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98년 어느 날
상병3호봉에 분대장 달고 동초근무는 열외였지만
괜히 내무실에서 뒹굴다간 보급관타겟에 걸려 막노동할 확률이 높은터라
자발적으로 정문근무를 서곤했지요.
정문근무라는게 일년넘게 서다보면 영내 수백명의 간부와 그 가족, 또한 출입자의 얼굴을 알게 됩니다.
각설하고 우리 부대에는 영외에 간부아파트가 있었는데
관리병이라는 명목하에 사병을 입주자들 허드렛일을 돕고자 운용했었습니다.
통상 사수의 전역이 다가오면 갓단 일병쯤을 부사수로 인수인계하는데
아마도 그날은 사수가 말년휴가라도 간 모양입니다. 혼자서 아파트로 가더라구요? 그려려니했는데
잠시후 그 친구 대대에서 소대장이 내려 왔더라구요...
소대장 왈, "00야 근무언제 끝나냐?"
저 "곧. 교대가 내려오지 말입니다?"
소대장 "나랑 어디 쫌 가자!"
영문도 모르고 따라간 곳은 간부아파트 지하의 관리소...
갑자기 들이닥친 지네소대장과 나의 방문에 관리병은 앉지도 일어나지도 못하고 어리둥절~
소대장은 암말없이 관리소내부를 뒤지기 시작하고 "아...뭔가 도난사건이 있었구나" 생각한 찰나
어디선가 붕 날아온 소대장의 발차기에 나뒹구는 일병녀석...
%^$&*(&%^% 쌍욕과 함께 넘어진 일병을 자근자근 밟기 시작하는 소대장을 말리며 보게된
그의 손에 들려있는 그것은 대검에 알탄창까지 풀로 갖춰진 단독군장set...
잠시후 눈물범벅이 되어 꿇어앉은 일병의 말...
"일차 휴가때 집에 가져가려고 했습니다."
그동안 하나씩 뽀리깐 군용품들을 간부조차 잘 들어올일 없는 자신만의 아지트에 보관해왔고
물품들이 하나씩 없어지는 걸 눈치깐 보급관과 소대장이 대검에서 "아...이거 안되겠구나..."싶어
범인색출에 나섰던 것.그 후에 입창 나가는 녀석을 본 적이 없었기에 아마 개떡되도록 팬거랑
감빵가는 걸 퉁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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