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저녁 저희들은 양곤에서
모올메인으로 가는 심야버스에 몸을 싣게 됩니다.
이틀간의 일정에서 우리가 보고싶어했던 차는
현대자동차의 RB520 시내버스였습니다.
양곤에도 시외버스로 다니지만 뒷문을 없애버리고
엔진을 앞으로 끌어올린 마개조 차량이 태반인 것에 비해
모올메인의 RB들은 같은 시외버스이면서도
한국에서 쓰던 형태 그대로를 유지하기에 6시간 장거리 여정이
부담되지 않을만큼 가치가 큰 차들이었습니다.
지난 3년동안 그 올드버스들은 어떤 변화를 맞았을지,
그새 대차되어 없어지진 않았는지 하는 걱정과 불안함을 뒤로
아웅밍글라 버스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좌측에 보이는 버스가 저희들이 타고간 버스입니다.
저기 검은 양복 입으신 분이
승객들이 탑승할때 체크인 해주고
버스 출발전 찻잔에 달달한 커피한잔
타서 주는 서비스를 제공해주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미얀마의 VIP 버스 실내 모습입니다.
한국의 프리미엄 버스처럼
시트 뒤에는 영화,음악 감상 등을 할 수 있는
모니터가 있어 여행의 지루함을 덜 수 있으며,
시트에는 충전 포트가 있어 휴대폰 충전도 가능합니다.
에어컨을 세게 틀기에
빨간 담요는 항상 비치되어 있는데
나프탈렌 냄새가 강한 단점이 있습니다.
두번째 이용이라 그런지
아니면 낮 시간대 체력소모가 심했던 탓인지
저는 영화고 뭐고 생각할 겨를없이 푹 잠만 자고 갔네요
중간에 휴게소를 정차하는데
2~30여분간 승객들은 모두 하차해야합니다.
그 사이에 음식을 먹고, 미리 제공한 칫솔,치약 셋트로 입을 행구고 나면
버스가 다시 승객들을 맞을 준비를 하죠.
저희가 휴게소에서 먹은 국수입니다.
닭고기가 자잘하게 들어갔는데
거부감도 없고 한그릇 든든히 비웠습니다.
21시 30분쯤 출발한 버스가
새벽 03시 30분이 되어 모올메인에 도착했습니다.
터미널 인근에 예약해둔 게스트하우스에서
짐을 풀고 해뜨기만을 기다렸다가
살짝 늦게 눈을 떠서 알비를 만나기 위해
차고지로 향했습니다.
02월 21일 - 미얀마 일정 5일차
이 곳은 모올메인 버스터미널에서
10분거리 정도 떨어진 야.마.타 버스회사의 차고지입니다.
이곳에서 출고되는 버스들은
모올메인을 기점으로 파안이나 쨔야카미로 가는
중단거리 시외 노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함께 동행하시는 유명한 분은
이곳에 계신분들과 구면이기에 당시 관계자님들을 찍었던
사진들을 인화해서 선물을 마련하였고,
저도 빈손으로 가기 애매해서
한국에서 출국전에 미리 준비해둔 작은 선물을 챙겨들고
관계자분들을 만났습니다.
다행히 저희들을 기억하고 계셔서
인사도 일사천리, 촬영허락도 일사천리에 진행되었는데
정말 궁금했습니다.
지금은 몇대의 RB들이 생존해있는지요.
미얀마에서 처음 RB585의 존재를 알려줬던 차,
잘 나갔는데 이제 더 이상 운행을 할 수 없게되었네요
이 버스가 운행을 중지한지는
햇수로 벌써 2년차를 맞았습니다.
585를 뒤로하고
정비고내에 있는 RB520들을 만나러 갔습니다.
1번_운행중지, 폐차상태
2번_운행중지, 폐차상태
3번_운행중지, 폐차상태
4번_운행중지, 폐차상태
5번_운행중지, 정비대기
차고지에 있는 다섯대의 RB520들은 분명
1대를 제외하고 운행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차량이 남아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부품수급 문제입니다.
운영 여건상 신규 차량을 대체할 수 없는 업체의 사정으로
그나마 운행중인 다른 RB520들의 소모,부속품을
확보하기 위해 남겨둔것인데요
이렇게해서 현재 운행중인 RB520은 단 두대.
제가 3년전에 방문했을때는 다섯대가 운행했지만
이제 이 차들이 남아있을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음을 느낍니다.
저희는 다시 터미널로 돌아가 무작정
파안에서 돌아오는 RB520을 기다립니다.
이 버스를 보내고
두시간이 지나서야 만난 RB520은
상단의 영상으로 남겨놓았습니다.
승객을 내려주고 회송가는 차를 잡아서
기사님께 양해를 구하고 차고지로 같이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 사이 쨔야카미에서 돌아온 서울 출신 RB520도 보입니다.
다른 승무원 분들도 저희들을 기억하고 계셔서
반가운 마음에 모두 큰소리로 웃고 인사했네요.
유명하신 분은 기념사진도 찍어드리고...
(이제 내년에 다시 사진 가져다 드리러 가야겠네요 ㅎ)
다음날 운행 코스를 여쭤보고
저희는 각자 한대식 차량을 맡아 시승하기로
계획을 잡게됩니다.
제가 3년전 마치지 못했던 서울 출신 RB520 시승기는
다음주에 마저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편에 계속
무슨 의미인지, 한자어인지 궁금해하면서 탔었는데
전비는 아마 앞문이 열리면 불이 켜지고, 중비는 뒷문이 열리면 불이 켜졌던 것으로 기억함.
그리고 마직막 "답단"이라고 써있던데는 뒤로 사람이 타고내릴때 사람이 지나가면 불이 켜지는 센서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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