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사업권을 둘러싸고 인천공항공사와 롯데면세점의 갈등이 상대방을 향한 비방전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구역 입찰전(戰)에서 탈락한 롯데가 "최고가 입찰을 했는데… 우린 들러리였느냐"고 불만을 드러내자 4일엔 인천공항공사가 "(롯데가 낸) 사업제안서 대부분에 별다른 내용이 없었다"며 반박하고 나선 겁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양쪽 모두에 냉소적인 분위기입니다. 나라의 관문인 인천공항 면세점에 임대료 때문에 들락날락하려는 업계 1위 롯데나, 어차피 임대료를 깎아 줄 거면서 머뭇거리다가 갈등만 키운 인천공항공사 모두 책임이 있다는 겁니다.
롯데와 인천공항공사의 '임대료 갈등'은 작년 여름 시작됐습니다. 작년 3월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면세점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임대료 감당이 안 되자 롯데 등 면세점들은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했습니다.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올해 임대료 7000억원을 내야 했던 롯데는 지난 3월 사업권 반납이라는 초강수를 뒀습니다. 롯데가 철수하자 한 달 뒤 인천공항공사는 롯데가 있던 자리에 임대료 최저 기준을 40% 내려 입찰 공고를 냈습니다.
여기에 롯데가 다시 입찰에 나서자 업계에선 "월세 비싸다고 불평하며 방 빼더니 월세 깎아준다니 다시 들어온다고 하면 집주인이 어떻게 보겠느냐"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임대료 갈등에서 인천공항공사가 버티기로 일관하면서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올해 초까지 면세점들의 임대료 대폭 인하 요구에 '27.9% 인하'로 버티던 인천공항공사는 롯데가 사업권까지 반납하고 나가자 그제서야 임대료를 파격적으로 내렸습니다. 인천공항공사는 2008년 금융위기 때 공항 상업시설 임대료를 10% 인하했다가 국세청에서 세금 379억원을 부과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이때의 기억 때문에 머뭇거리다가 업계 상황을 반영한 과감한 임대료 인하를 하지 못해 갈등만 키웠다"고 지적했습니다.
롯데는 심사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라면세점보다 연간 800억원 높은 금액을 제시했지만 탈락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는 "입찰금액(40점)에서 1위를 해도 사업운영능력(60점) 점수가 낮으면 입찰에 떨어지는 것"이라며 공정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일부에선 "인천공항공사가 롯데와 자존심 싸움에 800억원의 추가 수입을 놓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옵니다.
롯데월드 장사안되면 월세 깍아주냐????
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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