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의 불법 유턴 중
이명박의 출판기념회와 관련된 선관위의 조사에 대하여 ‘1원도 들이지 않은 기념회’라는 주장과 더불어 이명박과 캠프 인사들, 나경원 & 한나라당 떨거지들은 다음과 같은 표현을 쓰며 반박했다. ‘유력 대권후보 흠집 내기, 정치적 탄압, 강압에 무릎 꿇은 조사....’라 말하였고 조사 자체를 부정하며 길길이 뛰었다.
그러나 피식하고 웃어주고 싶다. 초반부터 위반 사실이 드러난 만큼, 그들의 발언들을 되새겨보니 내가 다 민망해져 웃음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미 선거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것이 확인되어 연루자 7명이 고발되었고 3명은 수사 의뢰, 나머지는 경고만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3명이 교통편을 제공한 혐의가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싶다.
이에 이명박 측은 예상했던 반응대로 자신들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구차한 변명조 발언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렇지만 믿어줄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는지 모르겠다. 이명박의 선거법 위반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니 말이다. 김유찬으로 인해 재점화된 15대 총선 당시의 선거법 위반 외에도 갖가지 구설수에 오른 일이 수차례이고, 이 분야에 대해선 그를 따라올 자가 없는 것으로 안다.
뇌구조가 어떻게 생겨먹은 인사인지 모르겠지만, 반칙을 하지 않고서는 이기지 못 한다는 사고를 지닌 듯하다. 특히 선거와 관련된 드라이브는 고약하다. 정상적인 방법보다는 불법 유턴만을 죽어라 하는 그에게 혀를 내두를 정도이니깐 말이다. 이왕 말이 나왔으니 몇 가지만 꼽아 그의 화려한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명박 관련 선거법 위반 혐의, 유형별 분석^^
『유형 1』 전화 홍보로 구걸하기 - 1~2만 원대의 의료보험료를 내 논란이 일었던 것을 기억하고 계실 것이다. 이에 선거를 앞두고 다급해진 한나라당은 ‘이명박 일병 구하기’에 나서게 된다. 즉 중앙당사 측에서 홍보요원 60명을 동원해 이명박의 납세, 재산 문제 등을 전화로 일일이 해명하기에 이른 것이다. 당시 경쟁자였던 서울시장 후보 김민석을 비방하는 내용까지 포함시키는 센스도 발휘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올해 2월, 이명박은 고려대 경영대 1차 합격생들에게 합격 축하 전화를 직접 걸게 된다. 선관위가 쪼매 애매모호한 해석을 내렸는데 “대상자가 많지 않고 자기를 지지해 달라고 한 게 아니라 단순히 합격축하만 하는 내용이어서 사전선거운동은 아니다.”라고 한 것이다. 이런 식의 해석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말이 어울릴 듯하다.
『유형 2』 궁물들의 만찬 & 계산은 누가? - 2007년 1월, 이명박은 지지단체인 “선진미래 충북포럼” 출범식에 참석하게 된다. 이 행사를 마친 후 그는 한나라당 소속 시장, 군수 및 당원 100여명과 식사를 했는데, 그 비용이 도당 회계책임자의 개인 신용카드로 계산되었던 것이다. 원래 각자가 부담해야 하는데도 한 사람의 카드로 계산되어 의문을 불러 일으켰다. 뭐, 도선관위는 조사 중이라지만 “현재 상황에서 선거법 위반여부는 물론 이 전 시장의 만찬 모임을 조사한다는 사실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선관위의 발언으로 보아 결과는 신통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 3월 제주도선관위는 이명박 홍보조직인 “파워코리아 클린 제주”란 모임을 폐쇄하게 된다. 자기네들은 아니라지만 이 단체는 선거운동을 위해 창설된 것이 분명했고, 창립대회 때는 이명박이 행차하시어 강연회까지 열었다. 게다가 이날 당직자 회의를 열어 일반 당직자 및 홍보요원에게까지 식사를 제공해 경고조치를 받은 사실이 있다. 이 장면에서도 ‘돈은 누가 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 마련이다.
만찬은 아니지만 얼마전 도선관위로부터 박근혜와 같이 경고를 받았다. 박근혜는 인원동원으로 이명박은 평창을 방문해 수재민들에게 쌀 30포대를 전달한 것이다. 그러나 대상이 수재민이란 명분에 밀려 그리고 쌀값을 도당이 지불했다는 이유로 경고조치만 받는다. 근데 인심은 이명박이 쓰고 도당이 계산? 희한한 계산법이다.
『유형 3』 한 표 찍어주세요 - 2002년 10월, 이명박은 한나라당 후원회금품모집행사에 참석해 이회창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게 된다. 그는 서울시장이란 본분을 망각하고 “이번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는) 저보다 2배 정도 압도적으로 이겨야 한다.”며 유세했던 것이다. 이것도 경고로 끝났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얼마 전, 대전을 방문해 또 한 번 물의를 일으켰다. 즉 쇼핑센터와 아파트촌을 돌며 이재선 후보를 찍어 달라 호소했던 것이다. 내용은 “정권교체를 바라시는 분들은 이재선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꼭 좀 도와 달라. 오늘은 이명박은 없고, 이재선만 있다, 이재선이 잘 돼야 나도 12월에 와서... 부탁한다.”였다. 분명히 선거법 위반인데도 불구하고 선관위는 여기에도 경고조치를 내렸다.
『유형 5』 수단 가리지 말고 업적(?)을 만방에 알리고 보자 - 2002년 이명박은 다시 법정에 서게 된다. 선거캠프 홍보책임자였던 신학수가 이명박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홍보유인물을 9만1천명에게 대량 배포한 것이다. 또한 총 5497만원 상당하는 이명박의 저서 7천 700권을 한나라당 중앙당과 지구당, 교회 교인들 등에게 대량으로 무상 배포한 혐의, 선거운동 대가로 신학수와 김희중 등에게 모두 2,361여만 원을 준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다. 이 과정에서 검찰이 6번이나 출석할 것을 통보했지만 ‘배 째라 수법’으로 불응하였다. 비록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이 판결에 검찰도 어리둥절했다고 한다.
2005년에는 자신의 이름으로 서울시 홈페이지에 가입한 6천여 명의 국민들에게 연하장이란 명목으로 메일을 보낸 것이 드러난다. 주 내용은 본인의 업적이었고 선관위가 주의를 주는 해프닝도 자아내기도 했다. 2006년에도 위반을 향한 질주는 계속된다. 경북중·고 총동창회 신년교례회장 입구에 이명박의 강연테이프와 <청계천은 미래로 흐른다>라는 저서가 널려있었던 것이다. 이는 무료 또는 추첨을 통해 경품 형식으로 배포되어 논란이 빚기도 했었다.
업적은 아니지만 홍보 효과를 노린 것으로 이 유형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6.3 동지회 서울시 지부 결성대회에서의 일도 선과위로부터 경고를 받았는데, 솔직히 애들은 이명박의 사조직이나 다름없다. 문제가 된 점은 참석자들에게 배포된 <6·3포럼>이라는 책자에 이명박의 사진이 부착되어 있었던 것. 저네는 억울하다고 하지만 이건 이명박 홍보용으로 선거법 위반 소지가 다분한 문제였다.
『유형 6』 짬뽕 - 아시다시피 이명박은 15대 총선 당시 선거 비용 초과 지출, 범인을 해외 도피시킨 점 등의 혐의로 법정에서 항소심까지 갔지만 결국 위반 사실이 인정되었다. 여기다 밝혀지지 않은 위증교사 등의 문제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상태다. 게다가 검찰에 고소된 그 유명한 킨텍스 출판기념식 사건 역시 아직 진행 중이니, 두 문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거다.
실력으로 승부할 수 없는 사람들이 꼭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발뺌을 하는 것을 왕왕 볼 수 있는데 이명박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항상 위반이 될 만하거나 위반 사실이 밝혀져도 100%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고만 하니 말이다. 만약 이번에 이명박과 캠프 측에서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 입증될 경우엔 이명박은 법정에 3번째로 서게 된다. 선거법 위반 신기록에 도전하는 것도 아니고, 딱하기 그지없다. 그것도 대통령 후보가 이러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 일이다.
선관위는 위반 사실을 밝혀냈지만 부족하다
요즘 선관위가 이명박의 선거법 위반 의혹과 관련하여 내놓는 해석을 보면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 위의 출판기념회 문제도 대충 꼬리만 자른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을 뿐 아니라 계속된 혐의에도 불구하고 ‘경고조치’만 일삼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말이다. 올해 들어 내가 아는 선에서도 경고조치 4건, 위반 적발·단체 폐쇄·미정이 각각 1건씩, 총 7건이다.
이명박은 15대 총선에서의 불법 선거운동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말하자면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했던 선수다. 물론 위반 경력이 있다고 해서 시시콜콜 따지자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위법성이 짙은 행위가 거듭되고 있는 것만 봐도 재범률이 하늘만큼 높디높을 뿐 아니라 수긍하기는커녕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 요상한 처세술로 일관하고 있지 않은가. 즉, 자신이 무얼 잘못했는지 알려고도 고치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레드카드는 아니더라도 클린 선거문화를 위해서 한번쯤은 적법한 조치를 취해야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옐로카드’만 남발한다면 오해를 살만한 행보 아닌가. 축구경기에서도 옐로카드 2번 받으면 퇴장인데 말이다.
선관위 입장에선 스코어 상 이명박이 우세라 대충 눈감아주며 줄서는 건지 몰라도 뜻대로 될는지 모르겠다. 왜 세간에 이명박 거품론과 한방론이 나오는지, 그 의미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답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암튼 이 정도로 정리하지만 괜스레 줄 잘못섰다가 망신당하지 말고 직분에 충실하길 바란다.
마무리하며
글이 길어져, 한 마디로 끝내련다. 만약 예수님이 부활한다면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싶다. 명박아, 명박아, 너의 초월적인 선거법 위반 능력을 인정하노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