밀려 주로 경찰차나 노인들이나
타는 차가 되었다.
액션 게임을 많이 해보았다면 임팔라 경찰차를 알 수도 있다. 경찰차가 하도 많아서인지 흑인
래퍼들의 랩 가사중에는 임팔라 뒷좌석에 앉아보았다라는 가사를 종종 접할 수 있다.
최근의 임팔라에 아쉬운 점은 강인하고 섬세했던 매력의 임팔라 디자인이 점점 아이덴티티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GM 시보레도 그것을 느꼈는지 현모델은 포기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며 차세대 임팔라의 디자인은 다시 옛것을 계승한 레트로 디자인을 해 강인한 모습으로
바꿀 것이라고 한다.
미국에서는 40년 50년씩 된 시보레 차들이 동네 한구석에서 녹슬고 있거나 재력있는 수집가들에
의해 재탄생 되곤 하는데, 주로 음악에 맞춰 차량의 서스펜션이 통통 튀는 로우라이더 차량으로
변신하거나 최근 유행했던 DUB 스타일로 재탄생하곤 한다. 오래된 머슬카들은 22인치 24인치
휠을 끼우는 것에서 더 나아가 26인치 28인치 휠을 끼우고 '동키'(당나귀의 모습과 같다며)라고
불리며 이슈가 되곤 한다. 주로 미국 서부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차량들이다.
에어서스펜션을 장착하고 각종 스테레오 시스템과 콜벳 엔진, 알루미늄으로 무장한 로우라이더
머슬카들은 상당한 노력이 들어갔기 때문인지 거의 예술품과 같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시보레 임팔라는 한 시대를 풍미한 최고의 자동차이며, 아직도 그 명맥이 이어져오는 역사적인
모델이다.
다이캐스팅, 의류, 모터스포츠 용품, 튜닝파츠 등 관련상품들도 차량의 단종과 함께 인기를 잃고
잊혀지기 마련이지만 임팔라는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으며 이러한 아메리칸 머슬에 많은 사람들
이 열광하고 있다.
가까운 이웃인 일본만 해도 오래된 아메리칸 머슬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꼭 아메리칸 머슬이
아니더라도 일본산 올드카가 꽤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엔 10년된 차도 찾아보기가 힘들다. 아메
리칸 머슬카는 커녕 국산 올드카들도 거의 볼 수가 없으니 굉장히 아쉬운 점이다.
우리나라만의 특별한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구닥다리는 버리고 새것이 최고다'라는 인식은
이젠 버리고 우리도 자동차를 그저 '탈것'이 아닌 문화로써 즐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외국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어린 학생이 아버지가 물려준 오래된 고물차의 V8 엔진소리를 듣고
흥분하고 기뻐하는 장면이 조금은 부럽게 느껴진다.
[이미지출처 - 구글 이미지 캡쳐, 다음팟동영상]
보배드림 컨텐츠담당
글 - 전용완
<국내1위 자동차 커뮤니티 - 보배드림>
현기차.. 과연 15년 20년씩 탈 수 있을런지 모르겠네
단순히 실내랑 외관 그리고 썩어서 사용 못 하는 부분만 교체하던데...
이왕이면 엔진이랑 미션도 최신으로 바꾸어 주엇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