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글을 쓰기 전 저는 의경출신임을 미리 밝히고 가족 중 경찰관이 있다고 말씀드리고 글을 올리겠습니다.
안전벨트 단속되었다는 글을 읽고 댓글을 보니 경찰관이 단속을 한쪽만 한다는 내용의 댓글을 많이 봤습니다.
의경시절 당시 경찰관들을 도와 범법차량 단속을 종종 했었습니다.
여기 계신 교사블 형님들 생각처럼 단속이 쉬운게 아니에요.
의경 나오셔서 이 업무를 해봤던 분들은 아실겁니다.
일단 오토바이 한대만 지나가다가 단속되서 적발한 것은 논란이 없으니 논외로 하고, 오토바이 두대가 헬멧을 안쓰고 지나갔다고 칩시다.
첫번째 반발은 왜 두대 다 안잡고 한 대만 잡냐는 겁니다.
이에 대한 제 설명은 오토바이 두대 전부 잡으려면 순찰차 한대로 어떤 방법을 써야 두 대를 다 잡을 수 있을까요?
오토바이 헬멧미착용을 단속하기위해 그 인근에 있던 순찰차를 전부 동원시켜 추적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왜냐하면 신고도 출동해야하거든요.
그렇다고 오토바이헬멧 미착용, 안전벨트 미착용, 신호위반 차량들을 단속 안할수도 없지않겠습니까?
현실적으로 모든 차량을 단속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특히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보배드림형님들처럼 경찰지시에 젠틀하게 따라주시는지 아십니까?
정말 10대 중 5-6대는 전부 도망갑니다.
어차피 차로 지들 못잡을거 알고 불법유턴하고 골목길, 인도로 도망갑니다.
자동차로 그런 오토바이를 잡을 수 있을까요?
오토바이 헬멧 착용 안한 사람 잡자고 경찰이 무리하게 사고 야기하면서까지 오토바이 따라가지 않아요.
그러다 사고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크지요.
살인범 검거하기 위해 추격하는거랑 오토바이 헬멧미착용 검거하기위해 사고를 감안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추격하는것은 비교할 수 없을정도로 다른 상황이며 오토바이헬멧 미착용을 그렇게 추격할 의미가 없는겁니다.
그리고 두번째.
경찰이 단속을 위해 차량정지를 지시하였고 정지까지는 순순히 했다 칩시다.
그 사람들이 보배형님들처럼 젠틀하게 아이고. 제가 어쩌다보니 안전벨트를 안하게되었네요. 다음부턴 꼭 해야겠습니다. 하고 매너있게 말씀하실 줄 아시죠?
형님들은 그렇게 매너있으니까 매너없는 사람을 상상하지 못하는 겁니다.
대부분 사람들 계속 봐달라 봐달라 봐달라 몇십분 동안 말씨름합니다.
근데 그렇게 말씨름 하는 도중 헬멧미착용 오토바이가 휭 하고 지나갑니다.
그럼 말씨름 하는 사람한테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고 오토바이 쫓아가면 처음 단속된 사람이 가만히 있을까요?
십중팔구 도망갑니다.
그럼 경찰 한명만 남고 한명이 쫓아가면 되지않느냐구요?
경찰 한명만 있을 때 경찰관 공격하고 도망가는 사람도 더러 있습니다.
형님들 차에 메달린 경찰관 동영상 보셨을 겁니다.
그런 상황을 막기 위해 경찰은 2인1조가 원칙입니다.
경찰관들의 생명을 서로 지키기위해서요.
그리고 단속된 사람들이 봐달라고 계속 하다가 안봐주면 바로 욕날아옵니다.
"에이 씨발. 사람들이 유도리가 없네", "x새들 개x끼들" 등등 생판 처음보는 경찰관한테 욕을 합니다.
그들이 내는 세금으로 경찰관이 월급을 받는다고 그들에게 갑질하면 안됩니다.
의경 때 파출소 지원근무 나가면 주취자한테 온갖 썅욕을 먹습니다.
부모욕, 자식욕까지 먹습니다.
정말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사람들을 제지하는 직업이니 제지당하는 입장에선 기분나쁠 수 있습니다.
형님들도 직업이 있는 것처럼 그들도 그게 직업이니 어쩌겠습니까?
형님들도 거래처 직원한테, 사장들한테 갑질당하면 기분나쁘시죠?
경찰관들도 똑같을겁니다.
그들의 직업이 어쩔 수 없이 강제력을 행사하고, 단속하고 제지하며 검거하는 직업이라 제지당하는 입장에선 반감을 사는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은 합니다.
허나 경찰관들도 감정이 있는 사람이며, 한 부모님의 소중한 아들,딸이고 한 여자의 소중한 남편이며, 한 아이들의 소중한 아버지입니다.
여러분들과 똑같은 사람입니다.
정말 제지당하는게 짜증나고 싫고 화가난다면,
본인이 먼저 신호위반하지 않고, 안전띠를 메면 되고, 헬멧을 착용하고 운전하면 됩니다.
법으로 정해져있는 것을 어기니 경찰관이 다가와 제지하는겁니다.
그들도 법을 집행하는 기관으로써 어쩔수 없는거죠.
그냥 의경출신으로써 경찰관을 옆에서 지켜봐왔고 간접적으로 그들의 업무를 경험해봤으며, 경찰관 가족의 한 사람으로써 글을 써봤네요.
기분 나쁘게만 읽지 말아주셨음 좋겠습니다.
내일은 기분좋은 일요일입니다.
비가 온다고 합니다. 우산들 챙기셔서 비맞는 일 없으시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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