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리뷰게시판에 아우토반에 관한글이 있어서 퍼왔습니다.
이곳 보배드림에 가끔씩 고속도로 1차로에 관한 댓글 설전이 많죠?
한번씩 읽어 보셨으면 합니다.....(머리속에 주행 상상을 하면서 읽으시면 효과 100%)
[핫이슈]아우토반이 안전한 세 가지 이유
조회 13955 2015.04.08 10:20
스케치북다이어리
속도 무제한 도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요즘 독일 아우토반은 제한속도 구간이 더 많은 편입니다. 최고제한속도는 도로의 상태에 따라 시속 100km/h에서 130km/h까지인데 이런 곳을 달리다 무제한 구간을 만나면 그 때부터 운전자들은 레이서로 돌변하게 됩니다.
10년이 넘은 소형차부터 최신의 스포츠카까지, 밟고 달리는 데엔 성능과 연식은 의미가 없어지죠. 남녀노소 누구든 스피드를 즐기고 싶다면 가속페달에 힘만 주면 됩니다. 이 속도 무제한 구간에서 차들은 보통 어느 정도의 속력을 낼까요? 편도 3차로 아우토반의 경우로 설명을 드려보면,
가장 느린 주행을 하는 오른쪽 끝차로는 시속 120km/h 전후가 보통입니다. 중앙 2차로는 140~160km/h 정도로 달리고, 추월차로인 1차로는 160km/h 이상으로 달릴 때 이용합니다. 시속 180km/h의 속도로 1차로를 달리고 있는데 뒤에서 번쩍번쩍 비키라는 신호를 보내는 건 흔한 일이죠. 250km/h 속도로 1차로를 스쳐지나가는 차를 보면 날아가는 것만 같고, 순간 점이 되어 사라집니다.
무지막지하게 달리다 보니 아우토반 사고는 큰 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입니다. 이처럼 과속(?)이 흔한 곳이니 아무래도 사고 빈도 또한 꽤 높을 거 같은데요. 하지만 의외로 독일에서 자동차 사고가 많은 곳은 아우토반이 아니라 제한속도가 100km/h 수준인 국도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생각만큼 아우토반에서는 사고가 많지 않다는 얘기인데, 무슨 비결이라도 있는 걸까요?
1차로는 추월차로
무조건 비워둔다
기본적으로 아우토반이나 우리나라의 고속도로나 1차로는 추월차로입니다. 추월할 때만 1차로를 이용해야 한다는 뜻이죠. 평상 시에는 비워둬야 하고, 내가 추월을 하기 위해 1차로를 이용하더라도 뒤에서 더 빠른 속도로 차가 달려 온다면 비켜 주게 돼 있습니다. 아우토반에서는 이 규칙이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죠.
그렇다면 제한속도가 있는 구간에서도 1차로를 비켜줘야 할까요? 간단합니다. 1차로로 다른 차가 제한속도를 넘겨 과속을 해도 그 과속과 1차로를 비워둔다는 원칙과는 충돌하지 않습니다. 두 가지는 별개 문제인 것이죠.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정상속도를 낼 수 없는 막히는 상황에서는 1차로도 어쩔 수 없이 차들로 빽빽히 들어찹니다. 이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무조건 1차로는 비워둡니다. 이게 왜 중요한지 두 번째 규칙을 보면 이해가 가실 겁니다.
우측 차로로 추월하지 않는다
제가 이 글 처음 시작하면서 무제한 속도구간에서 차로별 평균 속도를 설명드렸죠. 편도 3차로의 경우 맨 오른쪽이 가장 느리고 그 다음이 2차로, 그리고 추월차로인 1차로가 가장 빠릅니다. 이 차로별 속도 차이가 아우토반에선 무척 중요한데요. 이유는 오른쪽 차로로 추월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만약 2차로에서 시속 120km/h로 주행을 하고 있다면 3차로에선 이 보다 더 빨리 달릴 수 없습니다. 우리 생각엔 '급한데 그냥 앞질러가면 되지.' 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우측차로 추월금지 규칙으로 인해 이건 안됩니다. 1차로와 2차로 역시 마찬가지죠.
결국 차로별로 속도 차이를 두는 이유는 좌측차로로만 앞지르기를 해야 한다는 규칙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아우토반을 달릴 땐 우측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차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기 때문에 긴장감이 덜합니다.
비어 있다면 무조건 오른쪽 차로 이용
여기서 또 한 가지 중요한 내용이 있는데요. 독일 아우토반을 직접 경험하셨거나 혹 동영상 등을 통해 유심히 본 분들은 느끼셨겠지만, 아우토반은 좌측 차로들이 비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추월차로는 당연하고, 2차로 역시 비워둔 채 맨 오른쪽 차로를 이용해 달립니다. 왜 그럴까요? 위에 소개한 두 가지 규칙이 지켜지기 위해 그렇습니다.
제가 독일에서 처음 아우토반을 이용할 때였습니다. 편도 3차로 구간이었고 차들이 거의 없어 아주 한가했고 저는 습관적으로 비어 있는 2차로를 여유롭게 달렸습니다. 그런데 다른 차들은 대부분 3차로를 이용하고 있더군요. 저를 앞질러 가는 차들은 1차로를 이용해야 했는데 만약 제가 3차로를 이용했다면 굳이 1차로를 이용할 필요가 없었을 겁니다. 본의 아니게 민폐 운전자가 되고 말았죠.
비교적 터프하고 빠르게 운전하는 독일인들이지만, 잘 맞아 돌아가는 기계처럼 아우토반이 작동되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안전할 뿐 아니라, 또한 흐름이 매끄러워 같은 장거리를 운전해도 상대적으로 덜 피곤합니다. 여기에 운전의 즐거움은 덤으로 따라 옵니다.
아우토반이 잘 설계된 덕도 있겠죠. 하지만 어렸을 때는 부모로부터, 그리고 커서는 면허학원에서 철저하게 이론과 실기를 통해 교육받기 때문에 법을 지킨다는 느낌 보다는 자연스러운 일상의 문화가 된 듯 보여집니다. 이런 규칙이 우리 도로에도 잘 적용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안전하고 편안한 고속도로로 바뀔 것입니다.
히틀러의 제 3제국 시절 가장 먼저 건설된 아우토반 A5 전경. 사진=스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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