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에 올라있는 서울법대생의 충고 글을보고 또 글을 올려볼게.
그 글 좋다면서, 역시 설대생은 다르다며 칭찬하는 많은 댓글들을 보니 글을 안쓸수가 없네.
다른건 모르겠고, 인생의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꿈을 이루기 위해 모든 유혹을 물리치고 아침부터 밤까지 오직 목표달성만을 생각하며 노력하며 하루하루 지내는 것이 "인생을 알차게 보내는 것" 이라는 생각에 동의할수 없어.
도대체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른 모든것을 접고 오직 목표달성에만 올인하는 삶이 알찬 삶이 라는 정의는 누가 내려준거지?
아무도 본적은 없으나 하늘위에서 살면서 항상 우리얘기를 듣고 있다는 그 미스테리 노인넨가?
여기 어떤 가장이 있어.
뭐 어렸을때는 나름의 원대한 꿈이 있었겠지. 대통령이나, 판검사나 의사나 스타연예인이나..
그러나 글올린 설법대생같은 소위 알찬인생을 보내는 인간들 덕분에 경쟁에서 밀려나, 지금은 조그마한 회사의 평범한 직장인 생활을 하고 있는 샐러리맨이야.
경쟁에서 밀린것은 설법대생의 논리에 따르면 "게을러서"야.
머리가 나쁘면 두세배의 노력을 더하고, 경쟁자 보다도 더 완벽한 목표에의 몰입을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던거지.
결국 "게을러서"지.
설법대생의 얘기에 의하면 인생을 개낭비한거고.
그런데 그친구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이 즐거웠어.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부모님께 "교육받아서" 알고는 있었지만,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즐거웠지".
물론 학생의 본분은 공부니까, 공부를 등한시하며 그랬다며는 욕먹을 놈이었겠지만, 최소한 남들 하는 정도는 했어.
물론 설법대생의 시각에서는 "논" 거겠지만.
그래서 중간정도의 대학에 갔고, 거기서 동아리 활동, 여행, 유흥문화 등을 겪고 알게되지.
물론 1학년때부터 아침부터 밤늦도록 도서관과 함께하는 소위 "알찬인생"을 보내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그친구는 그렇게 까지는 하고 싶지는 않았지.
부산 사직구장에 가서 부산야구팬들의 열기를 느껴보고, 대학로의 소극장에서 연극공연도 보고, 한창 인기있는 스타도 즐기고...
그렇다고 그런거만 하느라 공부를 게을리 한것은 아냐.
최소한 자신이 해야할 것들은 하면서 지냈지.
물론 설법대생의 눈으로는 매우 인생을 개낭비하고 있는 것이겠지만.
설법대생이 자긴 할수 있는 능력자지만 안했다고 자랑하는 대표적인 인생낭비인, 소개팅 미팅등에 나가면서 여러 여자를 만나보고 사귀어도 보고 그러면서 여자라는 존재를 알게 되고, 그러다 결국 지금의 와이프를 만나게 되어 수년의 사귐끝에 결혼을 하게되었지.
중소기업에 들어가 샐러리 맨이되어 대출을 낀 작은 집에 살면서 출근시간 두시간이나 걸리는, 사람들이 잘 알지도 못하는 작은 회사에 다니지만, 퇴근후 지친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가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사랑하는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안아플 이쁜 자식이 기다리고 있지.
주말에는 아내와 애들을 데리고 근처의 공원에 갈 계획이야. 이번에 새로 장만한 똑딱이 디카로 가족사진을 많이 찍어 둘 계획이거든.
어렸을때의 근사하고 원대한 꿈 같은것은 잊어버린지 오래야.
하지만 그딴거 아무래도 상관없어.
아내가 정성껏 싼 김밥을 들고 아이와 공원을 산책할거고, 아이가 좀더 자라면 함께 스타를 하면서 재밌게 보낼거야.
부산 사직구장에서 느꼇던 뜨거운 함성과 열기를, 대학로 연극무대의 감성과 열정 등등 젊은 시절에 느꼇던 감동과 열정을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다시 느낄거야.
비록 차는 벤츠가 아니고 집은 강남에 있지도 않고 판검사도 아니지만, 소시민으로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며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건강하게 행복하게 지낸다면 더 바랄 것이 없는 거야. 그게 꿈이지.
자..
다시한번 물어볼게.
모든것을 접고 오직 목표를 향해서만 올인하는 것이 알찬 인생이라고 누가 정의해준거지?
내가 스타를 두시간 한것이 게으른것이고 인생낭비라는 판단은 누가 내려주는 거지?
재벌회장이 가진거 전부와 바꾸고 싶다는 "젊음"을 가지고 있는 저 설법대생은, 그런 귀한 자신의 젊음의 시간을 골방에 처박혀 아침부터 밤까지 공부에 매달리는 것을 "알찬 인생"이라고 합리화 하고 있어.
저 친구가 서른이 넘어 원하던 것을 이루었다고 치자고.
그럼 그친구가 잃어버린 20대의 젊음의 시간은 판검사라는 자신의 직함이 보상해 줄것이라고 생각해?
ㅎㅎ 절대 아니지.
다른 친구들이 이쁜 여성들과 해변으로 공연장으로 산으로 돌아다니면서 젊음을 즐기는 것을, 저 친구는 그런건 인생낭비, 게으른짓 이라며 깍아내리며 자신의 금욕주의 수도승생활에 가치를 부여하는 거야.
글이 많이 길어진거 같으니 마무리좀 할께.
누구나 인생은 한번 뿐이고 한번 지나간 시간은 다시 오지는 않아. 누구나 알고 있지.
되돌릴수 없는 주어진 시간을, 어떤 목표를 위해 몰빵을 하는것도 나쁘지 않어. 목표가 절실하면 그래야겠지.
하지만 삶을, 인생을, 풍요로움으로 가득채워가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야. 주위사람들과 함께할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
니체가 그러자고 했고, 이휘재는 자신의 묘비에 잘 놀다 갑니다~ 라고 새길거라고 했어.
선진국에서 근로시간 준수를 엄격히 하고 개인생활을 중시하는 것도 다 그러한 점의 실천이야. 웰빙을 하겠다는 거지.
물론 허구헌날 놀고 지내라는 말은 당연히 아니야.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그러라는 거지.
단지 설법대생처럼 경쟁자를 꺽기위해 인생을 한가지에 몰빵하는 그런짓은 지양하라는 것이지.
하루 종일 스타만 몇달 몇년을 한다? 그건 욕먹어야지.
선택의 여러분의 몫이야.
판검사가 중요하면 인생을 그쪽으로 몰빵하면 되.
그렇지만, 삶을 풍요롭게 채우는 행위들을, 저 불쌍한 법대생처럼 경쟁에서 탈락한 루저취급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았으면 해.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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