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도 히로히또의 전범문제가 논의돼야한다
- 비온 다음이라 흙길이 몹시 미끄럽습니다. 승용차들이 공사장 진입로에서 버버거리네요. 하루를 쉰 다음이라 현장이 어수선 합니다. 바닥에 흥건한 물 때문에 '감전사고' 의 위험도 있고, 흙과 물기에 젖은 안전화 바닥 때문에 '추락사고' 의 위험도 있고 해서 작업을 하루 더 중단시키기로 했습니다. 일당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이라 하루라도 더 쉬는 것이 살림에 보탬이 안되는 줄은 알지만... 그런 마음자락들이 있다고 해도, 우선은 좋아하더군요. " 죽으면 썪어 문드러질 몸뚱이를 뭐하러 아껴? " 하고 쉬고싶은 동료의 말을 무찌르곤 하는 그들입니다. 그러나 그들도 사람이지요. 무거운 파이프,유로폼,각재,합판,시멘트,몰타르... 등을 떼메고 계단을 올라다니는 하루하루가 고단합니다. 그렇게 죽으라고 일을 해도 살림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미래가 별로 없지요. 자식들대에는 나아지겠지... 그러지도 못합니다. 그렇게 벌어서 아이들을 옳게 가르치기가 어렵죠. 그리고 아이들도 뒤숭숭한 살림살이에 휩쓸려서 '똑바로' 생각이 서지 않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뒤숭숭한 집구석-가난- 아버지의 술- 고단한 엄마의 일상- 짜증- 무거운 공기...... 속에서 아이들은 옆으로 대구 삐지더군요. 그래서 결국 사내아이들은 공장, 건설현장,조직.... 으로 여자아이들은 공장-다방-3차산업?.... 으로 가데요. 결국 이런 가장들이 다음세대의 '일꾼'들을 생산하는 것이더군요. 그것을 알면서도 어쩌지 못합니다. 내 아이만 유난스레 착하고,영리해서 이굴레를 탈출 할 수 있을거라는 기대를 접으면서 이곳 가장들(동료들)은 삶을 조금씩 내려놓습니다. 그리고 술을 마시고 빈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 저 좃같은 하늘좀 보소 " 하고 으르릉대던 '문병학의 詩 ' 한 구절이 거기에 안성맞춤입니다.
1.
뒤숭숭한 집구석은 '가계부' 를 거의 쓰지 않습니다. 쓰고 자시고 할게 없기도 하고,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차분하게 무엇을 계획하고 도모하지도 못하기 때문이지요. 살림도 대부분 무질서하고 지저분 합니다. 쓸고 닦고, 치워도 테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그 집 식구들은 생각합니다. 살림살이가 그렇게 어수선한것처럼 교육도 미래도 어수선 하지요. 부자들... 뼈대가 있는 집구석들하고는 그것이 사믓 다릅니다.
그렇게 못사는 집구석의 꼬라지가 심난한 것처럼 나라도 그렇습니다. 우간다, 소말리아,짐바브웨,미얀마,네팔.... 이라크, 아프카니스탄.....등 과거 제국주의국가들이 먹고 버린 쭉정이 나라들이 그 예죠. 가계부를 작성하고, 세금을 꼬박꼬박 내고, 교육,보건.의료, 문화,정기적금,보험.... 등을 챙기면서 한걸음씩 차분하게 내딛는 부자나라(선진국)들하고, 이들 '가난한 나라'들의 형편은 아주 딴판입니다.
2.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말이, 그리고 '유전무죄 무전유죄' 라는 말이 個人史에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죠. 나라들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5,000명의 미국시민과 93만여명의 아프카니스탄,이라크 민간인의 목숨이 비슷한 중량이죠. 1등국가의 국민과 꼬바리 등수 국가의 국민의 차이가 그만큼 납니다. 없는 집 초등생이 성추행을 당한뒤 살해당한 것과 김승연의 둘째아들이 술집에서 귀싸대기를 얻어맞은 것이 비교되지 않습니다. 초등생 1천명이 그렇게 죽어야 부잣집 둘째 도련님 귀싸대기 맞은거하고 엇비슷하겠지요. 사람의 가치가 정확하게 어떻게 산출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가치가 동일하다는 말은 '망상'이죠. 건설현장의 잡부와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맞장을 떠서 건설잡부가 죽으면, " 술먹고 함부로 까불다가 넘어져서 그냥 죽은것 " 이 되죠. 그러나 국회의원의 이빨이 서너개 부러지면 나라가 시끄럽죠. "정치적인 테러다~" 는 소리도 금방 만들어집니다. 석궁판사 사건이 그 예죠. 호떡집에 불이라도 난것처럼 시끄럽더군요.
3.
그렇게 사람의 가치는 소속돼 있는 사회안에서의 여러가지 '것(조건)'으로 결정됩니다. 나라와 나라도 그렇지요. 소말리아가 망하는 것하고, 미국이 망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소말리아에서 500만명이 굶어 죽는다고 해서 콧방귀도 안뀌죠. 그러나 '허리케인'으로 1만명의 미국인이 뒈지면... 온동네가 시끄럽죠. 촛불을 들고 심야에 기도하는 한국인들도 부지기수 일겁니다. 미국인과 소말리아인의 목숨은 그만큼한 가치차이가 납니다.
60여만명의 농민군과 2,000여명의 일본군이 맞붙어서 싸운것이 '동학혁명' 입니다. 동학농민군이 숫적인 우세에도 불구하고 전멸했죠. 화력의 차이라고 말합니다. 쇠스랑,곡괭이,죽창,그리고 소량의 총기,대검으로 무장한 농민군과 최신식 화기로 무장한 일본군과의 화력 차이가 그런 비극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이때 60여만명의 농민군이 2,000여명의 일본군을 전멸시켰다면,,,, 일본은 조선에 선전포고를 했을겁니다.
4.
조선은 2,800여명의 관군으로 일본군을 지원했죠. 조선왕조가 자국민 60여만명을 '도살' 하는 작전에 관군과 일본군을 동원했다는 사실이 섬뜩합니다. 조선왕조의 생각은 무엇이었을까요. 동학농민군으로부터 무엇을 지키기 위해 일본군을 조선에 끌어들이고, 그들을 일본군이 '살륙' 하도록 도왔을까요? 조선의 왕조는 조선인들보다 더 중요한 무엇을 지키려고 한것일 텐네.... 자국의 백성보다 더 중요한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없습니다.
일본은 그렇게 조선을 붕괴 시켰습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동학농민 혁명'은 금지된 歷史가 되었습니다. 그것이 한국정부의 순수의지인지, 아니면 일본의 의지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관동대지진과 관동대학살에 대한 자료도 택없이 부족하죠. 종군 위안부,강제징집, 강제부역,민족주의자 학살에 대한 기록들도 대부분 유실되고 없습니다. 못사는 집구석이 대책없이 하루하루를 살듯이 대한민국의 사는 꼬라지도 그랬던 거죠. 뒤숭숭하고... 지저분하게 나라살림이 나뒹굴죠.
5.
그리고 이해가 안되는 것은 '전범자 처리' 에 대한 태도입니다. 유럽국가들이 히틀러와 나찌당의 전쟁범죄를 혹독하게 물은 것과, 아시아가 히로히또와 일본막부의 전쟁범죄를 묻는것이 너무 차이가 납니다. 히로히또와 일본막부의 '죄' 가 히틀러와 나찌당의 죄보다 가벼울까요? 전혀 그렇지가 않죠. 다만 히틀러는 백인들을 죽였고, 히로히또는 유색인들을 학살한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여기서 양측 희생자들의 '값어치' 가 또 차이가 납니다. 유색인을 대량으로 학살한 것은 '죄' 를 묻지 않아도 되지만, 백인을 학살한 '죄' 는 죽음으로도 씻을 수 없다는 결론이 거기서 나오는 군요. 단순히 그런 차이때문일까요.
6.
한반도가 통일로 가기전에 먼저 근대사를 정리할 필요가 분명하게 있습니다. 종군위안부문제를 정리하면서 '히로히또'의 전쟁범죄 개입사실과, 그가 저지른 '범죄'를 묻는 일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죠. 그렇게 우리 근대사를 마무리짓지 못하면... 현대사는 근거 없는 '의붓자식' 이 됩니다. 현대사를 캐기 전에 근대사가 먼저 탁자위에 올라와야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논리입니다. 우리현대사가 근대사를 디디고 서있기 때문이지요. 현대사가 디디고 있는 땅이 어떤 땅인지를 먼저 알아야... 현대사의 꼬라지도 비로소 옳게 알게 됩니다.
그것이 진실로 접근해가는 단 하나뿐인 지름길이지요. 그 길목에 아무도 언급하려하지 않는 '히로히또'의 전쟁범죄 사실이 놓여 있습니다. 히로히또가 유색인이 아닌 백인을 그만큼 학살했다면... 이미 그 작업은 그가 살아있을때 감행됐을 겁니다. 그랬더라면... 히로히또는 참형을 당했겠지요. 그러나 그는 제 명대로 다 살고 뒈졌습니다. 그리고 그의 새끼가 다시 일본의 왕좌에 올랐죠.
7.
강단사학이 이문제를 풀려고 시도 하지는 않습니다. 서울대 이병도'학맥'이 강단사학을 점령하고있기 때문이지요. 이병도의 '학맥'은 철저하게 '친일사관' 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나라 꼬라지가 제대로 될려면, 이병도 '학맥' 과 강단사학(깽단사학?)을 '삭제'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들에 의해서 한국근대사와 현대사가 은폐되고, 왜곡되고 있지만... 정부도 언론도 거기에 범접을 못하는 군요. 없는 집구석의 엄마가 밤에는 '노래방' 에 도우미로 나가는 경우가 있더만요, 그리고 낮에도 060전화발이를 뛰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그의 신랑이 그것을 알지만, 참견하지 못하고, 아이들은 그게 쪽팔리는 일이라 쉬쉬하고 말더군요. 그래서 그 집구석은 늘 엉성한 공기가 감돕니다.불안불안 하지요. 그런 집구석을 콩가루집구석이라고도 합니다. 아무튼 그 집구석은 같이 살고 있어서 외형적으로 식구들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이미 날이 샜죠. 그것을 정리하지 않고 그냥 내비두면... 그 집구석은 결국 어느날 쫑 납니다. 그것을 '내파' 라고도 하더군요.
나라의 경우에도 다르지 않습니다. 아버지의 노름, 깡패짓, 술주정,폭행,절도,살인.... 엄마의 매춘,간통,절도,사기...등이 자행됐다면... 또 되고 있다면, 그 진상을 우선 모두가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갚아야할 것은 갚고, 치뤄야할 것은 치루고 난뒤에 다시 시작해야 집구석도 나라도 비로소 무언가가 구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고름은 살이 안되기 때문이죠. 고름은 여하간 짜내야지요. 우리게 근대사는 너무큰 고름입니다. 그 고름속에는 '히로히또' 라는 왕건이(큰 건더기)가 있습니다.
8.
히로히또의 전쟁범죄에 대한 사실확인과, 처리에 관한 논의들이 그래서 필요합니다. 그 문제를 풀어야 우리 내부에 가득 고여 있는 고름을 짜낼 수가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런 연후라야 '민족의 정통성' 을 차분하게 더툴 수가 있지요. 지금처럼 근대사를 그냥 묻어놓고, 현대사의 주변부를 건드는 것으로 ....역사에 대한 소임을 다하고 있다고 생색을 내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그렇게 깐족거려보아야 나올게 없습니다.
우리의 고름은 근대사안에 있고, 그 근대를 욕보인 범죄자가 '히로히또'입니다.그러므로 히로히또를 역사의 심판대에 올려놓고, 그의 전쟁범죄를 낱낱이 파헤치는 일이 결국 우리민족의 정통성을 회복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남과 북이 이 문제에서 만큼은 이견이 있을 수도 없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것이 남과북이 같은 마음으로... 민족을 향해서 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절묘한 '묘안' 이 아닐까요? '히로히또' 는 반드시 '죄값'을 치루어야 하는 '악질적인 전쟁범좌자'고, 그의 범죄에 대한 우리의 피해가 너무 깊고 큰 까닭입니다. 히로히또의 전쟁범죄를 묻는 일이 한반도의 21세기를 위한 필수적인 준비가 아닐까?..... 하면서.... 지루한 글씨를 그만 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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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굴님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