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나의 허물을 짚어 나의 조상을 욕할 수 있습니까?
없습니다.
'저런 놈이니 조상이 옛날에 전사했지/과거에 못 붙었지'
뭐 이런 소리를 할 수 있나요? 어느 미친놈이 한다 한들, 그게 사실이 되나요?
마찬가집니다.
조상의 허물이 나의 허물이 아닙니다.
조상의 허물은 조상의 허물입니다.
오히려 조상의 허물이 지금이 우리들한테 해가 되고 있으면 되지,
우리의 허물은 조상한테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합니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죠.
현재의 한국인들이 조선의 어떤 무능이나 비열함이나 비겁함에 대해서,
있었던 사실을 부정하거나, 그건 그런게 아니었다고 역사를 왜곡할 어떤
필요도 가치도 없습니다.
조선은 그 무능과 비겁함에 대해 이미 심판을 받은 왕조입니다.
그리고 한국은, 조선을 이어 탄생한 나라가 아닙니다.
굳이 따지자면, 일본령 조선반도의 일부를 기반으로 출발한 신생국입니다.
이건 부칸도 마찬가지고요.
초대 대한민국 정부는, 대한제국 정부보다는 조선 총독부에 훨씬 더 가까왔습니다.
직제고 건물이고 인물들이고 법률이나 규칙이고 말이죠.
일본제국을 비판할때 그걸 불편해하고 그런 견해를 막으려고 하는 일본의 우익들을 보며
우리는 그들이 어리석다 합니다.
그럼, 조선에 대한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심지어 막으려고 하는 한국의 우익들,
민족주의자들은 어떤가요? 그들은 똑똑한가요?
내 민족주의는 똑똑한 것이고,
남의 민족주의는 어리석은 것인가요?
왜 미국이 각 식민지의 독립군들을 지원할 때, 극렬 민족주의자(radical nationalist, extreme nationalist)들을
배제했는지 이해하시겠습니까?
그 당시 전세계에서 문제를 터뜨리고 있던 것이 바로 민족주의자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나치스도 민족주의자, 일본제국도 민족주의자, 이탈리아도 민족주의자 정권들이 전쟁을 일으켰지요.
다들 자기 민족은 우월하다면서, 자기 민족의 영광을 위해 타인을 희생시키고자 했고요.
조선을 그만 보내 줍시다.
600년이나 끌어 안고 있었으면, 너무나 너무나 오래 끌었습니다.
조선왕실 종친회도 벌써 해체해 버렸어야 합니다.
휴지님은 신라나 고구려에 어떤 연속성이나 부채의식을 느끼나요?
왜 조선만 특별하죠?
유럽인들은 뭐 로마제국에 어떤 연속성이나 부채의식을 가지고,
그래 지금이라도 나라를 이탈리아에 바쳐야지 이런 생각 전혀 하지 않습니다.
오키나와나 호카이도엔 지금도 독립해야 한다고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조선은 그냥 끊어내고, 내 버려야 할 존재인 겁니다.
근데 '꼴보기 싫다'는 논리가 아닙니다.
'꼴보기 싫으니 말하지 마' 라는 것이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꼴보기 싫은 걸 마주 대해야 합니다. 지금은 꼴보기 싫지만, 10년 20년 50년 뒤에는 이제
마치 신라를 말하듯, 고려를 말하듯, 그렇게 조선을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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