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직 설계자입니다.
남양연구소 직원아니구요. 현대기아/대우/쌍용 골고루 담당하고 있습니다.
차체설계는 아니구요. 외장부품류라서 차체데이터를 받아가며 설계합니다.
종종 보배드림에서 회자되는 얘기중에
"판넬이 수출사양과 내수사양이 다르기에 충돌테스트 결과가 다르다"
는 얘기를 보게됩니다. 틀린 말이기도 하고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아주 정확하게는
동일차량에서 내수/수출사양에 따라
판넬두께나 재질은 다르기 어렵고
도금이나 도장사양이 다를수는 있다. (도금도장사양은 저도 자세히 모름)
이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판넬구조는 하단 그림을 참고하세요..
제가 다니는 회사 자료는 아니구요. 구글링으로 가져왔는데 문제되면 글 내릴께요.
보통 판넬은 저렇게 구성되어있어요.
차체 상단은 ROOF PNL + REINF PNL 또는 강성BAR의 추가조합으로 구성되구요.
차체 측면은 SIDE OTR PNL+INNER PNL 또는 S/OTL PNL+INNER PNL+REINF PNL로 구성됩니다.
현대기아차가 사고난 사진에 쿠킹호일이라고 말씀하신 부분이 있는데요..
맞아요.. 최측면 도장되는 판넬은 SIDE OTR PNL이라하는데 이거 두께가 0.7t 밖에 안되요..
어 시바.. 존나 얇네.. 역시 현기차 하시겠죠?
아뇨.. 사실 자동차 회사별로 대부분 0.7t의 외장판넬을 두께로 씁니다. 이건 지엠대우도 마찬가지구요.. (신/구 라세티, 윈스톰,
올란도 0.7t 확인함..) 아 물론.. 쌍용 코란도 투리스모는 0.75t네요.. 차종별 특성에 따라 요구되는 사양이 다르다보니
조금씩은 두께가 다를수 있지만 회사별로 0.1t이상은 차이 나기 어렵다고 봅니다. 연비하고 직결되는 문제거든요..
외장판넬은 얇게 가고 거기에 스팟용접으로 INNER PNL이나 REINF PNL을 붙이게 되는데요..
얘네들이 1t 이내 두께 입니다. 보통은 두장이상 판넬 용접해서 덧붙습니다.
단순히 밋밋한 판넬에 붙여도 두께 총합이 3.0t 를 넘기기 힘들다보니
판넬마다 FORM`G이라는 프레스공정을 사용해서 오목볼록한 형상을 수도 없이 만듭니다. (사진 확대하면 보일수도있어요)
판넬 강성은 보통 여기서 판가름나게 되죠.
판넬 두께보다는 이러한 FORM`G 형상이 얼마나 많이 배치되었느냐에 따라 강성이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물론 기본적인 차체 레이아웃이 어떻게 잡혔느냐가 가장 크게 차량 전체강성과 직결되기도 하죠..)
기초적인 내용은 여기까지 쓸께요. 지루하기도 한 내용이고. 저도 프레스제품은 가끔하는지라 가방끈이 좀 짧아요..
http://tour.hyundai.com/#/h_plant/asan
위 링크는 현대차 아산공장 자동화공정 동영상입니다. 현빠소리 듣기 싫어서 쉐보레나 삼성꺼도 찾고싶었는데..능력부족이네요.
보통 대형판넬류는 현차공장에서 직접 프레스 찍습니다. 5천톤짜리 프레스구요.. ROLL로 된 원판을 받아서 블랭킹 포밍 피어싱
등 각종 프레스작업을 거쳐서 스팟용접-도장까지 일련의 공정이 로봇으로만 진행이 됩니다.
근데 동일 차종에 대해서 내수/수출용으로 구분지으려고 판넬두께나 재질을 이원화하게 되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건
몇가지 됩니다.
1. 프레스 공정 문제
: 기본적으로 프레스는 상하운동으로 움직이는 기계로 찍어내는 공정이구요. 판넬특성에 따라
프레스기계톤수가 달라집니다. 형체력이라고 하죠. 형체를 만들기 위한 힘 정도로 설명드릴께요..
프레스 두께나 재질특성 즉, 판넬 강성에 따라 필요한 형체력이 다르고 그걸 찍기 위한 시간 (싸이클타임)도 변화됩니다.
싸이클 타입이 몇초단위라도 늘어나면 전체 생산량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원가도 민감하게 변동됩니다.
단순히 기계적으로 쉽게 풀수있는 문제가 아니에요..
2. 외장부품-PNL 또는 PNL-PNL간 조립공차 문제
: 참으로 현기차 만큼이나 내외장 GAP/단차 문제에 신경쓰는 회사는 없네요. PNL-PNL간은 공차는 최대한 적게
가져가야 되는게 당연하죠. 외장경우에는 GAP이 너무 크면 뭔가 조립이 덜 되어보이고 작으면 노이즈나 도장손상문제가 있죠.
이 공차를 적게 가져가야 균일하게 품질이 나오는거구요.. 프레스공차+조립공차까지가 판넬에서 발생하는 공차로 볼수있습니다. 두께차가 0.05t라고 해도 좌우로 움직여도 0.1mm의 공차가 발생하는것이구요.. 눈으로는 별차이 없어보이지만
이 공차가 조립과정중에 더 커질수도 있으니 일단 이론적으로 최소화 시켜야됩니다. 재질이나 두께 이원화를 해버리면
이게 중구난방으로 발생해서 난리가 되죠.. 관리불가..
또. 외장부품-PNL간 조립공차도 커집니다. PNL에 직접 매칭이 되는 외장아이템중에 범퍼나 루프몰딩(지붕에 붙는 딱딱한거)
, SIDE GLASS (QTR GLASS, DELTA GLASS), GLASS 몰딩 등의 아이템은 T/SCREW나 CLIP으로 조립되는 부품입니다.
판넬두께가 달라지면 아이템 조립단계에서 조립불가 또는 조립난해, 단차발생 등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고객사 메일 미치도록 올껍니다.. 해결하라고 닥달..)
T/SCREW 조립아이템은 판넬에 딱 달라붙는 방식이라 판넬 두께에 따라 단차 (높낮이)가 달라지고
CLIP조립아이템은 조립성/탈거를 통한 A/S성 이 지장받게 됩니다. 단순히 0.05mm의 차이라도 공차까지 더해지면
꽤나 표 나는 수준이 됩니다.. 현차 Q/C에서는 0.2~0.3mm의 치수차이도 검수해내는 사람도 종종 있습니다..미치죠..
이런 GAP/단차에서 지엠대우는 좀 프리하죠.. 제차도 쉐보레 크루즈인데.. 내외장 GAP/단차 난리에요..
현기차면 NG치고도 남을 상황이지만 덕분에 저희는 일하기는 편하죠.. ^^ 쌍용도 마찬가지.. 크게 신경안써요..
아 물론.. GAP/단차 신경쓴다는 현기차들이 하나같이 인수받으면 왜 그따위냐.. 이러신다면..
글쎄요.. 할말이 없어요 전.. 데이터적으로 아무리 정교하게 잡고 GAP/단차 방지 형상을 머리털 뽑으면서 집어넣는다고 해도
조립라인에서 다소곳하게 조립하는 게 아니면 어쩔수 없는 문제죠.. 국내 어느 완성차든 조립라인 사정은 비슷해요..
다들 노조 있잖아요 ^^;; 자세하게는 저도 말씀하기 곤란해요.. 저는 비 노조원이라 ㅎㅎ
암튼.. 이러저러한 이유로 동 차종내 판넬 특성을 달리할수 없다는 거구요.. 이 모든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판넬두께에 따라 전용 프레스-도장-조립 라인이 별도로 필요하고 또한 외장아이템별로 전용 아이템이 필요합니다.
이는 금형이 별개로 있어야 된다는 것이고. 투자비가 2배로 든다는 얘기죠..
저는 이게 불가능하다 봅니다. 보통 아이템 오면 내수/수출사양에 대한 부품납품관리상으로 구분은 지어놓지만
별개로 두개를 설계해본적은 없네요.. 충돌테스트 최근에 했다는 JF도 JF/JFA라고 사양 구분은 되어있지만
형상을 비롯해서 모든게 동일합니다. 재료도요. 물론 그런경우는 있어요.. DM싼타페가 북미수출전용모델로 있거든요..
AN이라고 하죠.. 그 나라 기후나 규제, 선호도에 따라 북미전용 아이템을 만들수는 있어요. 내열온도가 높은 재료를 쓴다던가..
북미지역중에 극한의 사막에서 주행하는 조건도 있거든요..모하비 사막에서 방치해서 테스트 한 기억도 있네요..
그렇다고 판넬이나 차체 형상 전체가 변하는 일은 없습니다. 투자비 너무 들어요.. 차피 단종기한은 정해져있는데
투자하면 회수하기 빠듯할수도 있어용..
요즘...현기차가 욕먹는 거는
안전장치에 대한 내수/수출 차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가격은 뭐.. 쉐보레도 똑같이 올리잖아요 ㅠ-ㅠ)
뭐.. 틀린말은 아니죠.. 미국이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 대한 법규를 쥐고있으니까요.. 북미규정이 내수규정대비해서
좀 까다로운게 있죠.. DM싼타페가 신나게 발렸던 스몰오버랩분야도 북미에서 최근에 적용한 규정으로 알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대부분 국산차들은 답이 안나는 테스트 분야였죠.. 지금은 좀 대응하고 있겠지만..
보행자 규정도 굉장히 까다로워졌고 이에 대응할려고 국내 보행자 테스트 LEG도 정밀도 높은걸로 바꾸고 있습니다..
(일관절→다관절 형태).. 다 북미규정에 약간은 따라가고 있는거죠..
딱, 적은투자와 많은이익을 남길려는 어느회사든 가지고 있는 목표를 현차는 너무 정확하게 지킨다는 게 문제..
그리고 국내규정이 북미나 유럽규정에 비해 좀 헐렁하다는 게 문제.. 이 두 문제의 콜라보레이션이라 할까요?
국내규정에 딱 맞는 차량 만들고. 북미규정에 딱 맞는 차량 만들고. 오버스펙=낭비의 개념으로 보죠..
물론 예전처럼 탱크같은 차를 만들면 얼마나 좋을까만은..
지겨운 글 여기까지구요..
현까/현빠의 이중논리로 편 가르기하는 이 사이트 특성상 저는 어느정도 중립이라고 적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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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차는 쉐보레 크루즈 디젤이구요.. (이차도 PNL 0.7t ^^/국산 디젤슈퍼카죠..) 현빠가 아니라서 차까지 현대차는 안 샀어요..
나날이 돈 올려달라는 현차 귀족노조에도 반감이 큰 사람이기도 하구요.. 현빠 아님을 지속적으로 말씀드려요 ^^
장거리여행이 많고 회사 출퇴근길이 촌길+고갯길이라 차체강성이 덜 변하고 힘좋고 연비좋은
디젤차를 선호하게 되어서 구입했습니다.
뭐 벌써 여기저기 이음이 나고 썬루프도 간섭생기지만.. 뭐 어쩔수 없죠..
차체가 뒤틀렸구나 하고 다니는거죠 뭐....크루즈라고 탱크도 아니고..
다음아고라처럼 현까오너들만 있고 비판아닌 비난만 일색하는 곳에는 이렇게 시간들여 글쓰진않죠..
적어도 어느정도 지성인들이 모이신 보배니까.. 뭔가 기대하고 쓰기도 하고..
지루한글 / 짧은 지식의 글 시간들여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비난도 좋고 비판도 좋지만.. 비난해봤자 사람 기분이 드러워지고.. 여기서 현까현까해봤자
현기차에서 품질향상한다고 여기를 모니터링 할까요? ^^ 서로 윈윈해지는 비판을 해줬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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