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외곽순환고속도로를 타고 집으로 오는 길이었습니다.
140 정도로 2차로를 순항하면서 새로 산 이승철CD를 흥얼거리며 듣고 있었죠.
룸미러로 보이는 뒷시야는 깨끗했고 뒷 차량들과의 거리는 아득할 정도로 멀었습니다.
서하남IC에서 올라온 BENZ-E가 3차로에서 속도를 서서히 높이는 걸 우측 사이드미러로 보면서
좌측 사이드미러를 슬쩍 확인하는 순간!!!
마치 카메라 플래쉬가 터진듯한.. 갑자기 등장한 푸른 불빛..
"뭐지?"라고 생각할 겨를도 없었습니다. 이미 저를 지나쳐 너무나도 빨리 멀어지고 있었으니까요.
carrera GT였습니다.
정말 그 때 제가 느낀 건 마치 저는 정지되어 있는 게 아닌가 싶은 겁니다.
도저히 제가 달리고 있다는 생각이 안들더군요. 그냥 멍~했습니다.
"아차! 이럴 때가 아니지! 저 사운드를 들어야 해!" 오디오를 끄고 창문을 열었습니다.
유입되는 바람을 느끼고서야 저도 분명 달리고 있다는 걸 상기하게 되더군요.
그 엄청난 사운드.. 순간 기분이 아득해 지더군요.
가을 밤하늘에 울려퍼지는 트럼펫 연주같이.. 너무나 아름답게 들렸습니다.
GT의 후미등이 정말 별빛처럼 보이는데도.. 이제 보이지 않는데도.. 사운드는 계속 울려퍼졌습니다.
정말 강한 것(빠른 것)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태생이 다른.. 일반 차량과는 전혀 다른 영역에서 달리는 차량들.. 너무 멋졌습니다.
P.S.
제가 글을 잘 못 씁니다만 그냥 어제의 제 느낌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carrera GT.. 많은 분들의 드림카 목록에 포함되어 있을테니까요.
차값이 8억을 넘든.. 제로백이 얼마든..
길에서 고성능차량을 만난다는 건 즐거운 일임이 분명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