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최초의 우주인' 이벤트로 요즘 언론이 뜨겁습니다. 여러 신문사와 방송사들이 상당한 비중을 갖고 우주인후보로 선발된 2명에 대해 연일 특집기사를 올리고 있고 특히 선발과정에 스폰서 역할을 했던 SBS의 경우 지난 25일 저녁 8시 메인뉴스의 거의 대부분을 이들 후보와 그동안의 선발과정을 보여주는데 바쳤(?)습니다. 마치 무슨 한국계 미국대통령이라도 탄생한 정도의 경천동지한 난리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언론의 호들갑 속에 보도된 한국최초 우주인선발 과정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이것이 지금 대한민국 우주과학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국가차원의 프로젝트인지 아니면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쇼비즈 이벤트인지 구분이 도통 안갔다는 점입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러시아 측에 단지 우주체험을 위한 '탑승료'를 낼 뿐이지 '기술'적으로는 아무것도 하는 것이 없습니다. 그저 최종선발된 요원이 우주에 가서 신고를 하면 그걸 tv화면으로 중계하고 전국민이 열광하는 정도가 다일 것이지 그 최초의 한국우주인 자체로 우리나라 우주과학기술이 특별히 진보하는 부분은 전혀 없습니다. 러시아 측도 우주체험 장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지 한국과 우주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고는 결코 생각치 않을 것입니다.
외신을 보면 가끔 미국의 백만장자 등이 수십억원의 비용을 자가부담하면서 러시아우주센터를 통해 우주인 체험을 했다는 뉴스가 있습니다. 그런 우주인 체험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이벤트로 평가되지 미국이란 나라의 우주과학과 연계시켜 다루는 경우는 전혀 없습니다. 당연히 자금력 튼튼한 미국 NASA는 민간인 상대로 우주여행 장사나 하기위해 국가핵심전략 물자인 스페이스 셔틀을 동원하는 낯뜨거운 일을 하지도 않습니다.
(디스커버리호 발사현장을 멀리서 구경하는 관광상품이 있다는 뉴스는 접한 적이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아직은 유인위성발사가 요원하지만 가까운 시일내에 반드시 이루어 내겠다는 국가적 염원을 보여주고자 했다면 민간인 보다는 대한민국 공군장교를 선발해 보내는 것이 더 적절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선발과정도 상업방송을 통해 무슨 리얼버라이어티 쇼를 찍듯이 장난스럽게 진행 할 것이 아니라 국가의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내부적으로 심각하게 진행하는 것이 맞았을 것입니다.
어느나라나 최초의 우주인이 된 사람은 모두 자국의 공군장교였습니다. 우주개발과 탐사는 어디까지나 장난이 아닌 '국가 핵심전략분야' 이고 그 주 책임자는 공군, 과학기술부서 등의 자국정부 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주인 후보 고산과 이소연 씨는 대한민국 우주개척의 막중한 책임을 진 정부요원이라기 보다는 그냥 연예인에 훨씬 가깝게 취급되고 있습니다. 아니 선발과정 자체가 연예기획사의 무슨 '미래 연예인스타 발굴 프로젝트' 같은 과정을 통해 진행되었으니 연예인 화 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일 겁니다.
그런데 우주여행에 대한 이런 식의 쇼비즈니스 적 접근은 이미 우주개발 분야에서 충분한 성과를 이루어 냈고 이제는 대중들에게 우주탐사를 좀 더 친근하게 홍보할 필요가 있는 나라에서나 의미가 있는 것이지 우리나라 같이 주변국가인 중국, 일본 등에 비해 항공우주공학 수준이 현저하게 뒤져있고 제대로 된 위성조차 없어 국가 안보를 미국의 바지가랑이를 잡고 구걸하는 처지에서는 해당사항이 없을 뿐더러 오히려 지양되어야 하는 성격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국가의 미래가 달려있는 분야에서 실력이 부족해 남의 나라 기술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 분위기는 비장함과 이를 악 문 굳은 결의가 되어야지 무슨 오래동안 꿈꿔오던 신기한 경험을 마침내 하게 된 듯한 축제분위기와 행복감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는 결코 세계최고 수준의 국가로 성장할 수 없습니다.
아니 최초의 한국인-우주인 선발은 애초 그 기획단계 부터 철저하게 쇼이벤트로 준비되었고 그 기술적인 의미 상 으로도 진지하게 가는 것 보다는 그저 국민과학 홍보쪽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계속 그런 식의 가벼운 마음으로 우주개척에 도전한다면 나중에는 일본이 쏘아올리는 위성에 요금내고 한국인을 태우면서도 신이나서 '한국우주산업의 쾌거'라며 TV쇼를 통해 쿵짝 쿵짝 대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하기야 대통령 자체가 벌써 자국 우주개발에 대한 고민은 커녕 다음 날 아침에 또 어떤 깜짝발언 할지나 구상하고 있는 판에 무슨 그리 큰 기대를 하겠습니까,,,
출처 : 조선일보 블로그(Onsider님)
원문 : http://blog.chosun.com/blog.log.view.screen?blogId=8893&logId=17249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