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해외 출판 관계자들이 20일 코엑스에서 개막한 '2018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석해 한국문학 작가와 작품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특히 2년 전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한강의 '채식주의자'처럼 수준 높은 작품을 발굴해 자국에서 출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영국의 유력 문예지 그란타(Granta) 편집자인 앤 매도우스는 서울국제도서전 주요 행사로 마련된 '한국문학 쇼케이스- 해외 출판인 초청 세미나'에서 "한강 작가처럼 최고 반열에 오른 작품을 더 많이 출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란타는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출간한 포르토벨로 북스와 합병된 바 있어 두 출판사가 같은 회사라고 할 수 있다.
매도우스는 "2013년 어느 문학 행사가 끝난 후 제 동료인 맥스 포터에게 데버러 스미스라는 번역가가 다가와 '꼭 영문판을 출간했으면 하는 한국 작가가 있다'고 했다. 그 후 포르토벨로 북스에서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출간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2015년 출간 후 그 다음 해에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면서 판매 부수가 급증했다. 현재 15만부를 돌파했는데 영국에서는 엄청난 수치다. 그 뒤로 우리 출판사에서는 한강의 '소년이 온다'와 '흰'도 출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강의 작품이 영국 독자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매력은 솔직함에 있다고 생각한다. 한강은 작품을 통해 비탄, 정신질환, 역사의 상처, 여성의 처지 등에 대해 다룬다. 전혀 위축되지 않은 채 글을 쓰고, 독자를 불편하게 하거나 기존 사회를 뒤흔드는 발언을 하는 데에도 두려움이 없다. 급진적이며 대담한 소설가"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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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내용은 한국문학번역원이 행사에 앞서 공개한 발제문에 나온 것으로, 본 세미나는 21일 오전 10시 코엑스 B홀에서 열린다.
미국의 대형 출판사 '사이먼 앤드 슈스터' 선임 편집자인 아이라 실버버그는 20일 열린 '번역출판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해 "미국에서 우리는 영국에서 출판되는 번역서들을 주로 본다. 영국에서 출판되면 내가 미국에서 저작권을 사서 출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트워크가 잘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강의 미국시장 내 성공 덕분에 번역서 출간 관련한 여러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전미도서상에도 처음으로 번역문학 카테고리가 신설돼 번역서에 대한 미국 독자들의 수용도를 높일 것이라 생각한다. 굉장히 좋은 소식"이라고 전했다.
또 "지난 몇 년간 미국의 여러 문학 전문 매체에 '미국인이 읽어야 할 한국문학' 같은 한국문학 관련 기사가 많이 떴다. 많은 출판사에서 한국 작가들 작품을 소개하며, 이런 흐름을 보면 한국문학이 미국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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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에는 이탈리아어판 《인간의 행위》(Atti Humanii)로 이탈리아에서 번역 출간되었으며, 10월 1일에는 이탈리아의 문학상 말라파르테 상을 수여받았다.작가 한강은 수상 소감에서 "존엄과 폭력이 공존하는 모든 장소, 모든 시대가 광주가 될 수 있다"며, "이 책은 나를 위해 쓴 게 아니며 단지 내 감각과 존재와 육신을 (광주민중항쟁에서) 죽임을 당한 사람, 살아 남은 사람, 그들의 가족에게 빌려주고자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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