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눈팅만하다가 글 올리려고 가입했습니다.
아까 클리앙 굴러간당에 올린 글인데, 김정민 대표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유저가 더 많은 여기에도 올려봅니다.
오토기어 김정민 대표의 사과 영상을 보며..
어느 날 보다 길었던 2월의 마지막 날이었다.
4년마다 한번씩 돌아온다는 윤년이기에 그러했고, 미생님이 라이브 방송 중에 부들부들 떨며 그랬던 것처럼 나 역시도 안절부절하며 아직까지 잠 못 들고 있기 때문에 그러하리라.
오늘의 상황이 노모씨로 인해 촉발된 건 분명한 사실이나 나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다. (노모씨에 대한 이야기는 해야할 가치도, 필요도 느끼지 못하기에 더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완벽한 인간은 없고, 완벽하다 할지라도 결국 인간일 뿐인거다.
'저 아재들은 정체가 뭘까?' 싶게 촌스럽고 어색하던 영상으로 시작해 양PD가 합류한 초반의 오토기어는, 양PD의 좀 과해보이는 리액션으로 손발이 오그라드는 흐믓함을 느끼게 해주더니 어느샌가 적절한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꽤 괜찮은 하모니를 이루어갔다. (사실 난 양예진PD의 열렬한 팬이다.)
자연스럽게 오토기어 3인방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났고, 친절한 위키백과에서 세사람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부족할게 없어 보이는 엄친아!
내가 김정민 대표에 대해 알게 된 정보의 총합은 그러했다.
그리고 오늘밤 그 엄친아가 슬프도록 처절하게 발버둥치며 SOS를 보내고 있었다.
살아내기 위해 살아가고 있는 또 하나의 세계
사실, 지난 3년간 오토기어를 보며 내내 느껴왔던 건 흐믓함과 기대감이라기 보다는 모호한 불안감이었다.
일찍이 나 역시, 회사 같기도 하고 가족 같기도 하며, 때론 동아리 같기도 한 소규모 조직에서 행복과 성취감, 오해와 사랑 그리고 상실감까지 일련의 과정을 모두 겪어봤기 때문이다.
특히 직원과 가족의 경계를 넘나드는 듯한 양PD의 커뮤니케이션 형태는 영상을 통해 관찰한 김정민 대표의 성정과는 묘한 괴리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민 대표의 재력과 열정이 범상치 않음을 추측할 수 있기에 조금 안심하고 있는 정도였달까?
내가 느낀 묘한 괴리감이 어느정도 해소된 계기는 마음 아프게도 자녀의 장애를 밝힌 김정민 대표의 영상을 통해서였다.
김정민 대표는 오늘 영상에서도 밝혔다시피 '내일을 살아내기 위해' 오토기어라는 또 하나의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김창현 고문과 양예진PD는 그 세계에서의 형과 여동생 같은 또 하나의 가족이었던거다.
좋은 이웃과 나쁜 이웃 그리고 가족
직접 이웃을 고르는 것은 한계가 있다. 결국 이웃은 좋은 이웃이던, 나쁜 이웃이던 우리네 곁에 자리 잡는다. 장진택 기자님이나 미생님 등은 마음이 맞는 좋은 이웃이었을테고, 오토뷰는 꽤 점잖아보이는 건넛길 터줏대감 같은 이웃이었을테며, 우리 갓독자 역시 같은 동네 주민이었을게다.
다만, 오늘 벌어진 일련의 격정적인 상황은 '살아내야 할 원래 세계'의 힘겨움이 '살아내기 위해 살고있는 세계(오토기어의 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곁에서 함께 감내해주던 가족이 부재함으로인해, 평소에는 충분히 이겨넘길 수도 있었던 나쁜 이웃의 악랄한 도발을 이겨넘기지 못하여 내출혈을 일으키고만 것이지 않을까.
사과의 의미, 양예진PD여 제발 돌아오라!
오늘 김정민 대표는 많은 이들에게 사과를 했다. 프라이드 높은 엄친아 김정민 대표가 "(미생님의 표현처럼) 이유를 알 수 없는 사과"를 하는 모습이 마치 스스로를 상처내는 자해의 신음처럼 들렸던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하나의 사과를 빼고 말이다.
오늘 김정민 대표는 양예진 PD에게 용서를 구하며, 돌아와서 다시 한번 도와달라고 했다. 내부적으로 어떤 갈등이 오갔는지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확실한 건 그가 다른 이들에게 행한 자해적 사과와는 다르게 양PD에게는 간절한 도움을 청하고 있다는 점이다.
진지하게 진리를 탐구해 본 사람답게, 김정민 대표는 자신의 견해를 전적으로 인정 받으려고 하는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렇다보니 오해도 반감도 생겨난다. 견해가 다르거나 수준이 다른 사람을 애써 설득하지 않으려는 그의 높은 프라이드가 오해와 반감을 더욱 증폭시킬 때도 있을 것이다. (내가 관찰한 김정민 대표의 성정은 그렇다.)
다만, 그가 자신의 견해를 드러내는 말과 행동이라는 선택의 과정에서 몇명 쯤은 그의 곁에서 그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알아주어야 할 (또는 알아차려야 할) 필요도 있다.
때때로 적절히 제지해 주거나 적어도 가만히 지켜봐주는 사람도 필요할 것이고, 누구보다 김정민 대표 스스로가 그러한 사람을 필요로 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야 자신의 견해와 선택을, 외로운 싸움을 지속해 나갈 수 있을테니까.
반대로 늘 곁에서 다독이고 편들어주던 사람에게 느끼는 서운함은 다른 사람에게서 느끼는 그것에 비해 제곱이상 크게 다가오는 거다. 누가 잘못했든, 이유가 뭐든간에 말이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그렇기 마련인게 보통의 사람이다.
혹시라도 양예진PD가 이 글을 보게 된다면, 나 역시 간곡하게 부탁하고 싶다.
지금 무너지려고 하는 한 사람에게 누구보다 필요한 사람 중 한명이 바로 당신이라고. 어려운 화해의 첫걸음을 (제발) 떼어내 달라고 말이다.
유체이탈과 감정 결핍의 시대
많은 사람들이 오랜시간 이야기 해왔듯이, 오늘날 우리내 감정은 점점 결핍되고, 타인의 감정에 무관심하면서 동시에 무자비하다.
감정에 대해 이성적인 대답을 요구한다. '당신의 그걸 내가 왜 알아야되는냐'라면서 말이다.
최근 김정민 대표의 영상을 보며, 어떤 이들이 취하는 태도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그가 자녀의 장애를 이야기 한 것에 대해서도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이유와 해석을 찾으려고 한다.
나는 20여년간 장애아동과 소아암환아 그리고 그 가족들을 지근거리에서 봐왔다. 그렇기 때문에 안다.
김정민 대표가 자녀의 장애를 밝힌 것은 어떤 논리적, 이성적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저 넋두리임을 안다.
그것이 스스로를 향한 치유의 아우성임을 안다.
알지만 적당히 모른척해주면서, 함께 다른 이야기를 즐겁게 나누어 줄 친구가 필요해서 임을 안다.
조야한 비유지만, 첫사랑과 이별한 사람에게 니가 뭘 어쨌네하며 분석해 주는 친구보다 말 없이 술잔 기울여주는 친구가 더 필요하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겪어보았던 일 아닌던가.
사랑의 깊이와 아픔의 상관관계
이른바 갓독자라 자부하는 많은 좋은 이웃들은 어떤 식으로든 오토기어를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김정민 대표 본인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가 경험적으로 알다시피 사랑의 깊이와 그로인해 발생하기도 하는 아픔의 크기는 제곱의 제곱만큼 비례한다.
이른바 펠리세이드 해프닝을 접하고, 얼마 후 오토기어에서 첫번째 단독 견해 영상이 올라왔을 때 나는 내심 다른 관점과 방향에서 접근해 주기를 바랬다. 이른바 '참치캔의 비유'와 같은 맥락이었는데, 다분히 사회과학을 전공한 나의 개인적인 배경과 성향에 따른 견해이다.
하지만, 역시나 김정민 대표는 (나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분야라 할 수 있는) 공학적인 관점과 방향에서 접근했다. 자신의 견해와 철학을 공학적 관점에서 지조있게 밀고 나가는 모습에서 새삼스러운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김정민 대표가 보인 모습은 사랑이 너무 깊은 친구의 모습이었달까.. 일말의 불안감이 있었다. 흡사 엉뚱한 길로 빠져든 친구에게 '너 그러면 안돼!'라며 억지로 손을 잡아끌려는 모습처럼 보였다.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은게 아니다.
내가 우려했던 건, 새벽에도 뛰쳐나가 자신의 밴틀리로 실험을 강행하는 그의 사랑의 깊이가 그 만큼 큰 아픔으로 상처를 남기게 되면 어쩌나였다.
결국 우리로서는 정확히 알 수 없는 다양한 이유들이 한데 모여, 김정민 대표에게 큰 아픔과 상처를 남겼다.
조금만 덜 사랑했으면, 조금 덜 아팠을텐데 말이다.
괜찮다! 그럭저럭 지내고 있다! 는 인사를 기다린다. 빠른 시일 내에..
나는 김정민 대표같은 캐릭터를 좋아한다. 왜냐고? 명확하니까. 그의 생각과 견해에 동의하건 아니건 간에 적어도 그는 자신이 하는 생각을 정확하게 이야기하는 편이고, 그렇게 실행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세상을 다 아는 것처럼, 자신이 가장 잘 아는 것처럼 이야기해도 정작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건지 모호한 사람들에서부터 표리부동한 사람들까지 무엇하나 명확하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실행하려 하지않고, 책임지려하지 않는 사람들보다야 엠씨스퀘어만큼 더 크게 멋지지 아니한가.
잠시 유튜브를 떠나있게 되더라도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가능한 빨리, 근황인사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함께 맥주한잔 나누고 싶다.
양피디님도 손목부상때문에 쉰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내부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나보군요.
모쪼록 기운 잘 차려서 다시 영상 올라왔으면 좋겠네요.
양피디님도 손목부상때문에 쉰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내부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나보군요.
모쪼록 기운 잘 차려서 다시 영상 올라왔으면 좋겠네요.
빨리 추스리시고 돌아오시길...
부디 김정민 대표님과 김창현 고문님, 양예진 PD님이 이 글을 볼수있으면 좋겠습니다.
심한말, 막말로 인간같지도 않은 부류들 욕하고싶으나 작성자가 쓰신글에 오물을 묻히는것 같아 하지 않겠습니다.(말이 통해야 사람새끼 지요.)
여튼 문제가 생기면 양쪽의견을 들어 보라 했는데
이건 뭐...
가족은 건드는거 아니라 배웠다.
쇠교수님 얘기야 두말하면 입아프게 항상 응원하고 축복을 빌고 있습니다.
근데 정말 필력이 엄청 나시네요.
스크랩해두고 두고두고 배우고 싶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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