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10대 폭주족들의 광란의 현장 (1997. 06. 22)
[카메라출동][한강변 10대 폭주족들의 광란의 현장]
앵커 : 오늘 카메라 출동은 한강변 10대 폭주족들의 광란의 현장을 고발합니다. 이들이 밤세도록 굉음을 울리면서 죽음의 질주를 하는 바람에 근처 주민들은 밤잠을 설치고 있지만 경찰은 속수무책입니다. 이들 10대들에게 준법, 미안함, 이런 말들은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이들이 취재기자에게 하는 말을 잘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도인태 기자입니다.
─ 오늘 새벽 서울 여의도 한강 시민공원 앞 도로, 수십대의 오토바이가 바람을 가르며 도로를 질주합니다.
─ 요란한 굉음과 경적 소리를 뿜어 내는 기세는 마치 도로를 점령한 듯 합니다.
─ 경주용의 분위기를 내기 위해 좌석과 머플러 등을 불법 개조한 것은 기본, 헬멧조차 착용하지 않고 아찔한 곡예운전을 선보입니다.
─ 중앙선을 제멋대로 넘나드는 것은 예사고, 버스나 승용차의 앞을 일부로 가로막기도 합니다.
─ 도로 옆 인도에 100여명의 10대들은 위험하고 아찔한 순간이 연출될 때마다 오히려 박수와 환호를 보냅니다.
─ 다리에 깁스를 하고 목발까지 한 청소년들. 이들 모두 오토바이를 타다 다쳤지만 동료들이 타는 모습이라도 보려고 거리에 나섰습니다.
# 인터뷰 1
폭주족1 : 12주 나왔어요.
취재진 : 부러지진 않았어요?
폭주족1 : 다 부러졌어요.
취재진 : 부러졌다구요?
폭주족1 : 수술을 네 번 했어요.
# 인터뷰 2
취재진 : 나으면 다시 탈 거예요?
폭주족2 : 네, 오도바이만 주면 쥐금 탈테니까요!
─ 이 목숨을 건 폭주의 대가는 무엇일까?
# 인터뷰 3
폭주족3 : 스릴이죠. 달리는 기분! 위험해도 저걸 목숨걸고 타는 거예요, 다요!
# 인터뷰 4
폭주족4 : 여자 애들이 오도바이 보면 환장해요 진짜!
─ 밤새 이들을 지켜보며 열광하는 10대 소녀들도 이들과 생각이 같습니다.
# 인터뷰 5
여학생1 : 좋아요.
# 인터뷰 6
취재진 : 다치면 어떻게 할려구...
여학생2 : 다치면 다치는 거죠.
─ 다른 지역의 폭주족들을 핸드폰으로 불러 모으기도 합니다.
# 오토바이 폭주 현장
폭주족5 : 여기 많으니까 빨리와!
─ 마침내 경찰차가 광란의 거리에 나타났습니다.
─ 하지만 차량 사이를 요리조리 빠져 나가는 오토바이를 제대로 추적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폭주족과 구경꾼의 비웃음거리고 전락하고 맙니다.
─ 경찰은 결국 달리는 오토바이를 포기하고, 인도에 세워둔 오토바이들을 단속하기 시작합니다.
─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불법 부착물을 때어 내거나 타이어에 구멍을 내는 것이 전부입니다.
─ 이내 경찰과 폭주족들 사이에 시비가 벌어집니다.
폭주족6 : 냅두라고, 손대지 마! 내꺼라고!
# 인터뷰 7
단속 경찰 : 전혀 뭐 말을 듣지도 않고, 뭐 백차(白車) 앞에까지 위협을 하다시피 앞에서 조롱하고 지나가고...
# 인터뷰 8
폭주족7 : 괜히 경찰들 달리는거 잡을 능력 없으니까 세워 논거 부수는 거 아니예요.
─ 결국, 묘기를 부리던 오토바이 한 대가 자기들끼리 부딪쳐 사고를 당하고 맙니다.
─ 아스팔트 바닥에 머리를 다쳤는지, 몸을 가누지 못하며 비틀거립니다.
# 인터뷰 요청
취재진:괜찮아요?
─ 휴일 새벽에 벌어진 이 대소동의 가장피해자는 물론 인근 주민들입니다.
# 인터뷰 9
주민:꼭 새벽에 이렇게 굉음을 울린다고, 조를 짜 갖고 다니면서 말이죠, 잠을 못 자요 지금...
─ 밤새 찢어지는 굉음과 함께 도로를 누비던 오도바이들의 질주는 경찰차 4대가 와서야 간신히 막을 내렸습니다.
─ 찰나의 쾌감만 있다면 자신의 목숨과도 기꺼이 맞바꾸겠다는 청소년들, 평소 조용했던 도심의 한 거리는 욕망의 분출구를 찾아 헤매던 10대들의 해방구로 변해버렸습니다.
폭주족8:젊으니까 패기로 밀어 붙이는 거야. 빽차가 무서우면 오토바이를 안 타야지요! 뭐가 무서워서...
─ 카메라 출동입니다.
창원경찰서, 무면허 굉음 폭주족 구속영장 청구 (1997. 06. 22)
[창원경찰서, 무면허 굉음 폭주족 구속영장 청구]
앵커:관련 소식입니다. 경남 창원 경찰서는 오늘 면허도 없이 굉음기를 단 오토바이를 몰면서 난폭 운전을 한 마산시 구암1동 18살 장모군 등 10대 다섯명에 대해서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비비탄 얘기해서 떠오른 기사가 있네요.
폭주족 중에는 실제로 "실탄"맞고 사망한 학생도 있다고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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