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가 아직 국민학교로 불리던 90년대에 학교 앞에서는 병아리를 많이 팔고 있었습니다
잘 키우지 못하면 금방 죽어버리는 병아리로 인해 많은 동심들이 파괴되는 일이 많았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는 인기가 많은
상품이었습니다.
한번은 친구가 자신이 잘 키울 수 있다고 하여 병아리를 사서 데려오게 되었습니다
전 친구 바로 윗층에 살아 매일 하교 후 친구와 같이 병아리와 놀 수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병아리가 성장을 하던 중 어느 날 친구집에 가보니 친구는 울고 있었고 병아리는 죽어 있었습니다
차마 이유를 물어 볼 수 없어 3살 위인 친구누나와 함께 병아리를 잘 묻어주고 돌아왔습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들어서면서 그 병아리 사건은 좀 잊고 살았었는데 병아리가 죽은지 10여년정도 흐른 어느 날
친구집에 놀러갔는데 친구누나도 같이 있었습니다
친구누나께서 먼저 병아리 관련 이야기를 꺼내면서 자연스럽게 친구에게 그 때 병아리 어떻게 된거냐면서 심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친구누나 : 병아리 왜 죽었는지 그동안 묻지 않고 지내 왔는데 음식을 잘못 줬다거나 뭔가 아파서 죽었던거야?
친구 : ........아니 ,,,,, 그게.......
나 : ???? 그러고보니 그 병아리 죽기 전날까지 병아리 건강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
친구누나 : 맞아 그 병아리 죽은 당일 아침에도 분명히 살아 있는걸 보고 등교를 했거든
친구 : 응 그랬지..... -.-:::::::::
나 : 그럼 내가 하교 후 놀러가고 누나가 하교했을 때 그 전에 병아리가 죽은거네
친구 :ㅣ 응 그게 그렇게 됐지.......-.-:::
친구누나 : ??? 병아리가 왜? 진짜 뭘 잘못 줬어????
친구 : 아니....그게.,.말이지...
친구가 좀 뜸을 들이다 이야기를 꺼냈는데 황당하면서도 안타까운 사건이었습니다.
친구 : 그날 날씨가 좀 쌀쌀한데다가 병아리가 추워보이길래 이불을 덮어주었거든....
근데 얼마뒤에 보니 병아리가 죽어있더라고....
친구누나 : 뭔 이불 덮어줬길래....?>????!!! 설마?!!!! 저 다락방에 있는 그 큰이불?
친구 : -.-:::: 어 그게 제일 따뜻해보여서.
친구누나 : 야!!!! 그거 겨울에만 쓰는 솜이불에다가 엄청 무겁잖아..당연히 그 작은애가 무게에 못 버티지,,,
그렇습니다..친구는 병아리를 배려하고 아끼는 마음에 이불을 덮어주었는데.. 하필 겨울용 무거운 솜이불에다가
친구집에서 가장 무거운 이불을 덮어주고 만 것이었습니다..
어린 동심에 한 일이 병아리에게 안 좋은 결과가 될지 누가 알았을까요?
이 때의 일이 가끔씩 생각나면 날아라 병아리라는 노래가 생각이 납니다.
닭이라는 생명 자체가 인간에게 너무 고마운 존재일뿐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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