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病)은 겸손을 가르친다 | |
고혈압 검진을 위해 매월 다니는 동네 의원에서 혈액검사를 했었다. 대개는 다음 검진 시 검사 결과를 알려주는데, 이틀 후인가 집으로 연락이 왔다. 빨리 병원으로 오라는 것이었다. 갔더니 의사 선생이 어떤 부분의 수치가 엄청 안 좋으니 큰병원으로 가서 재검사를 해보라는 것이었다.
세브란스병원에 예약을 하고 주치의를 만나 재검사를 했다. 역시 동네 병원의 검사가 정확했다. 그로부터 석 달 정도 집중 치료를 받았다.
치료 후엔 석 달 간격으로 투약(投藥) 없이 정기 검진만 받고 있다. 3년이 넘었지만 별 다른 어려움 없이 잘 지내고 있다. 다만 고혈압 검진을 위해 매달 동네 병원을 찾고 있을뿐......
세브란스병원 채혈실은 오전 8시가 좀 넘었는 데도 초만원이다. 저마다 번호표를 든 사람들이 우왕좌왕 정신이 없다. 채혈대가 10여 개지만 10분 정도 기다려야만 했다.
저마다의 질병을 안고 이리저리 헤매는 모습들을 보니 건강이 주는 축복이 얼마나 큰 지 알만하다. 비록 고혈압 약은 먹지만 육신이 멀쩡해서 남의 부축 받지 않고 마음대로 걸을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단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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