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냉장창고 알바 끝나고 버스에 몸을 맏긴채 멍하니 가다가 신호에 걸림
신호 걸려서 창밖을보는데 어떤 여자애가 주머니에서 시꺼먼 쓰레기를
한두번 버려 본게 아닌 듯 자연스레 버림
속으로 개같은 년 하고 그다음 정류장에서 내렸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분명 버린손에 폰을 들고 있었음
설마하고 발길을 돌려 그저리 가봤더니 카드지갑이 뙇!!!
역시 주머니서 폰꺼내다가 딸려나간거임.
어쩐지 너무 자연스럽더라.
우선 스캐닝 해봤는데 딱히 있는건 없고 지폐몇장에 카드 민증
은행보안카드 등등.
우선 오겠지 하고 20분 기다렸는데 분명 어디서 떨군지 모를거 같은거임.
지구대갔다 줘야지 생각했는데 그건 또 줜나게 멈....
갔다줘봤자 찾으러 오지 않는 이상 찾아줄꺼 같지도 않고
우체통은 본적도 없고 우체국은 파출소 옆임.
단서될거 있나 하고 봤는데 딱히 하나도 없고 민증에 주소뿐임
정반대 편이라 그냥 버릴까 하다가
나도 최근에 지갑 잊어먹고 개고생하던게 생각나서
주소 네이버에 찾아보니 썸타던 여자애 집 근처네 .....
지금은 거기에 있진 않아도 그냥 가보고 싶은거임.급 센치해져서
그냥 찾아주러 갔음.
주소에 도착해서 노크했는데 집엔 사람이 있는거 같은데 안나와서
다시 크게 문을 때림.....
그제야 겁먹은 목소리로 누구냐고 물어보길래 자초지종 설명하니깐
그제야 문열고 나옴 고맙다고 말은 하는데
근데 얼굴이 좀 잿빛임 기분 졸 상함....
걸어서 20분을 돌아왔는데 고맙다는 소리만 하니깐 왠지 현타옴
물한잔은 줄지 알았음
민증 사진이랑 실물이랑 달라서는 절대 아님
기분도 팍상해 그냥 인사하고 나오는데 나도 모르게 “수고하세요”
해버림 ㅋㅋㅋㅋ쪽팔려서 뒤도 안돌아 보고 나와버림
그리고 집에 도착함
도착하자마자 그여자애의 잿빛얼굴이 이해가됨
현관문 열자마자 신발장 거울로 왠 흉악범죄자가 서있네;;;;
일가느라고 시커먼 옷에 마스크 쓰고 모자를 푹 눌러쓴 내모습이
영락없는 범죄자 행색이었음ㅋㅋㅋㅋ
만약 내가 여자였으면 보자마자 소리지르고 경찰서 전화걸었을거임
근데 !!!!!
추운날 밖에서 지갑찾는다고 하염없이 돌아다닐까봐 걱정해서
갔다줬는데 넌 왜 집에 있냐!?!?!?
보석을 몰라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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