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차알못이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 차덕으로 거듭난 여자 사람입니다.
많은 고민을 거쳐 오늘 자동차 계약을 마치고, 주말에 인수를 앞두고 있습니다.
저의 네 달 동안의 시승기, 차량 구입 결정기를 후기로 써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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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타던 차는 2003년식 SM520V이었습니다…
명차로 소문난 녀석이지만
엄마가 타던 차를 오빠가 물려받고, 또 제가 다시 물려받으면서 차가 많이 상했더라구요.
오빠가 타던 차를 물려받긴 했으나,
주차장에 세워놓고 근 1년을 내버려 두다가 지하주차장에 가보니
본넷에는 고양이 발자국이 찍혀있고 (그 와중에 귀여워….)
배터리는 당연히 나갔고
여차 저차 배터리는 긴급출동으로 갈고, A/S센터에서 한 번 손 본 다음 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겨울에 접어드니까 차 상태가 메롱인게
1. 엔진에서는 탈탈탈타랕라탈탈탈 소리가 나고 (나중에 알고 보니 스티어링오일 누수)
2. 앞자리에서 전체 잠금 버튼 눌러도 뒷문은 말을 안듣고
3. 뒤 왼쪽자리는 창문이 안 내려/올라감. 그 와중에 차 키 열림 버튼 꾹 누르면 창문 5cm쯤 내려가는 건 또 들어서, 한 번 그렇게 창문이 내려가면 손으로 유리를 잡고 올려야 닫힘.
이렇게. (그림판으로 그렸는데 짱 잘그린듯)
심지어 자동 세차할 때 유리가 1cm쯤 열려있어서 대참사가 일어나기도…
그래서 2017년에는! 새 차를 사자! 고 맘먹게 되었어요.
2017년 2월 초에 결혼을 하게 되어서 남친이 -> 남편으로 승격되었고,
남편은 차덕차덕한 사람으로 꾸준히 저에게 차 교육을 시켜왔습니다.
(모트라인, 모터그래프, 모터리언, 오토뷰 유튜브 채널로 주로 공부를 함.)
사실 급하게 차 살 생각은 없었으나…
데이트겸 시승이나 다녀볼까 하고 신혼여행을 갔다오자마자 시승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결혼 후 2월 동안에는 여유가 좀 있어서 평일에도 시승을 좀 다녔는데, 3월부터는 주로 공휴일과 주말을 이용하게 됩니다.
처음 방문한 곳은 FORD였습니다. 두둥.
그 당시 꽂힌 차가 머스탱이었기 때문이었는데…
머스탱은 2015년 풀체인지 이후 넘나 이뻐져서 배기량이니 출력이니 토크니 하는 지식도 없는 상태로, 그저 이쁘다는 이유만으로 관심이 컸죠.
이랬던 못낸이가....
이렇게 이쁘게 똬앟!!!!
(실제 가격이나 브랜드 위치는 차치하고) 베테랑에서 재벌 2세 유아인이 몬 차니까 고급차임!!
이라는 생각도..하면서…
또… 지금 아니면 언제 타보겠어!! 하면서 오픈카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현실적으로 구매 가능한 오픈카라면 미니 컨버터블과 머스탱 컨버터블 정도가 있었습니다.
근데 미니는 디자인이 제 취향이 아니었어요.
차가 차 다워야지!!!
그리고 제 친구가 미니를 탔기 때문에 왠지 겹치는 건 싫고요…
우연히 남편과 팔당댐 쪽에 캠핑컨셉 고깃집 (아시는 분은 아실 듯) 갔을 때 본
하얀색 머스탱 컨버터블은 진짜 정말로 넘나 예뻐서
내 첫차는 (SM5는 튜토리얼임) 머스탱 컨버터블로 해야지!! 하고 맘먹은 상태였습니다.
예쁩니다!!!!!!!!!
시승 예약을 하고 집 근처 포드자동차를 방문했습니다. 평일 낮에 가서 굉장히 한가했어요~
머스탱을 산다면 2.3을 생각하고 있었으나, 준비된 차량은 5.0GT였습니다.
앞코도 길고 (롱노즈..라고 표현한다고 합니다만)
(참고로 ‘앞코’는 여자들이 구두 앞부분을 부를 때 쓰는 용어입니다)
인테리어도 클래식한 게 내/외관은 정말 맘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왠걸, 시승을 해보는데 차가 너무 뭐랄까… 부담스럽더라구요.
차고가 낮은데 앞코가 기니까 시야도 안좋고, 시끄럽고 (부와아앙), 진동도 있구요.
그 당시에는 저는 엔진 시끄러운 건 페라리 할아버지가 와도 싫었기 때문에 (<-하지만 이 생각은 시승을 거듭하면서 변하게 됩니다)
제 첫 드림카였던 머스탱은 목록에서 지워지게 됩니다.
당시 전시장엔 익스플로러가 전시되어 있었어요.
3열까지 있는 거대한 가솔린 SUV 익스플로러.
포드 전시장에 간 2월의 그날, 저에게 익스플로러는 들어본 적도 없는 자동차였습니다.
실내에서 본 흰색 익스플로러는 제게 너무 크게 느껴졌고
그릴에 사각형이 박혀있는 모양도 왠지 징그럽고 암튼 맘에 안들었었는데
나중에는 또 익스플로러가 맘에 들어서 시승까지 해보게 되니까…
자동차에 대해 지식이 늘어나고 관심이 늘어날수록 중점으로 두고 보는 시각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서 같은 날, 포드자동차 바로 옆에 있는 렉서스 전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렉서스의 디자인은 (이때까진 제가 거의 차알못이었으므로 차를 고르는 기준은 오로지 디자인)
처음에는 과격하게 느껴졌는데
자꾸 보다보니 이쁘더라구요.
제가 로봇물을 좋아하는데
건담같기도 하고.. 일제 자동차라니 튼튼하고 장인정신 들어간 것 같고 막…
게다가 하이브리드라니. 연비도 좋다 그러니까 한 번 타보자! 해서
NX300H를 타보게 됩니다.
모트라인 리뷰에서 가족용으로 NX를 구매하셨다는 차주분의 후기도 맘에들었고
(비록 노사장은 대차게 NX를 깠지만… 노사장한테 까이는 차니까 오히려 좋은 차일 것 같은 그 느낌 아시려나…)
상위트림에는 화장거울에 스마트폰 무선충전기도 있는 세심함,
내구성 하나만큼은 끝내준다는 일본차에 대한 믿음
이런 걸로 좋은 인상을 갖고 있었어요.
SM5를 오래 타면서도 잔고장 없이 차가 잘 나가는 데서 오는 믿음도 한몫했구요.
렉서스 딜러분이셨던 김모 대리님은 진짜 친절하셨어요.
본인이 차를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딜러 길로 들어셨다고 하셨는데
이런저런 차에 대한 잡담도 많이 나누고,
그 뒤로 렉서스를 무려 2번 더, 총 3번이나 찾아갔는데도
항상 친절히 대해주시고 설명도 잘해주셨어요.
거의 95프로 NX로 맘을 정하고 있었다가… 마지막에 바뀌는 바람에 결국 인연을 맺지는 못했지만 아직도 정말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귀찮게 해드려서 죄송해요ㅜㅜ
혹시 다른 회사 차를 사게 되더라도 자기가 아는 딜러들이 많으니까 소개해 주시겠다고까지..
실물로 본 NX는 정말 예뻤어요. 렉서스의 소닉티타늄 색깔은 정말 예쁜 것 같아요.
요즘도 길 가다가 소티 NX가 있으면 심쿵해요.
포드 머스탱을 타보고 난 직후에 NX를 타는데
와 진짜 시야가 무슨
SUV의 시야라는 게 이런거구나 실감했습니다.
SUV는 처음 몰아본 거였는데… 사이드 미러도 넓직한 게 처음 몰아보는 차인데도 마치 10년 탄 내차마냥 편안했습니다.
정차시에는 시동이 꺼진거 아닌가 하는 조용함도…
스탑앤고도 아니고, 그냥 서있는건데 정말 정.적.이 흐르는 고요함이었어요.
머스탱이 겨울날 찬바람부는 언덕 같은 느낌이라면
NX는 따사로운 햇살이 드는 봄날의 앞마당 같은 느낌.
근데 한 가지가 걸렸어요.
하이브리드다 보니, 브레이크를 밟을 때 모터 충전을 하면서 휘우우웅~~하는 소리가 나더라구요.
차에서 나는 게 아니고 컴퓨터, 전자제품에서 나는 거 마냥
이질감이 드는 소리였습니다.
딜러분은 NX300H (하이브리드 모델)와 200t (일반 가솔린 모델)의 판매비율이 거의 9:1이라면서
이 소리는 타시다 보면 익숙해질 거라고 하셨는데
브레이크를 밟을 때마다 같은 소리가 나니까 자꾸 신경이 쓰이고…
고음의 희요오오오옹~~ 이다보니 자꾸 신경이 쓰이고..
신경이 쓰여서 일단 NX는 보류해 두기로 했습니다.
차 구매가 급한 게 아니었으므로..
그리고 시승 다니는 게 짱 재밌더라구요?
커피 한 잔 하면서 이런저런 설명도 듣고
공짜로 새차 몰아볼 수 있고…
천천히 다른 차들도 시승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첫 시승을 마쳤습니다.
다음 시승기 벤츠 E200과 재규어 XF로 이어집니다~
설마 시리즈물인가요?
설마 시리즈물인가요?
남편분이 일러주시던가요 보배는 시리즈로 올리라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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