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의 대북관에 의심의 여지가 좀 있다. 다른 후보들의 대북관, 북핵관, 안보관은 뚜렷한 색을 가지고 그 방법이 비교적 철학이 담겨있는 원칙이 있다. 말하자면 식견이 있는 것이다. (이인제 제외) 하다못해 권영길마저 (옳고 그름을 떠나) 자기 나름대로 뚜렷한 소신을 가지고 있다. 좀 황당하지만 그래도 조삼모사보다는 낫다. 물론 이회창이나 문국현, 정동영도 나름대로 논리를 펴며 자기 의견을 개진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이런 TV토론을 해야 국민들이 제대로 후보의 식견과 능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신문쪼가리에 나는 지지율발표가(여론조사 회사가 한 것 옮기기) 얼마나 허구인가하는 걸 모두 깨달아야 한다. 어제 토론주제에 관하여 이명박과 이인제의 뜬구름에 실소가 나왔다. 이인제는 뭐 1%도 안되는 후보니 시간이 아깝고...
이명박 대북, 북핵관의 핵심이 (어제 토론내용으로 볼 때) 뭘까 라디오를 들으면 생각해 보았다. 모두 발언에서 이런저런 구름같은 이야기를 하더니 결론부분에서 기상천외한 것이 나왔다. 김정일 위원장을 설득해서...핵을 완전 포기하게 만들겠다고 한다. 우하하. 그게 핵심이다. 모두 발언 앞, 중간부분은 아무 내용없는 소리들이고 마지막 결론부분에서 수권을 꿈꾸는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결론이 설득...해서...라는데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다. 어이~~ 누가 김정일한테 가서 설득해 봐라. 그래서 김정일로 하여금 '네 알겠습니다. 맹바기 세이...그럼 그렇게 할께요' 라는 답변 듣게 해봐라. 이런 코미디를 보게 되다니...
얼마나 황당하든지 이인제마저 피식 웃으며...그게(북핵) 설득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고...라며 웃어 넘기더라. 여기서, 내가 왜 한나라당의 절반인 이명박 캠프를 우려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북핵에 관한 뚜렷한 정리가 안되어 있다. 북핵은 남한사람들이 경제를 중요시하는 만큼이나 비중이 무거운 문제이다. 사실 이명박캼프에서 경제, 경제하는 것과는 달리 경제에 관한 뚜렷한 해법이 없다. 운하파서 경제를? 그거? 진정 그게 한국경제를 살리는 길? 그리고 어제의 주제인 북핵에서도 너무나 허술하고 구름같은 개념으로 그냥 보수의 색칠만 바르면 된다는 안이한 판단이 실망감을 줬다.
이회창이나 문국현, 정동영, 그리고 하다못해 (황당하다는) 권영길보다...철학이 없는 것이다. 소신이 없는 것이다. 뚜렷한 가치관이 없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여기서는 이말, 저기서는 저말...상황이 바뀌면 또 이런 말, 저런 말...도무지 기저가 되는 뚜렷한 식견과 주관이 전혀 없다. 오직 보수표만 의식해서 그때그때 발언을 바꾸는 모습에 다름 아니다. 혹자는 이에 실용보수라는 미사여구를 갖다 부치는 모양인데, 어제 이명박 발언은 결코 실용보수가 아니다. 실용보수는 엄밀히 따지자면 어제의 문국현이 실용보수의 대북관이다. 이와같이 경제와 대북관에 있어 뚜렷한 해법, 소신, 철학이 없으며 그때그때 말이 바뀌는 불안한 한나라당(이캠프) 후보를 단순히 언론이 여론회사에 의뢰한 지지율만 가지고 지지하기에는 불안한 감이 있다.
어제는 대북, 북핵, 외교안보라는 주제다. 이 주제만으로 모든 걸 판단할 수 없다. 그러나 냉혹히 (즉, 신문사나 언론의 지지율 발표를 머리에서 지우고) 내가 보는 바로는 (이 주제에 한했을 때) 문국현=이회창 > 정동영 > 이인제=권영길 이라 본다. 이명박을 어디 둘 지는 생략한다.
상호주의(이회창), 일괄타결주의(문국현, 정동영), 민족주의(권영길)의 패러다임은 나름대로 그 장단점이 있어서 자기의 선호도에 따른 것이다. 이도저도 아닌 비굴한 외교는 나라망신이다. 그런 태도는 김정일에게 설득 당해서 많이 더 많이 조공하게 된다.
이명박 토론할때 앉아있는 자세가..
벌써 지가 대통령 된거 같더구만.. 삐딱.. 한것이..
표정도 토론하기 싫은데 억지로 나온듯한 표정.. 꼴보기 싫어서 죽는 줄 알았음.
저도 어제 한참 웃었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