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 톡톡의 공개일기장에서 발취한 글입니다. 읽어보니 이런 선행은 널리 알려 본이 되게 하는것이 좋다는 생각에 퍼 왔습니다.
요즘 살기가 팍팍하지만 또 그렇다고 모든것이 그런것이 아니더군요.
http://bbs.nate.com/BBS?p_bbs_id=bbs009&p_num=24071&p_actoin=qry
아니아나 항공사가 정부의 개입으로 파업이 일단락 된 이 시점에서
제가 격은 아름다운 승무원의 얘기를 좀 할까 합니다.
비행기 승무원은 아니구요. KTX승무원의 얘기 입니다.^^
평소 회사일로 출장이 잦은편인데요. 8월20일 오늘 아침 얘기 입니다.
어제 일을 보고 모텔에서 피곤한 잠을 청한뒤. 아침 8시50분 서울발 KTX에 몸을 싫었습니다.
대전에서 서울까지 50분정도 의자에 앉자 마자 잠시 눈을 붙이려고 했습니다.
앞쪽에서 왠 30대정도의 남자 한분이 걸어 왔습니다.
제가 앉은 자리까지 걸어 오신 그분은 손에든 표를 보며 자리를 찾으려는 것 같았어요.
한동안 제자리와 저의 옆쪽자리를 살피시던 그분..
(참고로 기차는 왼쪽 오른쪽으로 두좌석씩 있는거 다들 아시죠^^;;)
제 옆자리가 비어 있었지만 이자리는 아닌듯이 옆쪽을 살피 시더군요.
그쪽엔 자리가 다 차있었습니다. 아저씨 한분 나이드신 스님 한분.
잠시 망설이는 듯하던 그분이 스님의 어깨를 툭툭 치시시며 "음. 음" 하며 표를 내보이시더군요.
'왜 말로 안하고 툭툭 칠까' 하고 신기한 눈으로 옆쪽을 보고 있었습니다.
스님 역시 표를 꺼내 본인의 자리를 확인 하시더니.
"여긴 제자리가 맞는데요. 잠시 표좀 보여 주세요"
무슨말인지 잘 못알아 들으시는 듯한 그분이 망설이자. 스님은 표를 건네 달라는 몸짓으로
표를 받아들었습니다. 잠시 살피시던 스님...
"이자리가 아니시구요. 새마을 타셨어야 하는것 같은데"
하며 표를 건네 주었습니다.
어찌할바를 모르시던 그분 일단 저의 옆자리에 앉으시더군요..
안절 부절 못하시는 그분을 보며 잠시 생각했습니다.
정황을 보아 청각장애인 인것 같았습니다.
옆자리에 앉아 표를 손에 쥐고 안절 부절 못하시는 그분을 곁눈질로 살짝 보았는데
손에든 표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눈이 좋이 않은 저는 자세히는 보지 못했지만
표에 찍힌 두줄이 희미하게 보였습니다.
KTX 부산-대전 / 새마을 대전-수원
어떻게 도와 드려야 하나 잠시 망설이고 있었는데 저 앞쪽에서 여 승무원이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그분이 승무원 에게 "음. 음" 하며 표를 건네 셨습니다.
표를 건네 받고 살피시던 여승무원이 옆구리에 차고있던 파일에서 빈종이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빈종이를 찾았는지 볼펜을 꺼내 뭐라 적기 시작 하더군요.
잠시후 종이엔 다 적었는지 조그만 포스트 잍을 꺼내서 그곳에다가도 작은 글씨로 뭐라 적고,
포스트잍을 표에 붙여 주시더군요
그런후 그분에게 미소를 활짝 띄며 읽어 보라고 건넨 종이엔 정말 아름다운 맘이 담겨 있었습니다.
눈이 안좋은 관계로 자세히 보진 못했지만 여승무원이 쓴내용입니다.
- 대전역에서 내리셔서 수원행 새마을로 갈아 타시는걸 깜박 잊으셨나 봅니다.
타고 계신 KTX는 천안역을 지나치니깐요. 서울역까지 가셔야 겠네요.
앉아계신 자리에서 편하게 가시구요. 서울역에 도착하는 대로 수원까지
갈수 있는 열차를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요금은 물론 무료입니다." ^.^"
놀라셨을텐데 편한 맘으로 서울역까지 가세요.
더 도와 드릴 일 있으시면 언제든지 불러 주세요. -
정확한 내용은 아니지만 거의 맞다는 생각이 드네요.
특히 " ^.^ " 이부분은 정말 선명하게 기억나네요.
청각장애인인걸 파악한 그 센스와.
"안내 방송을 못들으셨네요" 라고 할수 있는데 청각 장애인이라는 걸 인식하셔서 그런지
"깜박 잊으셨나 보네요" 라는 말로 대신한 센스
승객이 놀랐을까봐 미소를 잃지 않던 승무원.
제옆자리에 불편한듯 앉아 있던 그분은 그제서야 긴장을 푸시고 편하게 앉으시더군요.^^;;
물론 직업적인 일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지만. 그순간 만큼은 세상 어떤 여자들 보다
아름다워 보이더군요.
서울역에 도착해서 기분좋게 내리시는 그분의 뒷모습을 보면서
KTX승무원의 아름다운 미소와 이쁜 글씨가 머릿속에서 지워 지질 않더군요.
정말 기분좋은 아침이었습니다. 물론 출근하는 발걸음도 가벼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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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도 제가 경험한 얘길 같이 느끼고 계시니 너무 고맙고 한편으론 뿌듯하네요.
기분좋은 맘으로 출근해서 아무 생각 없이 글남겼던 건데.. 물론 톡되길 약간은 희망했었지만
사실 안될줄 알았거든요.. 여러분들께서 궁금해 하시는 사항 추가로 몇개 적고 갑니다.
첫번째. 제가 탔던 열차는 위에도 써있지만
2005년 8월 20일 아침 8시 50분 대전에서 서울 가는 KTX구요.
두번째. 리플보니 여승무원을 찾았는지 이름도 나오던데(어떤 사람들은 아니라고 하고^^;;)
그 여승무원의 이름은 못봤지만요 인상착의를 말씀 드리면 다른 여승무원보단
키가 좀 작은 편이었습니다. 동양적인 미를 같춘.. 이정도 밖엔 기억이 안나네요.
직접 보면 찾을수 있을거 같은데 말로는 설명하기가^^;;
세번째. 제 핸드폰은 아직도 구식이라서..전화 걸고 받고 문자주고 받고 말고는
암것도 안되는지라(카메라.MP3,게임,등등) 찍고 싶어도 못찍었습니다.^^;;
네번째. 또 오해 하시는데.. 저 KTX랑 철도청이랑 아무 관계 없는 사람입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평범한 샐러리 맨입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다섯번째. 철도청 사이트가 아니라. 네이트 톡에 올렸던 이유는 아무래도 노출 빈도가
많으면 그만큼 여러분도 함께 제가 느낀걸 느끼고 지루하고. 답답한 요즘 세상에서
조금이나마 행복한 감정 함께 하고 싶어 그랬던 겁니다.
리플보니 어떤 분이 알아서 철도청에 남겨 주신거 같네요. 그분께 감사합니다.
이만 전 또 생활전선에 뛰어 들러 가야 겠습니다.. 리플 달아 주신모든 분들 감사 하구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