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버지랑, 동생이랑 같이 늦은 저녁에 회를 한접시 했다.
어느 술집이 그렇듯, 시끄러울 수 있지만, 우리 뒤의 3명 손님들은 유난히 시끄러웠다. 목욕탕에서나 들을 수 있는 소위 '청산~~' 의 노랫말이 쩌렁쩌렁 울렸다.
그리고 곧이어 조용해 지는 듯 싶더니, 만취한 인물이 누워잠을 자기 시작, 3명 중 한사람은 부인이 데려간 것 같았고, 나머지 두명 중 덜취한 사람이 남아서 인사불성인 사람을 흔들어깨우고(깨우던 사람도 멀쩡해보이지 않았음) 이내 사장을 불러서 하소연하기 시작했다. 사장도 이런 진상들에게 질렸는지, 상위에 있던 소주를 뺏어서 가져갔다.
또 한동한 조용한 가 싶더니, 덜취한 사람이 만취한 사람 감당하기 힘들었는지 사장보고 119를 부르라고 시켰다. 한두번 불러본 것이 아닌듯, 사장은 마지 못해 119를 불렀고, 가게 내에 있던 다른 손님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만취한 사람때문에 119를 부른 다는 것이 말이 되는지, 우리쪽 테이블도 내가내는 세금이 아깝다는 등의 불만을 토해냈지만 꾿꾿이 불러내었다.
만취한 사람의 가족들도 어찌 알았는지 나오게 되었고, 구급대원분들이 가족들에게 몸이 아프면 119를 타고 가자고 하자, 가족들이 그냥 집에 데려가겠다고 했다. 물론 미안하단 말은 한마디도 없었다. 119는 부른 보람도 없이 다시 돌아가야됐다.
만취한 사람때문에 사람의 생명을 구해야할 119가 비싼 국민들의 세금을 들여 출동하고 사람들 뒤치닥 거리를 해야 했다는 것 자체가 참......씁슬했다.
상황 중 압권은, 구급대원이신 여성대원분가 젊은 남성대원분, 화가 날만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만취하사람에게 화내지 않고 집에 가셔야죠 선생님하면서 마루바닦에 무릎꿇고 신발을 신켜주었던 것,,,,나같으면 가게 밖에 내다 버려도 시원찮을 것 같은데 신발까지 신겨주시고....얼마나 화가났는지 울컥하기 까지 했다. 아버지는 덜취한 사람에게 이게 말이 되는 거냐고 다음부터 이딴 일에 119 부르지 말라고 화를 냈다. 119부른 분은 듣는 척도 안하고 무시하고 뒤돌아 앉아있었다.
후에 사장을 통해 알고보니, 술먹던 사람 중 만취한 사람이 경찰, 덜 취한사람이 구청장이라 하더라- 뭔가 익숙하게 119를 부른다는 상황 자체가 이해가 간다는 사실이 싫다.
........ 참고로 저는 성남시 중원구에 삽니다. 너무 좋은 동네죠?
그냥 그렇다고요.
나름 지위도 있는 사람들이 ㅉㅉ
요새 공무원들은 들어가기 힘들어서 똑똑한 편인데 저정도 연식의 공무원들은 참... 지금 국민들이 가지는 공무원들의 이미지를 만든 사람들. 역시 실망시키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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