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전에만 5골 이동국 ‘내가 공한증 청부사’ 7일 홍콩전 쐐기골로 득점포 압박을 훌훌 털어낸 이동국(31·전북 현대)이 이제 ‘공한증 청부사’의 임무를 띠고 10일 중국전에 나선다.
이동국은 프랑스 AS모나코에서 활약 중인 박주영과 함께 축구대표팀의 손꼽히는 중국 킬러. 박주영이 소속팀 일정 관계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면서 ‘허정무호’가 이동국에게 거는 기대는 더욱 크게 됐다.
이동국은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중국에 아픈 기억을 안겨줬다.
1998년 태국 치앙마이 20세 이하 아시아선수권 조별리그 1차전에서 중국을 만나 1골을 넣는 등 3-0 완승을 이끈 게 시작이었다. 이어 1999년 2월 올림픽대표로 나선 베트남 던힐컵 예선에선 두 골을 작렬시키며 2-1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고 8개월 뒤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시드니올림픽 최종예선 원정 경기(1-1 무)에서도 선제골을 넣어 경기장에 모인 6만 중국 관중의 기를 꺾어놓았다. 무릎에 테이핑을 하고 나온 2000년 레바논 아시안컵 3∼4위전에서도 결승골을 작렬시켜 한국 축구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냈다.
중국 티탄저우보의 서울 특파원으로 있는 추안싱란은 “아직도 이동국을 기억하는 중국인들이 많다. 중국전에서 너무 잘한 것도 있고, 던힐컵 결승에서 리웨이펑과 경기 도중 맞장을 뜨다 동반 퇴장을 당한 장면도 남아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 팬들의 이동국에 대한 기억을 전했다.
이동국의 중국전 득점포는 상대에게 공한증을 다시 한번 심어주는 것 외에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의 눈도장도 함께 받는 두 가지 의미를 띠고 있다.
홍콩전에서의 골은 4년 만에 터진 A매치 득점이라는 의미 말고 달리 내세울 게 없었기 때문이다. 홍콩은 FIFA랭킹 100위권 밖의 약체였다.
그래서 허 감독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지 못한 이동국에겐 중국전에서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마음을 사로잡을 플레이가 꼭 필요하다. ‘타깃맨’으로서 중국의 장신 수비수를 교란시킬 움직임과 승부를 결정짓는 골이 그것이다.
스포츠월드 김현기 기자 hyunki@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