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글을 읽고 하염없이 또 눈물이 흐릅니다
아버지가 하늘에 가신지 이제 두달 남짓이 되었네요
스미스 정 님의 답글을 읽어보니 떠나시기 전 저희 아버지와 증상이 90프로 이상 일치하더군요
집안에 중증 병환이 있으신분이나
마음아프시겠지만 떠나는글 준비하시는분들이 계시다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증상이 보이면 가시는 길 준비하시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마음아프지만 오랜만에 로그인해서 적어봅니다
임종증상을 적어봅니다
스미스 정님의 말씀대로 사람마다 당연히 차이는 있습니다만
호스피스병동과 암센터에 오랜시간 있으면서 환자분들을 봐온 토대로 적어보는 글이니
거의90프로 이상 맞다고 봐주셔도 무방하리라 생각이 듭니다
음식을 전혀 안드십니다..곱게 끓인 미음도 한두숟갈 드시는게 전부입니다
수분섭취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링거로 영양제와 수분을 공급해 드리는게 전부입니다
섬망증상이옵니다 흔히말하는 헛것을 본다고 하시죠
먼산처다보는듯 눈을 허공에 맞추고 있습니다 천정에 누가있는듯 한곳만 응시하고 계시죠..이걸 섬망증상 이라고 합니다
환자분마다 다르지만 한곳만 응시하거나 흔히 말하는 헛소리를 하십니다
어느분은 혼잣말이나 혼자 대화를 하시고
저희아버지께서는 아버지가 오셨다면서 (근 15년전에 작고하신 친할아버지)
저에게 누님과같이 얼른장봐서 할아버지 진지 챙겨드리라고 계속 말씀하셨었습니다
아마 할아버지께서 아버지를 보러 왔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잠을 거의 청하지 않습니다
이경우 제가 근40을 살면서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게 이런것이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임종 2주전부터 하루10분 남짓 눈감고 계셨던게 전부였고 근 2주를 안잤다고 보는게 맞지 싶습니다
우리같은 경우 하루만 밤새도 2~3일 육체적 타격을 입지만 아버지께선 정신또한 정말 그대로셨습니다
일끝나고 아버지를 뵈러가면 아빠가 미안해 건강하게 잘지내 라고 말씀하셨었습니다
그와중에도 제걱정하는 아버지를 보며 화장실에서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괄약근에 힘이 빠지시는건지 묽은변이든 굵은변이든 변을 자주 보십니다
드시는것도 없는데 변이 계속 나오는건 이제 몸을 지탱할 힘도 같이 빠지는구나... 생각했습니다
하루에 기저귀를 몇수십번을 갈아드렸습니다만
지금와 생각해보니 사람의 몸이라는게 참 신기하고 대단하구나 생각했습니다
말기암이셔서 극한의 고통을 호소하셨지만
임종 2주전부터는 거짓말처럼 아픈곳이 하나도 없다 하셨습니다
곁에 앉아 일부러 팔도 꼬집어봐보고 다리도 세게 주물러 드려보고 했는데
미동한번 없으셨어요
아버지 안아프세요? 라고 물어봐도 응 하나도 안아파 라고 말씀하신게 생각납니다
주무시는거 같아도 정신(넋)이 빠진거 같아도 다 듣고계십니다
손잡아드리고 사랑한다고 말씀드리세요
이름계속 불러드리고 눈 맞춰서 말씀드리세요
당신의 자식 혹은 형제 혹은 가족이어서 너무나 행복했다 라고 말씀드리세요
아버지손을잡고 아버지 사랑해요 라고 말씀드린뒤
집에가서 씻고 누우려던찰라 담당 간호사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버지께서 하늘로 가신것 같다구요
임종전 바로 곁에 있진 못했어도
가시는날 눈맞춰 사랑한다고 말해서 다행이라고
그나마 제 마음의 위로와 자위를 합니다
글을 읽으신 회원님들중 가족분희 증상이 제 글과 비슷한 경우가 있다면
가실때가 임박해 온것이 거의 맞으니 마음 아프시겠지만 이별의 준비를 하시면 될듯합니다
근몇달간 정신빠진채로 살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아버지가 너무 보고싶네요
글을쓰면서도 눈물이 멈추질 않습니다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만 쓰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궃은일 없이 좋은날만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처음 3년은 너무 보고싶고 생각나서 많이 힘들었죠
아직도 정말 후회스러운 것이 제가 야간출근준비를 하는 시간에 병상에 계신 아버지께서 전화를 하셨습니다.
힘이 없는 목소리로
"집에 내려와~집에 내려와~"
(아버지가 갑자기 왜 그러시지..)"네~아버지 주말에 내려갈게요~"
그것이 아버지와의 마지막 통화였습니다.
이튿날 새벽에 그렇게 아들얼굴 한번 마지막으로 못보고 떠나셨네요..
문득 아버지생각을 하면 아직도 임종을 지키지 못한게 죄스럽고
내려와라고 제게 전화하셨을 때
'아버지는 이제 떠나야겠으니 마지막으로 아들 얼굴한번 보고싶다'
라는 그 메시지를 가볍게 여겼던게 너무나 후회스럽습니다.
나중에 제가 죽어서 가게 되면 꼭 아버지를 한번 만나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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