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전두환 정권을 그리워하는 한 가지 이유
권복기 기자
1980년 고등학교에 진학했을 때 대학입시제도는 본고사였습니다. 첫 월례고사를 치고 나니 전교 1등부터 50등까지의 이름이 학교 게시판에 나붙더군요. 나중에 안 일이지만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친구들 가운데 이른바 대구의 강남 지역 출신이 많았습니다.
‘빨간’ 〈기본영어〉가 영어 교재의 전부인 줄 알았던 저와 달리 어떤 친구는 〈성문 기본영어〉를 다 떼고 〈성문 종합영어〉를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수학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정석’이나 ‘해법’ 같은 책을 중학교 때 미리 공부한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그해 광주 항쟁이 있었고, 2학기부터 과외가 금지되고 본고사가 폐지됐습니다. 전두환 정권의 그 조처에 담긴 ‘마법’은 놀라웠습니다. 2년이 지난 뒤 3학년이 되자 ‘성적 게시판’에는 새로운 이름들이 등장했습니다. 부자에 사는 동네 친구들보다 가난한 동네에 사는 친구들 이름이 부쩍 늘었습니다.
제 동기생들의 입시 성적표는 더욱 놀라웠습니다. 고교평준화 전에는 ‘깡패 학교’로 이름난 학교에서 재수생까지 합해 30명 가까이 서울대에 진학했습니다. 한 해에 한두 명 가량을 서울대에 보낼까 말까 하던 학생수 600여 명의 지방 고등학교는 단숨에 입시 명문고가 됐습니다.
그런 탓에 저와 고교 동기생들은 대학생 때 모이기만 하면 전두환 정권에 대해 온갖 욕을 해댔지만, “그래도 전두환이 아니었으면 우리는 서울은 고사하고 대학도 가기 힘들었을 것이다”는 말에는 서로 고개를 끄덕이곤 했습니다.
그게 사실이었으니까요.
그로부터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습니다. 제가 졸업한 학교는 전두환 정권의 ‘마법’ 이전의 상태로 돌아갔습니다. 고향에서 서울의 대학에 진학하는 후배들은 찾아보기 힘들게 됐습니다.
당시 전두환 정권은 돈없고 힘없는 대다수 서민 가정이 고민하는 교육 문제를 진정으로 함께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평등한 기회를 주는 방법을 실제로 찾아냈습니다. 과외 금지와 내신과 학력고사를 통한 대입선발제도는 박정희 정권의 고교평준화에 이은 교육 정책의 또 다른 ‘위대한 진보’였습니다.
그 결과 제가 대학에 다닐 때 서울 지역의 이른바 명문 대학의 캠퍼스 안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개천의 용’들이 바글바글했습니다. 이것은 분명 전두환 정권의 커다란 업적입니다.
전두환 정권 때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학생이라도 꾸준히 공부만 하면 누구나 명문 대학에 진학하여 신분상승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마련되었습니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이 지금은 사실상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지만, 그 당시에는 그게 정말로 가능했고, 또 수많은 가난한 수험생들이 열심히 공부하여 실제로 꿈을 이뤘던 시대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국민의 정부, 참여 정부를 거치면서 입시제도는 돈있고 잘사는 집 아이들이 좋은 대학에 가기 쉽도록 바뀌었습니다. 잘사는 집 아이들의 학력 수준이 높아졌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도 탓이라고 믿습니다. 제 경험이 그 증거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위헌이 된 과외금지 조처를 다시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 현실에서 학생들은 부모의 재력에 따라 불공정 경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저 같은 서민들의 인생에 가장 크게 도움이 된 것을 꼽으라면 80년대의 입시제도를 들겠습니다. 그것은 제가 그렇게도 미워했던 전두환 정권이 만든 제도입니다. 하지만 지금 시골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아이는 저 같은 ‘행운’을 만날 것 같지 않습니다. 이제 와서 제가 전두환 정권이 정말로 그리워지는 이유입니다.
권복기 공동체팀장
선지원 후시험? 시발꺼 그런게 어딧노 시험을 봐야 지 실력을 알지 되도 안하게
내 점수가 대충 어떤건지 감안해가지고 도박을 한다. 시험도 치기 전에...
경쟁률? ㅋㅋ 말해서 머하리
덜덜 떨믄서 12월달에 시험 중간에 언 도시락 까묵는다 젠장. 지금에 비해서 그때가
좋았다는거 절대 아니다. 그냥 그 시절엔 나름대로의 고통이 있었다는거다.
그 당시에 서울대라도 농대 철학 수학과 이런데는 줄서면 들어간다 미달이라서..
농띠를 지기서 그렇치 서울대는 오히려 다른대학보다 출석과 리포트를 더 마이 따짐니다
출석 꼬박꼬박하고 리포트내고 교수님께 인사 잘하고 맨날 족구하고 축구하고 이렇게만 하면 B뿌라스 입니다 3.0으로 졸업합니다
걍 애들 교과서만 열심히 공부하게 놔누고 나머지 시간에 좀 놀게 해주면 안되나?
놀아야지 창의력도 생길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