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차 택배기사 ㄱ씨(36)는 지난달 12일 오전 CJ대한통운 분당A터미널에서 택배 물품을 분류하던 중 컨베이어벨트에 왼손 중지가 끼였다. 곧바로 손을 뺐지만 손가락 한 마디가 잘렸다. 잘려나간 손가락은 찾지 못했다. 병원은 손가락이 아무는 데 3개월쯤 걸린다고 했다.
ㄱ씨는 2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요즘 병원비와 밥벌이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택배기사는 특수고용직 노동자로 분류된다. 월급이 아닌 배달 건당 수수료를 받는다. 일을 못하면 생활비를 벌기 어렵다. 산재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을지도 불안하다. 지난달 24일 신청했지만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택배기사들의 사고를 두고 CJ대한통운 본사의 책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택배노조)은 2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CJ대한통운은 반복되는 산재사고에 대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라”고 했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택배 현장에서 업무 중 사고는 끊임없이 발생한다. 지난달 25일 경기 안산 택배노동자가 배송업무 중 교통사고를 당했다. 2018년엔 CJ대한통운 허브물류센터에서 3명의 택배노동자가 사망했다. 택배노조는 “분류작업 중 손가락 등이 레일에 끼이는 사고는 비일비재하다. ㄱ씨처럼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책임을 회피한다고 했다. 이들은 ㄱ씨 사고를 두고 “노조가 사고 발생 열흘 전부터 컨베이어벨트에 구멍이 나 있는 등 (ㄱ씨가 사고 당한) 분당A터미널 레일이 위험하다며 개선을 요청했지만 CJ대한통운이 묵살했다”고 했다.택배노조는 “ㄱ씨 사고 발생 다음날 그의 근무 지점은 해당 터미널 기사들을 모아 사고 발생 폐쇄회로(CC)TV를 보여주며 ㄱ씨 부주의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내용을 교육했다”며 “회사와 대리점은 택배현장에서 산재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지만, 업무 중 사고를 기사 잘못으로 넘기고 개인이 알아서 처리할 문제로 치부한다”고 했다.
이들은 “손가락 절단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는 등 책임 있는 자세로 근본적인 개선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CJ대한통운 측은 “노조가 고쳐달라 요구했던 구멍과 (ㄱ씨) 사고 발생 지점은 다르다. 사고 지점을 즉각 보완조치 했고, 설비 전반의 안전 조치도 지속할 예정”이라고 했다.
확실히 윗사람들이택배기사들 장난아니게 착취하는 구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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