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사정(석달간 운행거리가 1000Km도 안됨)으로 지금까지 잘 타던 레이싱을 처분할려고 근처의 중고차 매매상에 차를 가져가봤습니다.
7-8명 정도의 딜러들이 제 차로 모여들더군요.
그러면서 이것저것 물어봅니다.
"XD군요..몇년식이죠?? 운행거리는...??"
"옵션은 어떻게 되나요??"
"이야..썬루프, 운전석, 조수석, 측면 에어백까지 있네..풀옵션이구만."
"휠 한지 얼마 안된 것은데..광이 번쩍번쩍 한 것을 보니..타이어도 얼마 안됐고.."
여기까지는 분위기 좋았습니다.
그러나...
"헉!!! 스틱이네!!! 요즘 스틱차 찾는 사람 없어요."
"그리고 가운데에 이상한 게기판이 달려있네요. 투스카니처럼."
"이 차 2.0 레이싱인데요."
"헉..2.0???"
그러면서 뒷유리창의 연비표시스티커를 봅니다.
"정말로 2.0이네...이거 첨 보는 엑스딘데..."
"그런데 XD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1.5나 1.6을 원하기 땜에 아무리 배기량이 높아도 가격을 생각했던만큼 받을 수 없는데....얼마를 원하시나요?? 저도 2.0 아반떼를 산 적도, 팔아본 적도 없어서 얼마나 받아야 할지 모르겠거든요."
결국 가격을 엄청나게 후려치더군요.
그러면서 다음 차는 뭘로 할 거냐고 물어봅니다.
엘리사 6단 수동이라고 답하니....이 말 한마디 합니다.
"그 차가 가격 젤 많이 떨어지는 찬데...후회할거예요. 투스카니 살려면 차라리 2.0으로 하세요."
** 대학 때 아버지께서 첨으로 차를 사주셨을 때의 맘으로 차를 선택하면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듭니다. 그 땐 주제 넘게 차종을 맘대로 선택하기도 힘들었지만,
그저 잘 굴러만 가면 된다고 생각했지요. 다만 경차는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다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차를 한번 바꾸고, 동호회 활동을 하다가 튜닝의 세계에 입문했는데 엔진 하나 날려먹은 후, 무겁고 배기량 딸리는 차들을 싫어하게 됐고, 결국 또 한번 바꾼 차가 레이싱입니다.
소나타, 토스카, 로체, 뉴SM5 등 다른 2000cc 중형차종을 몰아보면 2.0 준중형에서 느낄 수 있는 박력이 없어 죽어도 타기 싫고...그러다 보니 고를 수 있는 차가 얼마 없네요. 소나타면 3.3, 토스카는 2.5 정도는 되어야 탈만 할 것 같고...그러면 다시 또 이런 악순환이 계속 될 것 같고....에혀..언제쯤 철이 들런지...돈 벌어서 BMW나 벤츠를 사도 M이나 AMG가 아니면 불만족 할 것 같다는...차라리 보배드림에 안들어오면 차를 보는 시각이 변할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