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품질 문제와 감원, 경영진 물갈이 등으로 고생해 온 다임러 크라이슬러의 메르세데스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명품 차`로서의 명성마저 잃게될 위기에 처했다. 올 11개월간 전세계 판매량에서 BMW가 메르세데스를 앞섰기 때문.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BMW가 지난 1993년 이후 12년만에 처음으로 메르세데스 벤츠의 판매 기록을 뛰어넘을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양사의 판매 보고서에 따르면, 메르세데스 벤츠가 올해 11개월간 96만1600대를 판매한 반면, BMW는 102만156대를 팔았다.
WSJ는 올해가 끝나기까지 3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양사의 매출 순위가 다시 뒤바뀌기는 무리일 것으로 보고 BMW의 `1위 탈환`을 점쳤다. 이어 양사의 순위 변화는 다임러가 처한 난국과 명품차 시장의 경쟁 격화를 예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다임러 크라이슬러의 대변인은 "올해 초반 다소 부진한 매출 실적을 보인 뒤 회복되는 추세"라며 "올해 4개 신모델을 출시했고 조만간 미국 시장에 S-클래스 세단 신형을 선보이길 예정이기 때문에 다시 모멘텀을 얻게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BMW의 강세는 유럽 시장에서 비롯됐다(아래 서유럽 판매현황 표 참조). 올해 BMW의 유럽 시장 판매량은 전년 대비 9.6% 많았다. 인기모델인 재 디자인한 3시리즈 모델 판매가 개시되면서 매출이 탄력을 받았다. 반면 메르세데스의 유럽 판매량은 3.1%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에따라 BMW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전년 3.7%에서 4.2%로 상승했으며, 메르세데스 점유율은 지난해와 같은 4.6%에서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