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이 크고 복잡한 문제일수록 때로는 단순화 시키고 은유화 시켜 보면 이해도 빠를 뿐더러, 해답도 금방 찾아 낼수 있기에 제가 이야기를 하나 엮어 보았습니다.
다소 유치한 표현이 있다하더라도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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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름은 남하니(남한정부)입니다.
저에게는 쌍동이 형제가 있죠.
그의 이름은 북하니(북한정부)인데, 예전에 친구들(구소련,옛중공)을 잘못 만나 소위 말하는 동네 건달이 되었습니다.
예전엔 저 남하니도 철이 없다보니 툭하면 북하니와 말다툼을 하고 서로 으르렁 대며 지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이렇게 지나고보니, 아무리 동네 건달짓이나 하며 살고 있더라도 그래도 내 가족 내 혈육이라는 생각에 북하니가 배고프다고 찾아왔을땐 밥도 지어 먹여주고.. 집에 쌀 떨어졌다고 하면 쌀도 보내주고.. 어려운 일 겪고 있을땐 제 딴에는 거금을 마련해서 보내주곤 하였습니다.
전 그렇게 북하니에게 따뜻하게 대해주고 그러면 북하니도 언젠간 회개하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선 집으로 돌아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언젠간 저의 이러한 진심을 알아줄거라 믿고 있었죠.
사실 폭력적이고 불같은 성격의 북하니이기도 하지만 제가 그렇게 잘해주니깐 북하니도 조금이나마 마음이 풀어지는 것 같았죠. 하지만, 금새 마음이 풀어졌다 싶으면 엉뚱한 행동을 하곤 해선 저로선 과연 북하니가 정말로 새사람이 된건지 어떤건지 확신이 안서고 있습니다.
예전엔 한번 크게 주먹다짐(6.25)을 한적이 있었죠. 사실 그땐 제가 나이도 어리고 누가 그렇게 주먹을 먼저 날릴거라곤 상상도 못했기 때문에... 실컷 두들겨 맞고 있었죠.
다행스럽게도 미구기(미국정부)가 나타나줘선 제 대신 북하니를 흠씬 두들겨 패줘서 상황을 간신히 모면했죠.
그때 그렇게 북하니가 미구기한테 두들겨 맞아서 인걸까요?! 하여간 그때부터 북하니는 지금까지도 미구기라면 이를 갈더라구요. 사람은 서로 상대적이라고 하죠? 미구기 역시 북하니를 아주 싫어하구요.
전 중간에서 참 난감하답니다.
그래도 내 가족이라고 비록 날 때렸지만 북하니 편을 들어주자니 미구기 눈치가 보이고, 미구기 편을 들어주자니 북하니가 한편으론 불쌍하고...
어쨌든 예전에 그런 주먹다짐이 있은후론 당분간은 잠잠하게 지냈죠.
그런데 어느날은 갑자기 북하니가 절 찾아와선 칼을 불쑥 디밀고선 가지고 있는거 다 내놓으라 하는겁니다.
전 맨주먹인데 어떻게 칼을 당해내겠습니까...
어쩔 수 없이 저도 칼 한자루를 구입했죠.
얼마후 북하니가 또 찾아와선 칼을 드리밀며 지난번처럼 가진거 다 내놓으라 하는겁니다.
이번엔 저도 북하니한테 미리 준비해두었던 칼을 겨누었습니다.
북하니도 제가 칼을 겨누니깐 음찟하는것 같더라구요.
북하니 그 성격에 절 찌르고도 남았을텐데 저 역시 칼을 들고 있으니깐 자기도 어쩔수 없었나봅니다.
한동안 잠잠하나 싶었더니 어느날은 북하니가 갑자기 총을 들고선 나타났습니다.
칼vs총...
당연히 칼을 가진 제가 절대적으로 불리하죠. 어쩔수 없이 저 역시 총을 구입했습니다.
제가 총을 구입해서 일까요? 북하니도 더 이상 저한테 해꼬지를 못하더라구요.
그런데 북하니는 이런말을 예전부터 입버릇처럼 해왔습니다.
'어쭈? 내 언젠가는 수류탄 가져온다~ 너 내가 거짓말 하는거 같지? 두고봐라~ 내가 수류탄 가지고 왔을땐 그때가서 딴소리 하지마라~'
전 한편으론 말렸지만... 사실 북하니가 수류탄을 구할 돈도 없고 그럴만한 위인도 못되거든요.
그리고 뭐 설령 수류탄을 가지고 온다 하더라도, 제 옆에는 든든한 미구기가 있잖아요.
미구기가 전에 저한테 그랬어요. 자기한테는 총도 있고 수류탄도 있다고... 내가 북하니한테 협박 당하거나 위험에 처하게 되면 언제든지 도와주겠다고...
사실, 저도 미리미리 수류탄 한개쯤 가지고 있는게 낫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봤었는데요 미구기가 그러더라구요. 제가 가지고 있기엔 너무 위험한 물건이라고... 그래서 꼭 미구기 자기만 갖고 있어야 하는 물건이라고...
어쨌든 미구기가 절 도와주겠다 말해주니깐 그건 고맙죠 뭐. 그리고 수류탄처럼 아주 위험한 물건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도 제 스스로도 별로 달갑지 않고요. 그래서 미구기한테나 동네사람들 모두에게 크게 한번 떠들고 다닌적이 있습니다.
그 어떠한 일이 닥치더라도 수류탄을 구입하지 않겠다구요.
그때 당시엔 북하니도 저의 그런 궂은 의지에 동참하고 새끼손가락 걸고 같이 약속까지 했었죠.
그런데......
두둥!!!!!
어느날 갑자기 북하니 손에 수류탄 한개가 떠억하니 들려있는게 아닙니까? 손에는 한개 이지만 녀석 주머니가 두둑한걸로 봐선 몇개의 수류탄이 더 들어있는지는 장담 못하겠습니다.
그나저나 북하니가 대체 정신이 있는 놈인지 없는 놈인지 모르겠습니다. 그걸 터트리면 자기 자신도 다칠텐데 완전 안하무인입니다. 제가 그렇게 위험하니깐 예전부터 말렸고... 또 같이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도 했었으면서...
지금 배신감이 물 밀듯 밀려오긴 하지만, 호랑이 굴에 끌려가더라도 정신만 차리면 살아난다고 냉정하게 생각해봐야겠습니다.
내가 기껏 가지고 있는건 예전에 구입해놓은 총... 수류탄이 훨씬 더 무섭죠. 그건 터뜨리면 바로 끝이니깐요.
그럼 그동안 나를 도와주었던 미구기는 지금?!
사실 저에게는 부인이 두명 있습니다. 진순이(진보)와 보순이(보수)죠.
제게 있어 깨물어서 안아픈 손가락 없다고 진순이도 중요하고 보순이도 중요합니다. 괜시리 어느 한쪽 부인 말 들어줬다간 다른 부인한테 바가지를 엄청 당할게 뻔해서 저는 나름대로 중간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참! 미구기하고 제가 가깝게 지내니깐 어느날부턴가는 진순이가 제게 막 뭐라 하더라구요.
저도 그 점에 대해선 참 많이 갈등하다가 보순이가 반대를 하더라도 이번엔 어느정도 진순이 말을 들어줘야겠다란 생각에서 미구기하고 조금 멀리 지내게 되었습니다.
저의 이런 마음을 미구기도 느낀걸까요? 미구기도 저에 대한 마음이 예전같지 않은 것 같더라구요.
제가 어려울때 도와주겠다고 말은 하지만 사실 의구심이 들기도 한답니다.
어쨌든~! 미구기는 저보다 형편이 좋아 총도 있고 수류탄도 여러개 가지고 있죠.
그런데 문제는 미구기가 저랑 항상 같이 붙어지내다가 지금은 한 100m쯤 떨어져 지내고 있다는거죠.
만약에 북하니가 정말로 수류탄 저에게 터뜨린다면 100m라는게 그리 먼거리는 아니니깐 미구기가 당장에 있는 힘껏 달려와선 결국엔 저를 도와주겠죠.
하지만, 그때가서 도와주면 뭐해요... 이미 수류탄은 터진 후고... 그렇게 되면 전 즉사하거나, 아니면 팔다리 어느 하나가 없어지거나해서 평생 장애인으로 살아야 하는데...
그리고 사실 미구기도 지금 자신이 벌여놓은 일들이 많아서 정말로 금방 달려올지 어떨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럼 전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건가요?
미구기 한테 몰래 일러바쳐선 북하니를 미리 손 좀 봐달라 할까요?
그런데 그건 제 자신도 썩 달갑지가 않거든요... 어쨌든 저쨌든 내 형제인데... 미구기가 북하니를 죽여버리기라도 한다면 북하니가 불쌍하잖아요.
게다가 미구기 역시도 북하니를 따끔하게 손봐주는 것에 대해 망설이는 것 같아요.
뭐 미구기가 힘도 세고 그렇다지만 북하니가 비록 보잘것 없는 동네 건달이긴해도 그 뒤를 든든하게 후원해주고 있는 조폭이 있거든요.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미구기가 괜시리 걱정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것 같아요. 동네 건달 하나쯤이야 손봐주는건 문제가 아닌데, 괜히 조폭까지 개입되어선 싸움이 커지게 될까봐...
북하니한테 제발 수류탄 그냥 없애달라고 말로 잘 설득해볼까요?
그러기엔 이미 북하니가 반쯤 미쳐 있는 상태라 말이 잘 통할지 모르겠습니다.
돈을 주면서 좀 꼬드겨 볼까요? 견물생심이라고 큰 돈을 주면 북하니도 조금 마음이 달라지지 않을까요?
그런데 그렇게 하자니 지금 저희집 가세도 많이 기울어져 있는 상태고... 설령 또 빚을 내서라도 돈을 준다하더라도 그 돈맛을 보게된 북하니는 더욱 더 기고만장이 되어선 더 큰 돈을 요구하게 될지도 모르죠..
그런데다가 진순이와 보순이의 바가지는 또 어떻고요? 이제는 서로 으르렁대며 못잡아먹어서 안달인데...
빚을 내서라도 북하니한테 돈을 주겠다하면 아마도 저희집은 진순이와 보순이의 싸움으로 인해 가정파탄에 이를것 같습니다.
아.. 미치겠습니다.. 돌아버리겠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안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