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반쯤 감은채.. 입술도 반만 움직이며
나즈막하게 내뱉은 목소리!
"손 모 가 지 .. 치 아 라 !"
하지만
멱살을 잡은 총무의 손은 더욱 더 조여왔다.
왈왈이가 피씩 웃었다.
"점마.. 뭐라카노? 아이구야 ㅠㅠ 오늘 기어코 사단이 나나?"
왈왈이는 동생들에게 일사분란하게 지시했다.
"창문 밖에 교도관이 오나 망봐라! 그리고 두꺼운 담요를 넓게 펴 창문을 가려라! 그리고 조자(일반인 죄수)들은
벽쪽으로 흩어진다! 지금 댱장 실시!!"
왈왈이의 명령이 떨어지자,
창문은 담요로 가려졌고.. 7명의 일반인 죄수들은 벽쪽으로 등을 붙이고 섰다. 방의 중앙에 사각의 링처럼 넓은 공간이 생겼다.
그 중앙에.. 총무에게 멱살을 잡힌채 끌려나온 내가 있었다 ㅠ
"너.. 이 색히! 여기가 어딘지 알아? "
왈왈이의 으름장에, 나는 직설적으로 답했다.
"어디긴 어디야.. 인간 씌레기장 "
왈왈이는 기가 차다는듯 머리를 긁적였다.
"이누마 이거.. 상황파악 모하네 ㅠ 자슥아! 교도소 방안엔 하루에 한번씩 교도관이 쵸디배서, 들고 던지거나 대가리 쌔릴 만한 뭣시는 하나도 없어! 오직 내동생 네명을 몸으로 상대해야할 고깃덩어리, 너가 있을 뿐이다^^ 흐흐.."
왈왈이는 내가 맥주병, 소주병, 식칼 없이는 싸움도 모하는 놈인줄 아는 모양이었다.
난 현실을 깨우쳐주고 싶었다.
"어이! 양아치새끼! 지금부터 내말 똑바로 들어!!"
"어~~ 이 색히가 죽고싶어 환장했나?"
멱살을 쥐고 있던 총무가 발끈했다.
"동생아~ 됐다. 됐다. 마지막 가는 길에 뭐라 씨부리나 경청해 보자ㅠ"
총무의 손끝이 풀어졌다.
"너희들! 나는 촉망받는 국립대 학생으로서(울컥).. 술집에서 양생이 하나 잘못 쥑이는 바람에.. 인생이 끝났다. 살고 싶은 마음이 없다. 손가락으로 너희들 눈까리 하나 파내봐야 중상해죄 추가! 이미 견적뽑아논 상해치사에 플러스 몇년이다!"
"그래서.. 뭐.. 우짤낀데?"
왈왈이가 흥미롭다는듯 후속대답을 기다렸다.
"나에겐 옵션이 많다는 뜻이다!"
"옵션??"
"발리투도(브라질 종합 유술 : 모든 공격이 허용되는 종합 격투기 대회)에서 손가락으로 눈찌르기 기술을 사용하듯, 나의 공격엔 제한이 없다!"
"근데?"
"너희는 삥뜯다가 잡혀온놈, 성매매 알선죄로 잡혀온놈 .. 고작 6개월~ 1년 살다가 나갈 죄목이다 , 나랑 싸울때 치명적인 공격을 못한다!"
왈왈이가 눈알을 굴리며 생각한다.
'발리투도의 무제한 기술로 싸우는 놈과.. UFC 룰(치명적 공격 못함)으로 싸우는 놈이 붙으면.. 음.. UFC가 조금 후달릴수 있겠군ㅠ'
"일리가 있어! 그래서 결론은?"
"난 싸움이 시작되면, 손가락으로 너희들 눈알을 집중적으로 후벼파버린다! 하지만 너흰 그럴수 없어! 나를 건드리면 너흰 단체로 시각장애인 협회 회원 되는거야!"
가만히 듣고 있던 전임 왈왈이가 입을 열었다.
"형님,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그래서 가급적.. 빨간명찰(사형수), 노란명찰(징역 10년 이상)은 건드리지 않습니다. 잘못하면 치떠서(작은 죄 저질러 들어온 놈이 큰 죄에 엮이는 불상사).. 가장 안좋은 상황에 봉착할수 있기 때문입니다."
왈왈이가 고개를 숙여 장고를 거듭했다.
10분후.. 왈왈이의 입이 열렸다.
왈왈이의 입에서 튀어나온 목소리는.. 나의 예상을 뛰어 넘었다.
"저색히 죽여! 꼼짝 못하게 저색히 모가질 밟아!!"
예상치 못한 공격명령에, 네명의 동생들은 어리둥절 했지만 왈왈이의 지시를 이내 수행했다.
한놈이 육탄으로 나를 넘어뜨리면 다른 한놈이 올라타 밟는 식이었다.
퍽!퍽!
"이색히.. 죽어!"
"헉.. 으.."
내몸은 바닥에 깔린채, 70~80키로 덩치들의 발놀림에 처참히 무너져갔다. 허리뼈가 꺽인듯 했다.
의식이 혼미해질무렵..
난 혼신의 힘을 다해, 손가락을 곧게 펴.. 날 누르고 있던 양생이의 눈알을 찔렀다.
"으~~~~~~악!"
인간이 낼수 있는 가장 높은 톤의 비명이었다.
그 비명소리에.. 미결수용실 전체에 비상이 걸렸고
경비교도대 5분 대기조(육모 방망이와 전기충격기로 무장한 교도소 경비병력)이 출동해 방문을 밀고 들어왔다.
검은색 옷과 중세시대 검투사의 투구를 연상시키는 헬멧을 쓴 5분 대기조의 모습을 보고.. 그들이 내 위에 올라탄 양생이를 떼어내는 모습을 보고.. 난 의식의 소멸.
정신을 잃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구치소내 의무실에서 눈을 뜨고,
3번 요추 골절(금이 가는 수준)이라는 얘길 듣고
며칠간 누운채 밥만 받아먹었다.
그리고 보안과 교위(주임)가 왔다.
"네가 눈을 찌른 박ㅇㅇ.. 상태가 위중하다. 너는 징벌방에 수용될 것이며, 피해자 박ㅇㅇ의 진단서가 나오는대로 사건 추가되어 병합심리 재판을 받을 것이다!"
난 담담했다.
'한놈 죽이나 .. 두놈 죽이나.. '
자포자기 상태였다.
그날 오후에 .. 난 징벌방으로 배정되었다.
허리보호대를 찬채, 휠체어에 실려 옮겨졌다.
징벌방.
1평 남짓한 공간이다.
성인남자 한명이 누우면, 발과 머리가 벽에 부딪히고
옴짝달싹 할수 없는 정도 ㅠ
그곳에 무려 2명이 있었다.
나 포함 3명 ㅠ
한마디로 누울수 없는 공간이었다.
내가 들어가자, 밝고 조용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어서와^^ 많이 다쳤네 ㅠ 이쪽으로 들어와!"
나이 21세쯤.. 하얀 얼굴에 여린 턱선.. 손이 가늘고 몸매도 곧은.. 모범생 같은 스타일이었다. 이름은 김세환
다른 한명은.. 45세 중년.. 몸은 굵지만 호감형의 얼굴을 가진 큰형님뻘이었다. 김동수. 형님으로 불렀다.
허리 아픈 나를 .. 같은 또래여서 반갑다며 많이 챙겨주던 세환이를 지금도 잊을수 없다.
맏형님처럼 듬직하고 유머감각이 많아 .. 우중충하고 좁은 구치소 징벌방에서도 웃음꽃을 피워준 동수 형님.
"너희들 사회에 있을때 여자친구 몇명 있었냐?"
세환이는 그저 빙그레 웃기만 했고(여자친구 없었다는 뜻)
나는 열댓명쯤 돌아가며 성관계 했었다고 말했다.
"햐~~ 니 덩치값 하네^^ 그 인물에 그 덩치면 열댓년 돌아가며 꼽아도 되지! "
"글쎄요.. 이젠 지난 일이죠 ㅠ"
나영이를 마지막으로.. 난 이제 기약없는 교도소 생활에 여자구경 모할 처지 ㅠ 모든게 부질없었다.
"사겼던 가스내 들은.. 다 몇살들??"
동수 형님이 침을 삼켰다.
"거의 다 동갑이니깐 20살, 나영이는 19살 .. 저보다 한살 어렸죠"
"나이가 많네 ㅠ"
난 귀를 의심했다.
"스무살짜리 애들이 나이가 뭐가 많아요? 형님도 참^^"
"아니다! 여자는 20살을 기점으로 노화가 시작되고! 끝물인기라!"
동수 형님은 진지했다.
"여자는 15~18세! 요때가 기승전결 중에 전! 20살은 결이지 ㅠ 끝물 ㅠ"
열변을 토하는 동수형님의 눈동자엔 희열이 느껴졌다.
며칠후 알게된 사실이었지만
동수 형님의 죄명은 미성년자 원조교제, 3건 경합 + 누범.
이미 미성년자 의제강간으로 5년 복역 전과가 있으며,
최근에 수감되기전엔 세이클럽 이라는 채팅사이트를 통해
중3 여학생 두명과 ㅇㅇㅇ를 해서 ..
하여튼 동수 형님은 병적으로 로리타에 집착하는
색광이었다.
"다시 나가도 .. 그 나이때 여자 아니면 물도 안준다!"
재범 의욕을 활활 불태우며
구치소 생활을 견디던 동수 형님. 구제불능이었다.
아~~~
징벌방 생활이 10일을 넘어가자,
밤낮으로 동수 형님에게서 여중, 여고생 얘길 듣느라
귓구녕에 못딱까리가 베길 무렵,
세환이가 재판 받으러 닭장차 타고 구치소를 나갔을때
난 한가지 의문이 생겼다.
"동수 형님!"
"왜?"
"세환이는 무슨 죄를 짓고 .. 여기 생활 합니까?"
그 유약한 체격에 폭행도 아닐 것이고! 그 착한 심성에 사기도 아닐 것이고! 평소에 자위행위 한번 해본적 없다는 그 깨끗한 몸으로 성범죄도 아닐 것이고! 도대체 뭐란 말인가?
동수 형님이 뜸을 들였다.
"존속살인.."
난 마른 침을 삼켰다.
"어휴~~ 그 착한 세환이가 부모복 별로 없었던가 보네요. 요즘.. 아버지가 술먹고 개차반 같은 집구석엔 아들이 못참고 욱!해서 존속살인 난다 카더니만.. ㅉ ㅉ "
"아니다!"
동수 형님이 고개를 저었다.
"세환이 부모님은 지극히 정상적인 분이셨고, 세환이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핐다 카더라 ㅠ"
"....."
난 말없이 동수형님의 눈을 보며.. 궁금증을 표했다.
"세환이가 그냥 아무 이유없이 아버지를 망치로 때리고, 톱으로 절단했단다 .."
"예??"
난 깜짝 놀랐다.
그 곧은 몸놀림과 반듯한 말투.. 밝은 웃음, 선한 눈빛의 세환이가 설마 ?
"나도 교도관한테서 그 얘길 들었지만 믿질 않았지. 근데 검찰에서 날아온 공소장을 보니깐 .. 어휴.. 아버지를 난도질 하고 망치로 머리 깨고.."
"?? 왜 그랬는지.. 그 이유는 안적혀 있던가요?"
"양극성 정감장애 라고! 정신분열병 일종인가보드라!"
"옛??"
"나도 평소에 깜짝깜짝 놀랜다."
"그거 통제가 안되는 .. 정신병 아닙니까??"
머리털이 곤두서는 느낌이었다.
"간혹.. 세환이 눈을 보면 눈동자가 평소보다 작아지는 시점이 있는데.. 그때 발작 초기니까.. 조심하라고 교도관이 주의 주더라."
"이런 젠장마질꺼!! "
난 생각했다. 그리고 소름 끼쳤다.
구치소의 징벌방 ㅠ
무슨 연유가 있어 일반방에 적응 못하고 .. 아님 사고 쳐서
징벌방으로 보내지는 것이지만
항상 웃음꽃을 피우던 방 동료..
지금 생각해도 교도소 복역기간중 가장 재밌게 지냈던
룸메이트 두명.
한명은 소아 성애자 , 다른 한명은 정신분열증으로 존속살해, 시체훼손
동수 형님의 얘기를 듣는 내내.. 마음이 복잡해졌다.
"너.. 잠잘때 조심해라!"
뜬금없는 경고였다.
"세환이가 새벽 2~3시 쯤에 안자고 가만히 앉아서.. 잠자는 우리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ㅠ"
"헉.."
"발작 초기 증상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만약 그런 경우가 생기면 세환이를 인간이라 생각하지말고
ㅡ4편에서 계속
"옛??"
"나도 평소에 깜짝깜짝 놀랜다."
"그거 통제가 안되는 .. 정신병 아닙니까??"
이 글이 소설이라는 대목.
고작 스무살먹은 상해치사범과 로리타성향의 성범죄 누범자가 저런 일상에서 쓰지도 않는 병명을 감기대하듯 대화를 이어감 ㅋㅋ
신춘문예 등단하고 싶으면 스킬을 더
쌓으시던가 리얼 체험을 더하시 던가
재미 없어짐
맨손으로 집어넣지 않고
팔다리에 수갑 챙겨 주는게
구치소 운영지침이었는데
많이 바뀌었는감네
민주화시대라 그런가
~
빠져 듬니다
원재료(실화) 80% + 양념(소설) 20% 입니다.
개꿀잼 소리 들을려고 이러는건 아닙니다
작위적인 글은 읽는 이들에게 픽션처럼 느껴질 뿐..오히려 과자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면 개인적으론 읽는 이들에게 충분히 재미를 줬을 것이고 반감을 사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것 자체가 재주임에는 분명하다
사실여부는 중요하지 않지만 구치소내에서 규율은 존재하나 완전하지 않지만 구타가 사라진지는 오래되었다
징역도 안가본놈처럼이야기하는거보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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