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일이긴한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존나 빡치네.
이게 왜 블라?
http://www.bobaedream.co.kr/view?code=national&No=1822080&rtn=%2Fmycommunity%3Fcid%3Db3BocWNvcGhxcG9waHFpb3BocXRvcGhxZ29waHNrb3Boc2xvcGhzbQ%253D%253D
나는 보배드림 유저다.
그 어떤 벌레들도 감히 넘볼 수 없는
우주최강 커뮤니티 사이트 보배드림.
나는 그런 보배드림의 정회원 유저다.
오늘 출근길에도 벌레들이 득실거린다.
분명 어제 아파트단지에 소독차가 다녀 갔는데도
길바닥에 벌레들이 지나 다닌다.
하는 수 없이 나는
육감적인 보디라인을 자랑하는 간지 K9으로
그 벌레들을 짓밟으며 출근길에 오른다.
역시...풀타임 4륜이라 그런지
수 억 마리의 벌레를 짓밟고 달려도
한 치의 미끄러짐 없이 스무스하게 달려나간다.
하지만 미션은 여전히 병맛씨벌탱 허공삽질 미션이다.
성남대로에 들어서니 그나마 좀 상황이 괜찮은 편이다.
재명이형이 벌레박멸엔 일가견이 있는게 맞긴 한가보다.
그러나 벌레들은 본디 생명력이 질긴 법.
군데군데 또 벌레들이 스멀스멀 기어나오는게 보인다.
나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즉시 k9에서 하차하여
주머니에서 터보라이터를 꺼내 들었다.
어제 모 카페 흡연실에서 누군가가 두고 간 라이터인데
화력은 마치 드래곤의 화이어스톰을 연상케하는 화력이다.
푸시시시시시시 파스스스스스
드래곤의 화염이 한 번씩 뿌려질때마다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벌레들을 보고 있노라니
내가 과연 이 벌레들을 죽일 권리가 있는가 라는
근본적인 문제게 직면하게 된다.
하지만 결론은 하나다.
벌레는 죽여야 하는 법.
자칫하면 지각을 할 뻔 했다.
회사에 도착하니 여느때처럼 분위기는 온화하다.
각자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와 조직생활을
자연스럽고 막힘없이 여유롭게 시작한다.
이것이 바로 인간과 벌레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느끼게 해준다.
컴퓨터를 켜고 크롬 즐겨찾기에서 보배베스트를 누른다.
오늘도 역시나 시끄럽다.
인자, 관용, 성숙, 배려, 예의가 가득찬 유저들이
느금마 느개비 니엄창 등으로 무장한 벌레들과 전쟁중이다.
애당초 게임이 되질 않는 싸움이다.
이 사회를 구성하고 운용해가는 인간종족 유저들에게
고작 660원의 현질로 무장한 벌레들은...
사실상 가미가제에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의 자폭이다.
고개를 돌려 사망의 언덕을 바라보니
핵과금 유저 한 명이 660원 과금한 벌레들 3억 마리를 학살중이다.
저 형은 보배에서도 유명한 현질러다.
벌레를 학살하는게 본인이 맡은 지상과제라 여기며
보배의 공기를 깨끗하게 순환시켜주는 공기청정기 같은 존재다.
다시 고개글 돌려 사라진 평야를 바라보니
아직 스탯과 경험이 부족한 초보 보배유저들이 보인다.
그들의 수는 불과 수 십에 불과했으나
각자 맡은바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었다.
덩치가 큰 몸빵들은 선두에서 벌레들의 공격을 막아내고
궁수들은 벌레들의 접근을 막기 위하여 쉴 새 없이 화살을 쏘아대고
발빠른 살수들은 순식간에 단검으로 벌레들의 목을 베며
검방으로 무장한 검사들 역시 죽음을 불사하며 칼을 휘둘렀다.
또한, 보배에서 찾아보기 힘든 여성유저들은
후방에서(그 후방 말고;;) 은총의 빛과 치유의 성흔을 쏟아내며
부상자들의 크고 작은 상처치료에 한창이다.
여기가 그런 곳이다.
그 누구도 그 어떠한 댓가를 바라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내며
죽음조차 마다않는...어찌보면...살아있는 지옥과도 같다.
아앗.
지하에 있는 미궁의 석실에서 다급한 sos가 울려왔다.
미궁의 석실은, 보배드림의 네크워크 서버가 있는 곳이다.
우리에겐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고
우리가 이 벌레들과 맞서 싸우는 이유가 바로 네트워크 서버실이다.
미궁의 석실 네크워크 시스템을 잃는 순간
우리는 벌레들에게 순식감에 점령당하게 된다.
막아야 한다.
나는 다급히 바이킹의 뿔피리를 들고 힘껏 불었다.
"뿌우~~~~~~~~~웅"
이 피리소리의 의미는 보배유저라면 누구나 다 아는 소리다.
절대 울려서는 안되고, 절대 듣고 싶지 않은 소리이기도 하다.
뿔피리의 소리가 공중으로 퍼져 나가자
죽음을 각오하고 싸움에 임하던 유저들의 얼굴이 흑빛으로 변한다.
그들도 느꼈을 것이라.
지금 이 순간 무엇을 결정하고 실행해야 하는지를...
사방에서 벌레들을 막아내던 유저들의 눈빛은 어느새
죽음을 초연한 그 무언가를 내치비고 있었다.
파파팍 샤샤삿 쿵쿵쿵
일체의 망설임 없이 모든 유저들이
미궁의 석실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나 역시 고민할 시간이 없다. 일단 미궁의 석실로 뛰어들었다.
태양보다 찬란하고
초원보다 푸릇하고
아리수보다 맑은 물이 흐르던 미궁의 석실은
어느새 음침하고 습한 기운이 맴돌고 있었다.
몸빵들은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네트워크 서버실까지 미친듯이 달려 나갔다.
사제와 궁수들도 발빠른 신법으로 석실로 향했고
우리는 마침내 보지 말아야 할 광경을 보고야 말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9로 강화된 템을 자랑하고
아서의 성검은 심지어 +15강화된 전서버 유일템이다.
전서버 1위 유저...우리들의 희망이었던 그 유저...
Lv.99 김보배[혈맹:보배드림]
그런 김보배조차 몰려드는 벌레들의 공세에
점점 뒤로 밀려나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 돕는 힐러들도 지친 기력이 역력했고
전후방에서 몸빵과 칼질을 해대는 호위대들조차
몸의 움직임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도무지 저 벌레들의 수를 가늠(간음 말고)할 수가 없다.
어디서 저렇게 꾸역꾸역 기어들어오는지
할 수만 있다면 차라리 자살을 하고 싶을 정도로 두려웠다.
하지만 이대로 지체하면
미궁의 석실 네트워크 서버실은 벌레들이 소유하게 된다.
사실상 지구의 종말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미궁의 석실로 모여든 유저들은
눈에 보이는대로 벌레학살을 시작했다.
지켜야 할 것이 있기 때문이다.
지켜야만 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나메~
곳곳에 흩어져있던 블레이드댄서 유저들이
드디어 혼신의 힘을 다하여 버프댄스를 추기 시작했다.
우리의 공격력은 20%가 증가했고
공격속도 또한 15%씩 증가했다.
집중력 역시 15%가 증가하여
칼을 휘두르는 족족 벌레들의 목을 따기 시작했다.
그러나...
학살은 학살이었지만,
벌레들의 수는 좀처럼 줄지 않았다.
우리들이 만들고 우리들이 이룩한 보배드림은
어느샌가 점점...패배의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다들 지친 기력이 역력했다.
칼질은 점점 느려지고
곳곳에서 부상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었으나
벌레들의 공세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대로 끝인가...
이대로 종말을 맞이해야만 하는 것이가...
피범벅이 된 채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던 김보배가
어느샌가 나를 바로보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굳은 결심으로 가득 차있었고
나는 그의 결심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부정했다. 우리가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김보배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우리만으로는 힘들다고 판단한 것이다.
나는 잠시 머뭇거렸다.
이게 과연 옳은 일일까.
지금 하게 될 내 선택이...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사방에서 들리는 벌레똥꾸녕 터지는 소리
고통과 상처에 흐느끼는 유저들의 소리
쓰러져가는 수 많은 전사들
더 이상 고민을 늦출 수가 없었다.
결국 나는 그렇게...
천외천(天外天)의 커뮤니티들에게
우리의 의지와 우리의 의사를 하늘에 쏘아 올릴 준비를 했다.
[아이 엠 옵티머스 프라임, 우주에 흩어져 있는 전사들은 들어주시오.
우리는 지금 종말의 위기에 당면하였소.
아직 때묻지 않은 청정구역 커뮤니티 사이트의 도움을 간절히 바라고 있소.
나는 보배드림의 옵티머스 프라이...아 아니 재연맘이오.
우리를 도와주시오. 내 언젠가 반드시 당신들의 사이트에서 낭낭한 댓글을 달아주겠소]
이제 이 연통을 하늘에 쏘아 올리면
우리를 믿고 우리에게 힘을 줄 커뮤니티들이 내려올 것이다.
나는 방아쇠를 천천히 당기려 했던 그 찰나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눈부시게 찬란한 백색 g90을 필두로
k9, g80, 그랜저, 케세 들이 그 뒤를 자리한채
물밀듯이 미궁의 석실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그랬다.
잊고 있었다.
국게의 존재를.
국게의 위엄을.
국게의 용맹함을.
피식.
나는 헛웃음을 지우지 못한채 연통을 다시 인벤에 넣었다.
우리 일은 우리가 해결하는게 옳다.
다시는 이 연통을 사용할 일이 없어야 한다.
쏟아져 들어오는 국게 유저들은
저마다 가진 고유의 특성과 활성화된 스킬로
벌레들을 도륙하기 시작했다.
k9 부대는 강렬한 차체진동으로 벌레들의 정신을 흔들었고
산타페 부대는 세차장에서 실내에 물을 가득 담아와서 벌레들에게 뿌려댔다.
구아방은 연신 연료통에서 신나를 뿜어댔고
코나전기차는 스스로 발화하여 벌레들을 태워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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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과도 같았던 벌레들과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금도 어느 음습한 골목길 쓰레기통에는
벌레들이 여전히 좃같은 생명력을 유지한채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절대 방심해선 안된다.
이겼지만 이긴게 아니다.
그들의 끈질긴 생명력은
그 언젠가 반드시 또 미궁의 석실을 노릴 것이다..........
- d and -
블라..이해가 안되는..벌레박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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