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하노?
부곡하와이 다닙니다.
그래 재미있나?
예 재미있습니다.
재미있으면 됐다. 결혼해서 잘살아라.
8월 중순 겨울양복을 입고 땀을 뻘뻘 흘리며 처가댁에 결혼 허락 받으러 갔을 때 장인어른께서 제게 하신 말씀입니다.
그때 드린 말씀처럼 항상 재미있게 일하려고 노력했고 또 재미있게 일했습니다.
그런데 부곡하와이는 오늘 마지막으로 영업합니다.
왜 하필 부곡“하와이”냐? 부곡하와이 상호명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이 많으신데 여기 다니는 직원들도 정확한 이유는 모릅니다. 다만 두가지 설이 존재합니다. 부곡에 하와이 같은 이국적인 종합위락 시설을 만들자는 뜻에서 부곡하와이로 했다는 보편적이고 설득력 있는 설과 창업주 분께서 하와이에 땅이 많아서 부곡하와이라고 했다라는 재력에 기반한 현실적인 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창업주분 이야기가 나와서 드리는 말씀인데 여기 부곡하와이 창업주분은 지금은 작고하신 배종성 회장님이십니다.
당시 일본 재계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영향력이 많으셨습니다. 현재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님과도 막역한 사이셨다고 하셨죠.
제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창업주분은 부곡하와이 설립당시 투자의 개념보다는 기부 혹은 사회환원 개념으로 부곡하와이를 설립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 아이들에게 다른나라 문물을 직접보고 관찰하게 하기 위해 세계각국에서 화폐, 박제, 골동품 등 을 직접 수집하셔서 백농관이라는 박물관을 만드시기도 했고 돌아가실 때 유언으로 입장요금 올리지 마라 극장요금보다 비싸게 받지 마라고 하셨습니다.
그런 부곡하와이가 종합위락시설이 전무하던 한국에서 기대이상의 초대박을 터트리고 부곡하와이 전성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조용필, 남진, 주현미 등 내노라하는 가수들이 부곡하와이 무대에섰고 부곡하와이는 연예인들의 등용문기도 했습니다.
이때 부곡하와이는 말그대로 핫플레이스였죠.
그런데 회장님께서는 일본에 주로 계셨고 경영진의 루트로만 부곡하와이 소식을 들으셨습니다. 오너의 직접적인 경영참여가 없는것이 적폐의 발단이라 생각합니다. 회장님은 한국에 오실때마다 그래도 직원들 수고한다고 금전적 지원과 보상을 아끼지 않으셨는데 경영진들의 방만함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몇 번의 경영진 교체가 이루어져도 그 폐단은 근절되지 않아서 최근에야 일본에서 전문경영인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몇십년의 누적은 폐단을 근절하기는 힘들었습니다.
그로 인하여 부곡하와이는 근본적인 시설재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하였고 결국 도태되고 말았습니다.
시설은 쌍팔년도인데 가격은 21세기다. 이 표현이 딱 맞습니다.
그리고 어제 실시간 검색어에 부곡하와이가 떠서 기사들을 보다가 댓글에 "문재인이 대통령되어서 홍준표 고향 대표기업 부도낸거다." 라는 피카츄 전기세 내는 소리 하시는분들도 계신던데
부곡하와이가 폐업하게 된 결정적 원인은 세월호참사와 메르스사태입니다.
세월호 참사로 단체행사가 줄줄이 취소되었고 그때 눈덩이처럼 누적적자가 발생했습니다. 이때 폐업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래도 다시 해보자라는 판단으로 부지를 담보로 대출을 했고 겨울영업이 그나마 선방해서 살짝 다시 일어설려는 찰나 이듬해 봄 메르스사태가 터져서 속절없이 무너져갔습니다.
지금의 누적적자가 그때 대부분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담보대출도 불가능해졌습니다.
저는 여기 단체행사 담당업무를 봤고 올해 7년차입니다.
기억에 남는 손님들이 많습니다.
어느날 만취한 손님이 자기 가족들을 대동하여 숙박하러 왔다면서 호텔프론트 여직원에게 욕설과 같은 추태를 부렸습니다. 그거 제지하다가 제얼굴에 그 손님? 손놈? 께서 침을 뱉어서 순간 욱하는 감정을 참지 못해 멱살잡이 하다가 같이 경찰서 끌려간적도 있고
오전9시에 입장했는데 저녁5시쯤 미끄럼틀 타다가 다쳤다고 동반가족 10명 환불해간 손님(상처는 마데카솔 좀 바르면 될 정도였습니다만...) 한전 잘못으로 정전돼서 비상발전기 구동하기 전까지 10분정도 블랙아웃 상황이 된 적이 있어 죄송하다고 사죄드리고 환불을 원하시는 분들은 입장권 환불 다해드렸는데 추가로 저희에게 정신적 피해 보상비 요구하신 쌔보이시던 자매님...
적다보니 부정적인 부분만 적었는데 그래도 좋은분 들이 훨씬 많습니다. 시골에서 할머니들께서 단체로 오셔서 짐이많아 제가 짐을 방까지 다 옮겨드렸는데 너무 고맙다고 5천원을 주셔서 안받을려고 했는데 집어 던지셔서 그거 받아서 간식거리 사서 방에 집어 던져(?) 드리고 온 기억.
유치원꼬마들이 단체로 와서 집에갈 때 좀 더 놀다 갈거라고 떼쓰면 항상 저보고 이놈아저씨 해달라 하신 선생님들.
직원들 고생한다고 먹거리 주고 가시는 분들.
이제 뭐 이런것들 다 추억거리죠.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동안 부곡하와이와 함께했습니다.
여기 다니면서 와이프를 만났고 세아이를 낳았습니다.
그리고 여기 다닐 때 갑자기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는데 주위 동료분들의 힘으로 극복했습니다.
마침 오늘이 딱 어머니께서 돌아가신지 3년째 되는 날입니다.
2014년 05월28일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2017년 05월28일 부곡하와이 영업을 종료합니다.
제게는 단순히 돈벌어간다는 직장이상의 감정이었고 저의 희노애락이 다 집약된 곳입니다.
폐업으로 많은분들이 안타까워 하십니다.
여러분들의 추억을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38년 제나이보다 많은 이곳 부곡하와이.
지금은 아쉽게 문을 닫습니다. 저를 비롯한 80여명의 직원들도 이제 부곡하와이를 떠나지만 언젠가는 부곡하와이가 좋은 투자자분을 만나 새단장후에 꼭 재개장해서 많은분들에게 또 다른 추억거리를 만들었줬으면 합니다.
그때는 저도 손님으로 오겠죠?
마지막으로 인사드립니다.
그동안 부곡하와이를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실 전관심은 없는데 제 생각으론 그런거 같애서요 저두 어릴땐많이 갔었거든요
근처에 살았습니다 여름에는 개콘 웃찾사 멤버들의 공연도 했었고 여름밤에는 가수들도 초청해오고 그랬습니다
소녀시대 에프터스쿨 제국의아이돌 등 많이 왔던걸루 기억합니다 그때는 여름에 주차 차량이
부곡 안동네까지도 차가 주차되어있을정도로 잘되었죠 그때 평균 입장수가 일일2만명이라고 그러더군요
여튼 그정도로 장사가 되는 편이었고 겨울에는 겨울나라 축제등을 해서 눈썰매장을 개장하여
어느정도 유지가 된걸루 압니다 봄과 가을에는 유치원단체도 꽤나 오더라고요 태권도장이나 학원도 마찬가지고 근데 그때이후로 시설에 투자해서 나아진게 워터파크 말고는 거의 없다고 보면되여 워터파크도 그렇게 돈투자하지않았음 게다가 주변 식당들이 맛이 있는 편도 아니고 바가지가 좀 있는 편이고 (입구쪽이 좀 심했음, 부곡동네사람들은 입구쪽은 절대 안갔음 안쪽이나 영산을 이용함) 숙박시설들도 노후화에 방값은 비싸고
거기 상가분들이 눈앞에 이익만 쫓다가 사람들이 점점 안오는게 된다는걸 모르더 라고요
꼭 다른 좋은 분이 나타나셔서 다시 새로운 모습이로 태어나길 바랍니다..^^/
18년전쯤ㅋㅋㅋㅋㅋㅋㅋㅋ 발 안닿는 곳에서 혼자 놀다가 튜브에 바람이 빠져서.... 빠져서 아 죽는구나 했을때
안전요원분이 건져주셨었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추억이네요...
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그게 벌서 21년전이네요....ㅠㅠ 몇년전 어머니 돌아가시고 사진정리하다가 부곡하와이에서 아버지,어머니,저 세식구 사진찍은거 보는데 눈물이 왈칵...어제 뉴스보고 앨범 찾아서 사진보고 있으니 더 울컥하네요... 누군가의 추억이 깃든 장소가 없어진다는게 가장 슬프네요
박제곰과 함께 찍은 사진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데 폐업이라는 뉴스를 봤네요...
모쪼록 힘내시고 뉴스에서처럼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래 봅니다.
아직 못가본 1인 ㅜㅜ
부곡하와이 간다고 하면 어른 아이 할것없이 들떠있었던 시절이 있었으니까요
저도 2주에 한번씩 부곡에 목욕하러 갑니다
물이 좋아 가는것이죠 근처 목욕탕들은 새로 리모델링된 두어곳 빼곤 시설이 부곡하와이와 역사를 비슷하게 하니깐요
지나다니면서 항상 느꼈던것인데 부곡하와이는 변해야한다고 계속 지인들과 얘기했습니다.
주된내용이 비싼만큼 갈만한 메리트가 없다는것이죠
개인적으로는 매각후 분리 운영해야합니다.
호텔은 전부 가족탕으로 리모델링후 차별화된 시설로 가족탕을 운영한다면 주말에 예약잡기가 별따기 일겁니다.
목욕탕과 수영장은 시설보수후 목욕탕 손님과 수영장 같이 이용하는 손님 이렇게 구분해서 요금을 받아야합니다
예를들어 목욕탕은 5천원 실내 수영장과 같이는 만원 이런식으로 운영해야 경쟁력이 있죠
다음 야외 놀이 시설과 워터파크는 몇개만 남겨 두고 캠핑장으로 바껴야 합니다.
경남 최고의 캠핑장이 되는거죠
애들도 안전하게 놀수 있는 시설이 있고 어른들도 뭔가 놀수 있는 거리가 있는 그런 시설과 캠장이 들어 선다면
목욕탕과 시너지 효과가 발생됩니다
제가 돈이 있다면 한번 해볼건데 아님 운영만이라도 해보고 싶네요
안타까워라
저의 첫 수영장이 부곡하와이였는데 우리 아들 첫 수영장도 부곡하와이 ㅋㅋㅋㅋㅋ
어렸을적에 부모님하고 갔던 추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신기하고 좋았던 ㅠㅠ
여러 추억이 많은 곳인데
집이 부곡바로 옆(영산)이라 대학 방학때 마다 알바를 부곡하와이에서 한 기억이 나는 군요
하와이 대장글탕, 수영장 안전요원, 놀이공원 운전 등 등 많은 추억이 깃들여 있는 곳인데...
아쉽네요...
저의 모친도 부곡하와이 창립때부터 다녀셔서 정말 많이 안타까워 하시더라고요......
부곡하와이는 이제 추억으로 간직해야되겠네요.
지금으로부터 20년이 더되었을 그시절에 멀미하면서 가서 멀미하도록 놀았던 추억이 생각나네요....
30년전에는 경상도쪽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위락시설이었는데
그걸 잘 키웠으면 좋았을텐데 안타깝네요.
온천도 할 수 있고 놀이기구도 탈 수 있고 쇼도 볼 수 있는 가족 단위를 위한 공간이었는데
결국은 시대의 흐름을 놓쳐서 폐업을 하는것을 보니 안타깝습니다.
물론 지방인 이유도 한몫 한다고 봅니다만..
잘 처리되어 새단장한 모습으로 다시 등장하길..
까이꺼 아이들이 타고 노는거니 뭐...ㅎㅎ;
고생 하셨습니다. 앞날에 축복이 있기를 ^^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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