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맨들이 웅성거린다. 그들은 기아 그랜드 카니발 리무진을 함께하고 싶은 성공 파트너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한 달 담뱃값 정도면 일년 세금을 몽땅 낼 수 있는 매력이 크다
기아가 오래간만에 특별하고 괜찮은 매물을 내놓았다. 이번 기회를 잘 이용하면 특급 호텔 수준의 스위트 룸을 평생 내 명의로 등기할 수 있다. 명칭은 그랜드 카니발 리무진. 알다시피 브랜드 가치나 품질은 이미 카니발 시리즈를 통해 검증 받은 물건이다. 물론 완벽한 새 모델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따라서 기존 카니발에 특별한 옵션을 더한 리모델링 버전으로 이해하자. 어쨌든 새차 개발비가 빠져서인지 일반적인 리무진 버전의 기준시가보다 싸게 나왔다. 만약 이 정도를 수입산으로 분양 받으려면 최소 7천만 원 정도를 준비해야 하고, 엄청난 관리비도 감당해야 한다. 하지만 3천만 원 후반대로 그와 버금가는 옵션과 편안함을 생각한다면 굳이 계산기를 두드려보지 않아도 실익이 따져진다.
우선 기존 그랜드 카니발과는 조금 다른 외관이 살펴보자. 전체적으로 호화 요트를 연상시키는 익스테리어가 돋보인다. 그것은 앞 유리창 위까지 돌출된 루프 디자인 덕분이다. 물론 제작사의 언급에 따르면 공기저항을 고려한 설계라고 하니 소음이나 저항 문제 등은 안심하도록 하자.
앞 범퍼 아래 에어 스커트를 더해 멋과 기능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사이드 스커트는 발판 기능까지 겸해 스타일과 실용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물론 이것은 뒤 범퍼 아래까지 이어진다. 여기에 두 줄 무늬가 보디를 가로지르며 보다 세련된 스타일을 강조한다.
실내는 심할 정도로 농도가 짙은 베이지 색 물결이다. 안정감과 더불어 화려함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천장에 우드그레인을 둘러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인테리어 구성은 기존 그랜드 카니발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리무진이라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드라이브 환경이 우수한 탓에 운전하는 데는 전혀 불편함이 없다.
실내에서는 거실용 고급 소파를 그대로 차 안으로 옮겨 놓은 듯한 시트가 돋보인다. 가죽은 매우 두꺼운 볼륨감을 자랑한다. 그리고 깊고 굵은 주름이 살아있어 눈으로만 봐도 얼마나 훌륭한 쿠션을 지녔는지 알 수 있다. 특히 엉덩이를 깊게 파묻고 앉으면 등과 허리가 시트에 착 감기면서 마음이 한층 차분해진다. 그래서 같은 카니발이라 해도 리무진을 운전하면 피로가 훨씬 적다.
11인승 차체를 바탕으로 만들어 공간 활용도는 훌륭하다. 시트 구성은 11명 모두가 넉넉하게 탈 수 있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4열을 접고 3열을 뒤로 보낸 후, 2열을 180도 돌려놓으면 2열과 3열이 마주보면서 간단하게 회의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이때는 성인 두어 명이 걸어 다녀도 될 만큼 넉넉하다.
늘어난 루프 공간 덕분에 실제보다 훨씬 넓어 보이는 장점이 있다. 기본적으로는 그랜드 카니발 최고급 모델에 달리는 옵션을 달고 나온다.
여기에 리무진에 더해지는 몇 가지를 살펴보자. 우선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위치한 센터콘솔을 주목하자. 차를 몰 때는 편안한 팔걸이지만 2열에서 보면 DVD 플레이어와 무드 등 조절버튼, 그리고 작은 냉장고 기능을 하는 등 다용도 박스로 쓰인다. 그리고 1열 시트 뒤에 간이 테이블을 마련해 컵이나 간단한 메모지 등을 올려놓을 수 있다.
천정에는 LED 타입의 무드 조명을 달아 은은한 실내 분위기를 연출하고 12인치 LCD 모니터와 우퍼 스피커를 달아 뒷좌석에 앉아 여유롭게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2열과 3열 사이 모두 네 개의 독서등을 달고 프라이버시 보호 차원에서 운전 공간을 제외한 모든 윈도우에 주름식 커튼을 달았다.
여기서 이 모든 옵션보다 훨씬 매력적인 이유를 말하자면 과세기준이 11인승 승합차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일년에 내는 세금은 고작 6만5천 원. 그리고 디젤 엔진으로 달리다 보니 경제성도 만족할만한 수준을 보인다.
보디 컬러는 오션 블루와 밤하늘 색 두 가지. 레저용으론 파란색이 어울리고, 비즈니스맨에겐 검정 컬러를 추천한다. 여유로움과 화려함, 그리고 경제성을 갖춘 분양가는 리무진 GX가 3천900만 원, GLX는 4천200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