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의 전기차 '시보레 볼트'
美 'GM 볼트' 앞세워 한국시장 공략 전망
우리측 "국산 전기차 미 시장 진출 기회"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 우리나라와 미국이 다시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세철폐 시한이 협정 발효 후 10년에서 5년으로 앞당겨짐에 따라 전기차 개발 및 양산화를 위한
양국 업계의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FTA 추가 협상 결과에 따르면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포함)의 경우 한국은 협정 발효일부터
관세를 8%에서 4%로 낮추고, 4년간의 균등 철폐기간을 거쳐 5년째 되는 해부터 관세를 없애야 한다.
반면 미국은 발효일로부터 4년간 2.5%의 관세를 균등 철폐해 5년째부터 무관세를 적용해야 한다.
당초 2007년 협상 때 9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관세를 없애기로 했던 것에서 관세철폐 시한을 대폭 앞당긴
것이다.
다른 자동차의 관세 철폐 시한이 일제히 연장된 데 반해 전기차는 짧아진 것을 놓고 일각에선 미국이 앞
서고 있는 이 분야에서 실리를 챙겼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한번 충전으로 500㎞를 달릴 수 있는 GM의 '시보레 볼트'가 해외 전기차 시장 공략의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 미국 6개주에서 출시되는 이 차는 100% 전기모터로 구동하는 전기차지만, 1.4ℓ 가솔린 엔진이
함께 탑재돼 순수하게 전기 만으로 80㎞를 달리다가 방전되면 가솔린 엔진이 작동하게 된다.
최고 시속 161㎞, 최대출력은 150마력으로 힘이 좋고, 일반 가정에서 120V 플러그에 연결하거나 240V 전용
충전기를 통해 충전할 수 있기 때문에 충전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도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볼트는 내년 예상 판매량이 1만대 수준이지만 2012년에는 4만5천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의 전기차 '블루온'
미국 정부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전기차 관세 철폐기한이 앞당겨진 것은 볼트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비해 현대기아차가 지난 9월 공개한 첫 전기차 '블루온'은 일종의 시범차로 양산 시점이 2년 정도 늦다.
시연용으로 30대를 만들어 공공기관에 보급했지만, 양산 시점인 2012년까지 2천500대가 생산돼 정부기관 등
공공시장에 공급된다.
2천500대는 현대차 블루온이 500대, 기아차의 경형 크로스오버차량(CUV) 전기차 모델이 2천대다.
이대로라면 국산 전기차가 보급되기도 전에 미국산 볼트가 들어와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FTA가 2012년 발효한다면 2016년부터는 무관세로 한국에서 팔 수 있고 그전에라도 관세율이 8%에서 4%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와 현대기아차는 "전기차 관세철폐 시기가 협정발효 후 4년 후로 결정된 것은 오히려 국산
전기차가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라면서 결코 불리한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볼트가 국내에 들어온다고 해도 당장 가격 경쟁력이 약한 전기차가 많이 팔릴 가능성은 거의 없고, 현대기아차
도 앞으로 5년 후면 경쟁력을 확보해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미국 전기차 시장은 한국의 20배로, 순수 전기차인 현대차 블루온도 관세가 철폐되기
전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양보한 게 아니라 얻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 측도 "실제로 2015년 이후는 돼야 전기차의 충전 인프라가 어느 정도 구축될 것"이라며 관세가
없어진다고 해도 전기차가 가격 경쟁력을 갖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가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대중화되는 시점은 2020년 이후로, 친환경
차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이 시점이 다소 앞당겨질 수는 있지만, 미국산 볼트의 수입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양국 업체들의 전기차 개발 경쟁은 지금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창 기자 faith@yna.co.kr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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