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v.daum.net/v/20240502152401765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본회의 안건에 없던 채 상병 특검안을 처리하기 위해 의사일정 변경을 강행했다. 국민의힘은 이 자체를 반대해왔기 때문에 김진표 국회의장은 줄곧 '여야가 합의해오라'며 공을 떠넘겼다. 그는 본회의에서도 민주당이 의사일정 변경동의안을 제출했음을 고지한 뒤 양당 원내대표를 의장석으로 불러 '마지막 중재'를 시도했다. 약 5분 뒤, 김 의장은 "여러가지로 고려한 끝에 오늘 의사일정 변경 동의의 건을 표결처리하겠다"고 했다. 협상 결렬이었다.
민주당 쪽 의석에선 박수가 터져나왔지만, 국민의힘 의원들로부터는 "국회의장님!" "그만하세요!"라는 고함이 이어졌다. 곧이어 국민의힘 의원 100명 전원은 퇴장했다. 이에 따라 토론 없이 표결이 이뤄졌고, 의사일정 변경동의안 처리 후 김 의장은 채 상병 특검 상정을 선언했다. 다시 한 번 발언대로 나온 박주민 의원은 "채 해병 사망사건이야말로 특검을 도입해야 하는 대표적 사건"이라며 "외압의 증거가 온천하에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표결 결과는 재석 168인, 찬성 168인, 가결이었다. 붉은색 해병대 티셔츠를 입고 방청하던 해병대 예비역연대 관계자 20명은 상기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국회 직원들은 착석을 요구했지만, 이들은 덤덤하게 경례를 마쳤다.
채 상병 사건 진실 규명을 위해 노력해온 해병대 예비역연대 법률자문, 김규현 변호사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결국 그는 눈가를 훔쳤다. 머리가 허옇게 샌 해병대 예비역들도 연신 눈물을 흘렸다. 몇몇은 꺽꺽 오열하며 본회의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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