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유튜브 영상은 2013년도에 게시가 됐음을 알려드립니다.
허니패밀리 - 종군위안부
1998년 6월 9일 밤10시 4분
한 할머니가 이 세상을 떠났지
한 많은 이 세상 야속한 님아 하며
우리 민속 노래를 흥얼거리며 말야
하지만 울지는 않았어
왜냐면 내 일이 아니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 후로 알게된 많은 사실들은 날
더욱더 슬프게 했지
그래서 이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깨닫게 됐지
아리따운 그 오색치마 곱게 차려입고
진달래꽃 향기 대지 뒤덮은 그곳에 진정
사랑하는 이와 마주 앉아서
앵두같은 입술을 살며시 포개며 백년해로
약속하던 그때 그 여인 지금은 그 시절을
빛바랜 무성영화 한 장면으로 돌리고
구석진곳 기대어 죽음을 맞이하고 있네
육체보다 짓밟힌 건 영혼이기에
왜
그들은 감추려고만 하나
왜
우리는 모르고들 있었나
왜
우리는 모른척 하고 있나
왜
왜
그들은 은폐하려고만 하나
왜
우리는 모르고들 있었나
왜
우리는 당해야만 했었나
왜
난 내가 태어나기 전 때의 일이라 몰라
좀 오랜 아주 오랜 우리랑 무관했던 남의 전쟁에
우리가 희생됐던 그 날 이후 영문도 모르는 채
끌려간 자신 앞에 미래와 꿈을 저버려야만 했었던 일들
그들 또한 그저 끌려간 세월이 흘러가는대로만 가
가장 고귀한 그리고 아름다운 모든것을
빼앗겨 버린 찢겨져 버린
짓밟아 뭉개나 버린 마음들 그리고 몸들
더 이상 인간은 아냐 그렇게 물건일 뿐야
왜
자꾸 양심을 감추려해 스스로의 정당화 속에 너무도
멍들어 버린 망가져버린 불쌍한 영혼들
눈물을 흘리며 바쳤던 몸 부모님과 형제들을 볼 수 없게 돼 버린 몸
온갖 더러운 질병과 원치않던 임신에 망가져버린 몸
불쌍한 운명들
잠깐에 한순간에도 그들은 모두들 눈물을 흘리며
외로워들 하고 있지 그렇게 더럽고 치사한 세상에
늪에 빠져 뜻하지 않은 이제는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과거속에 수없이 짓밟힌 육체와 두려움과
고통속에 죽어간 그녀들을 위해
이제는 그들에게 모두다 알려주고 싶다
당신들에게 우리들과 조국이 있다는 것을
당신들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그들은 모두 우리들의
어머니였다는 것도
이제는 눈물조차 그 어떤 감정조차 메말라 버린 당신
쇠약해진 몸으로 괴로움과 외로움으로
차가운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는 당신
난 난 그런 당신을 바라보며 난 느껴요
당신이 있었기에 내가 있음을
또 고마움을 그리고 당신을 위해
당신의 얼마남지 않은 여생
부디 행복하길 편히 잠들길 난 이렇게 기도해요 당신께
왜
그들은 감추려고만 하나
왜
우리는 모르고들 있었나
왜
우리는 모른척 하고 있나
왜
왜
그들은 은폐하려고만 하나
왜
우리는 모르고들 있었나
왜
우리는 당해야만 했었나
왜
더 이상 나오지도 않는 마른 눈물 삼키며
아무런 표정없이 그렇게 쓴 눈물을 감추시고는
두눈을 감아 꽃다운 젊은 또 피워보지 못한 채
하소연 할수도 없을 만큼에 지나가 버린 세월
늙고 지친 몸과 영혼을 이제 어느곳도 둘 수 없는
거부당한 인생 그만 버리려 해도
그럴수가 없는건 잊혀진 지워진
그대들에게 되풀이 됨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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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힙합 그룹 허니패밀리가 발매한 1집 앨범의 수록곡 중 하나인 '종군위안부' 라는 곡입니다. 제 플레이리스트 1순위이기도 한 곡입니다.
당시 중학교 1학년, 막 힙합 1세대의 음악을 여러 경로를 통해 접하면서 자연스레 듣게 된 곡인데 솔직히 가사의 내용은 잘 몰랐고 단지 리듬이 좋다는 이유로 계속 들었습니다. 하지만 가사가, 가사의 내용이 들려오면서 이 곡의 가치가 저에게는 엄청나졌습니다.
개인적으로 후반부 '이제는 눈물조차 그 어떤 감정조차~'로 시작되는 벌스가 더 날카로운 비수로 날아와 꽂힙니다. 나의 무관심 때문에 우리 할머니들께서 저런 생각을 가지셨기 때문입니다.
제가 자주 이용하는 중앙선 구리역 출구 바로 옆 공원 입구에는 평화의 소녀상이 시민들을 바라보며 앉아있습니다. 겨울에는 목도리와 털모자가 따뜻하게 해주며, 여름 장마철에는 우산이 소녀상을 비로부터 보호해줍니다. 이번 장마철 우산은 제가 준비해야겠습니다. 우산 훔쳐가는 토착왜구놈년들은 없겠죠? 있으면 일본놈 일본에가서 똥싸라.
20년 전에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은 청소년들에게, 그리고 자신들과 같은 또래에게 우리가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반드시 반듯하게 새겨야 할 역사를 모른척 하지 말고 들어달라고 힙합이라는 음악을 통해 하소연 했을지도 모릅니다.
죄송합니다.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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