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29와 독파이팅을 하는 FA-50??
농담이구요.
국적마크를 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폴란드 공군입니다.
전세계에서 Mig-29와 FA-50을 함께 보유한 유일한 나라죠.
폴란드는 급증하는 러시아의 군사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의 방산물자를 대거 수입하고 있는데요.
FA-50 역시 그 중 하나입니다. 얼마나 급했으면 우리가 쓰는 FA-50 사양(일명 block10)을 그대로 사갔죠. 전투기 같은 고가의 무기체계를 도입할 땐 자국의 상황에 맞게 사양을 조금씩 바꿔 주문하기 마련인데, 그렇게 되면 개발 및 제작기간이 길어지니 일단 도입하고 추후 개량하기로 한 겁니다.
덕분에 불과 1년 3개월만에 1차분 12대를 납품완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합니다.
참고로 이 12대는 폴란드형을 뜻하는 FA-50PL이 아니라 FA-50GF, 즉 Gap Filler로 불립니다. 다만 이들 기체도 추후 PL형으로 개량될 것이라 해요.
그런데 이 FA-50GF는 우리의 FA-50과 다른, 조금 특별한 부분이 있습니다.
한시가 급하다고 우리의 FA-50을 그대로 사갔다면서 뭐가 다르다는 거냐...하면,
바로 가짜 캐노피(false Canopy)가 있다는 겁니다.
'가짜 캐노피'라 하면 뭔가 있어보이지만,
실은 대단한 것은 아니며 사진 속 FA-50의 기체 하면에 보이는 검은 도색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좀 잘 보이죠?
다 그려져 있습니다.
가짜 캐노피는 말그대로 가짜입니다. 보는 이로 하여금 캐노피인 것처럼 헷갈리도록 그려놓은 도색입니다.
캐나다 공군의 CF-18인데요. 왜인지 캐나다 공군은 이 가짜 캐노피를 아주 애용합니다. 호넷인데 가짜 캐노피가 있다? 그럼 십중팔구 캐나다 공군입니다.
온갖 성능좋은 레이더에 광학탐지기가 판을 치는 21세기에 저게 뭐하는 짓이냐.. 싶지만, 의외로 효과가 있다고 하네요.
물론 WVR(가시거리 전투) 상황에서요. WVR은 쉽게 말해 독파이팅을 말합니다.
사진 한 장 볼까요?
가짜 캐노피를 그려넣은 미 공군 A-10의 모습입니다.
이런 유치한 속임수를 구분 못하는게 이상한거 아닌가 싶지만, 실제 조종사들의 증언은 다릅니다.
비행 중에는 항상 그럴테지만, 특히나 독파이팅 상황에서 조종사는 매우 빠른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급격히 기동하는 전투기의 비좁은 조종석에선 중력가속도에 짓눌려 고개를 돌리는 것조차 힘든데, 그럼에도 1초도 안되는 짧은 짧은 순간에 상황을 파악하고 기체를 조작까지 해야하기 때문에 저런 유치한 속임수조차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겁니다.
다시 한 번 위 사진을 볼까요?
1번 사진의 A-10은 기체를 뒤집었으니 하강하겠지만 2번 사진의 A-10은 상승할 겁니다. 정반대의 기동을 한다는 건데 이걸 놓치면 아주 치명적인 결과로 돌아오게 되겠죠.
캐나다 공군의 CF-18
스페인 공군의 EF-18
헝가리 공군의 Mig-29
남아공 공군의 JAS-39 그리펜
지금은 퇴역한 스페인 공군의 미라지F-1 전투기인데, 진짜 실감나지 않나요?
마지막 사진은 오산기지에 배치된 주한미군의 A-10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작전하는 항공기 중 유일하게 가짜 캐노피를 그려넣은 기종이죠.
가짜 캐노피는 특별한 기술이 아닙니다. 많은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구요.
BVR이 주력인 F-16계열이나 동체가 다 시커먼 F-15K에겐 큰 의미가 없을테지만, WVR에 근접항공지원이 주임무인 FA-50이라면, 우리도 적극 고려해봐야지 않을까요?
하지만 국내기체는 저런걸 적용한기체가 없습니다.
여기 글에 나오지 않은 단점이 있는걸까요??
하지만 국내기체는 저런걸 적용한기체가 없습니다.
여기 글에 나오지 않은 단점이 있는걸까요??
다만 외국포럼에 조종사 출신이라는 사람이 올린 글을 보니, 실전에서 적군을 속이는 효과보다 오히려 아군기를 속이는 역효과가 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편대비행 등 근접기동을 더 많이 하는 아군기와의 충돌위험이 높아진다는 거죠.
일리 있는 지적이라 생각합니다.
그 밖에 가짜 캐노피 도장이 저작권이 있는 도색이라 그렇다는 주장도 있었는데, 딱히 근거를 발견하진 못했습니다.
이부분은 생각 못했는데, 좋은글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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