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래 “친구랑 끊었는데 ....”란 글을 읽고 생각나 적어 봅니다.
지금은 한참지난 20대 후반때의 일들입니다.
친구들이 13명 있었습니다(후배 2명 포함)
모임도 만들고 해서 꼬박꼬박 한달에 한번씩 만나 회비도 걷고, 친목도 다지고..또
한참 결혼할때라 회비 걷은걸로 축의금도 내고 선물도 사주고... 보기 좋았었죠!
근데 친구놈들 중에 한놈이 귀한 외아들로 태어나 귀염을 독차지 하며 자란 친구가 있었는데
그친구 집에 놀러가면 정말 부모님께서 그친구 아껴 주시는것 보면 저희는 늘 부러워 하곤 했었죠.
여기서 이친구를 Q라고 지칭 하겠습니다.
근데 이Q는 주로 친구들을 배려하기 보다는 본인 위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게 친구들에게는 조금 밉상으로 보였었습니다.
모임을 예로 들면
모임하는 장소를 정함에 있어서 유독 혼자 반대를 합니다.
해물집은? 본인이 어제 사무실 회식때 먹어서 싫다.
갈비집은? 지겹지도 않냐?
사철탕집은? 못먹어!
횟집은? 시끄러운델 왜가냐!
그래서 할수 없이 본인의 입맛에 맞추어 그래도 맛집이라고 정하면
거긴 멀어서 싫다 등등.....
모임시간 같은 경우도 저녁도 먹고 할겸 주로 토요일 오후6시나 7시에 정하는데(토요휴무 없던시절) 그때도 한결같이
토요일은 이래서 안되고 7시에는 저래서 안되고
차라리 술은 어제 내가 한잔 걸쳐서 그러니 차라리 오후 2시에 하는게 어떠냐고..
..
그래서 모임한번 할라치면 이놈 때문에 애로 사항이 적지 않았었습니다.
친목을 위한 모임이기에 그냥저냥 지나가곤 했습니다.
또다른 예로
모임은 아니지만 한동네 살다보니 친구가 한명 퇴근길에 호프집이나 포장마차에 들르면
다른 친구들이 또 퇴근하다 전화해서 만나고 만나고 하는식으로 모이다 보면 계획된 만남이 아닌데도 불구 여럿이서 자연스레 모여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때도 Q란 녀석은 “소주먹자” 그러면
어제 한잔 해서 속이 안좋대나 어쨌대나 하면서 병먹주만를 시켜 혼자 먹습니다.
사실 다른 친구들도 맥주 좋아 하시만 친구들 주머니 사정 고려해서(더치페이 하던 시절이 아니므로)
소주를 먹는 것이었죠...맥주를 먹어야 하는 사정이 있으니 여기까진 이해 합니다.
그러다가 여자동창 이야기 나오고 우연찮게 연락이 되어 여자동창이라도 나타나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여기요! 소주잔 2개 더주세요! 술은 역시 소주가 최고지!” 하면서
여자한테 권하고 친한척하고 남자다운척하고...
근데 계산하고 나갈때는 친구들은 카운터로 몰려가서 십시일반 조금이라도 내려고 하는데
Q는 언제 나갔는지 모르게 나가서 담배만 뿜어대면서 여자동창 옆에서 아양을 떱니다.
마지막으로
다른 친구의 첫돌잔치가 있었는데 거리가 멀어 대중교통은 그렇고 멀리 가야하는 상황에서
제차로 친한놈 3명포함 저 이렇게 4명이서
모여서 가기로 약속했는데
생각도 안한 Q가 전화를 하더니 자기도 좀 얹혀서 가자고 합니다.
그래서 뭐 어디로 오라고 해서 만나서 5명이 되었는데요
차량으로 이동중에 조수석에 있던 부랄친구가
금반지는 모임에서 5돈 해주니까 금반지 대신(그때당시 대략 금반지 한돈에 6만원? 7만원? 정도 했던걸로 기억)
각자 현금으로 한 10만원 주는건 어떠냐? 너희들은 어느정도 생각하냐?란 질문을 했는데
이때 Q가 대답하기를
그래 그거 좋네! 근데 각자 내는것 보다는 다 걷어서 큰돈으로 주는게 받는 사람도 기분 좋지 않을까? 라고 한뒤 자기가 걷을테니 10만원씩 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거도 나쁘지 않을것 같아 각자 10만원씩을 모아서
Q에게 건넸습니다.
그렇게 돌찬치는 무사히 끝나고 2차로 집에 쳐들어가 고스톱도 치고 즐거운시간을 보냈습니다.
돌잔치 끝나고 약 일주일이 흐른뒤......
개인적으로 돌잔치 치른 친구를 만날일이 있어 만나서 늦게까지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돌잔치에 친구들이 찾아와 빛이 난 자리였다”
“정만 모두에게 감사하다. 내 친구들!”
자 건배~~~
분위기가 익어가고 할쯤
나도 돌잔치를 해야 할 것에 대비해 뷔페비용을 물어보고 이것저것
경비에 대해 이야기 하던 중 정말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뭔가 하면
Q가 10만원씩 걷어서 내기로 해놓고
봉투에는 5명 이름 적어놓고
안에는 40만원이 들어 있더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더 짜증나는 일들이 두어 번 있었는데
세살적 버듯은 안 고쳐 지는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Q는 저의 머릿속에서 전번과 함께 지워버렸습니다.
따로 만나거나 연락은 안해도 장례식장이나 결혼식장 같은데서는 만나게 돼서 악수는 하지만 인사말 외에 별다른 긴말은 않게 됩니다.
이후로 모임도 Q를 포함 2~3명의 잦은 회비 미납등 회원간 여러 마찰로 해체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제차에 탓던 4명과 돌잔치했던 친구포함 5가족이서(가족포함하니 엄청나네요 ㅋㅋ)
모임 새로이 만들어 알콩달콩 재미있고 행복하게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친구는 그냥 어울리고 몰려다닌다고 친구가 아니란걸 그때 새삼 깨달았었습니다.
재미도 없는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고...죄송 합니다^^
저도 그 개XX와 인연을 끊는 결정적인 사건이 돈 때문이었습니다. 선배 결혼식때 도와드리고 선배 부모님들께서 고맙다고 하시며 피로연은 못해서 미안하다고, 저희들 끼리 뒷풀이라도 하라며 돈을 주셨는데 그 돈을 개XX가 아무에게 말도 안하고 자기가 받아먹었더군요. 나중에 결혼한 선배가 신혼여행 다녀와서 우리한테 뒷풀이는 잘했냐고 연락이 와서 알았습니다. 왜 그랬냐고 개XX한테 따지니깐 자기만 다른 지방에 사는데 그 돈으로 차비했다더군요;;(전 아직도 그때 차비했다면서 말하던 당당한 얼굴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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