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종별 구분 확실..조립 및 운반 용이토록 설계
- 지속적으로 최신 기술 접목..세계 각지에서 호평
- 현대로템 "기업이미지 제고에 최선..세계 시장 공략 박차"
[창원=이데일리 정재웅기자] "일정을 잠깐 변경하겠습니다. 잠시만 저를 따라와 주세요. 보여드릴 것이 있습니다"
밤 10시가 가까운 시간. 장화경 현대로템 상무는 느닷없이 일행을 일정에 없던 공장으로 이끌었다. 칠흑같이 어두운 공장안을 달리기를 5분여. 대낮처럼 환한 불빛이 켜져있는 한 공장 앞에 차가 멈춰섰다.
차에서 내린 그가 "이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가리킨 곳에는 세련된 모습의 디젤동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장 상무는 "오늘밤 12시부터 내일 새벽 4시까지 부두에서 선적돼 아일랜드로 수출될 디젤동차다. 오늘 아니면 볼 수가 없을 것 같아서 부득불 이리로 온 것"이라며 웃었다.
▲ 현대로템이 아일랜드에 수출하는 디젤동차의 외관.
'얼마나 보여주고 싶었으면 이 밤중에 이리로 데리고 왔을까'하는 의문은 다음날이 돼서야 풀렸다.
다음날 아침 방문한 현대로템 창원공장은 지난 밤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만났던 것보다 훨씬 더 웅장하고 깔끔했다. 각 조립동 사이사이로 보이는 전동차의 모습만 아니라면 조용한 대학의 캠퍼스를 연상시킬 만큼 깔끔하게 정리돼 있었다.
현대로템 창원공장은 총 대지면적 19만546평 규모에 총 2600명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연간 철도차량 760대, 전차(정비포함) 150대, 산업용기계 3만톤을 생산할 수 있다.
회사와 공장에 대한 간단한 프리젠테이션이 끝난 후 전동차의 프레임을 제작하는 구체공장으로 향했다. 공장 내부는 생각과 달리 비교적 넓은 작업공간을 확보하고 있어 일반적인 제조업 공장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 터키 TCDD동차 커플러 연결작업 모습.
구체공장에서는 서울 지하철 2호선용 전동차와 9호선용 전동차, 터키 수출용 TCDD전동차, KTXⅡ 전동차 차체 용접이 한창이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최근에 생산되는 전동차들은 레이저 용접을 이용, 표면에 거의 용접흔적이 없을 만큼 신기술을 통해 최상의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 한국형 KTXⅡ의 경우엔 차체를 알루미늄을 이용해 중량을 줄이는 등 최신기술의 집약체"라고 자랑했다.
구체공장과 이어진 의장공장에서는 각 발주업체들, 즉 서울 지하철 2호선, 9호선, 브라질 살바도르 자동 전동차 등 라인별로 구분해둬 한 라인에서 한 제품에 대해 지속적으로 작업이 가능토록 구성돼 있었다. 이곳에서는 전동차의 내외관과 더불어 엔진 및 모터 등 각종 핵심 부품의 조립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마침 조립 중이던 브라질 살바도르 전동차를 가리키며 "이 전동차가 현대로템이 브라질로 수출하고 있는 전동차"라면서 "현재 브라질 전동차의 66%를 현대로템이 장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장공장을 빠져나와 들른 곳은 전동차 시험주행장. 자동차 공장에만 있는 것인줄 알았던 시험주행장이 전동차 공장 내부에도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 현대로템 창원공장내 의장공장 전경.
인천 지하철 1호선에 투입될 전동차를 시승한 이후 한창 조립중인 캐나다 수출용 무인전동차에 올랐다.
이곳에서 한석인 현대로템 부장은 "오는 2010년 캐나다 동계올림픽때 사용될 무인전동차"라고 소개한 후 "무인 전동차인 만큼 창문에 노란 바를 설치 이것을 누르면 다음 역에 안전요원이 대기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고객 편의에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공장 곳곳에서는 쉴새없이 전동차들이 생산, 조립되고 있었다. 그리고 틈틈히 현대로템의 야심작인 차세대 전차의 모습도 멀찌감치서 나마 볼 수 있었다.
매일 같이 수많은 사람들이 애용하지만 정작 그것을 누가 만들었는지는 잘 알려지지 얺은 현대로템의 전동차. 그런 설움(?)에도 불구, 현대로템 창원공장에는 세계 최고품질의 전동차를 내 손으로 만든다는 자부심이 공장 곳곳에 가득했다.
그리고 이같은 자부심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 현대로템을 조용하지만 강한 기업으로 성장시킨 원동력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현대로템 성공의 비밀. 그것은 바로 자부심과 희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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