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과격한 시위는 처음 봅니다. 꼭 전쟁터에 와 있는 것 같았어요.”
맥아더 동상 철거를 주장하던 시위대의 대나무봉에 맞아 왼쪽 눈을 크게 다친 문정현(21·사진) 상경은 “도저히 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인천 자유공원에서 경찰이 시위대의 동상 접근을 막자, 시위대 일부가 전투경찰들에게 쇠파이프와 대나무봉을 휘둘렀다. 이 과정에서 맨 앞줄에 서서 방패로 맞서던 문 상경은 대나무봉에 왼쪽 눈을 찔려 대나무살 조각이 박히는 사고를 당했다.
“눈에 맞는 순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곧바로 동료들에 의해 실려갔지요.”
그는 병원에서 눈꺼풀 다섯 바늘과 눈 안쪽 다섯 바늘을 꿰매는 수술을 받았다. 그는 이틀째 눕지 못한 채 정좌(正坐) 상태로 잠을 잤다. 병원에서 “눈 쪽에 피가 몰리면 안된다”고 주의를 줬기 때문이다. 그는 진압 도중 오른쪽 눈도 대나무봉에 맞아서 시야가 흐릿해 눈앞에 있는 사람이 3~4개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 11일 맥아더 동상 철거 요구 집회의 주최자와 폭력을 휘두른 시위자들을 사법처리하기로 했다. 인천중부경찰서는 13일 집회를 주최한 전국민중연대 상임대표 정광훈(66)씨 등 집회 주최자 5명 중 4명에 대해 1차로 출석요구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16일까지 자진 출석하지 않을 경우 2·3차 출석요구서를 보내고, 그래도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