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기름유출 미군 조사관 "열받게 하지마라!"
주한 미군 측이 작년 9월 발생한 군산 미군기지내 오수로관 기름유출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나서야 오염실태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26일 오전 기름유출 현장에서 진행된 현장조사는 신원을 밝히지 않은 주한미군사령부 소속 한국인 조사관이 실시했으며, 군산시 담당공무원 2명과 피해주민인 조 모씨가 동행했다.
△미군 측 한국인 조사관은 취재를 하던 기자에게 ‘더 이상 열 받게 하지 말라’고 협박했다.
ⓒ김웅헌
특히 현장조사 과정에서 신분을 밝힌 시민기자가 조사과정을 취재하려고 하자, 미군 측 한국인 조사관은 취재 자체를 거부했다. 덧붙여 조사관은 기자를 향해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더 이상 열 받게 하지 말라!”는 협박을 하기도 했다.
△미군기지 기름유출로 피해를 입은 조 모씨가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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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장조사는 피해 농민인 조 모씨가 군산지방법원에 국가를 상대로 손해보상 신청을 접수한 후 이루어지게 됐다.
그동안 미군 측은 사고발생 당시 미군 측이 흡착포 및 펜스작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 측에 사고접수가 되지 않았고 군산시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한 피해규모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조사에서 피해농민 조 모씨는 “지금도 기름이 유출되고 있다. 미군부대 기름탱크 공사를 계속해서 하는 것을 봐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미군기지에 설치된 기름탱크는 공사가 계속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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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시공무원이 촬영한 기름유출 당시 사진(앞 쪽의 벼가 죽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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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조 모씨는 “부대 내 시설을 담당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자기네들도 기름유출의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군산미군기지 우리땅찾기시민모임, 직도대책위 회원 20여명은 군산미군기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 양국간 체결된 불평등 조항을 근거로 피해보상은 하지 않은 채 직도 미군국제폭격장 추진만을 강행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수확철을 맞이한 벼농사가 잡초로 무성하다(오염지역) ⓒ김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