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겐 아주아주 각별한 친할머니가 계셨습니다.
어렸을적에 두 부모님이 일을하느라 저를
시골에 맡기고 두분은 서울에서 일을하셨죠.
어린나이때는 그걸 많이 원망하기도 했죠.
그러나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면서 정말 많은 추억을 쌓았습니다. 시골에서 가재도 잡고 각종나물이나 이런걸 캐다 할머니와 장에 나가 팔아보기도하고
오는길엔 점빵에서 과자 하나 사주시거나
신발 또는 자전거도 사주시기도 했고..
그때 나물 팔아봐야 얼마 하지도 않는데 어린 손자를 위해 다 쓰셨던것 같습니다.
그렇게 두 부모님께서 돈을 버시고 저도 같이 서울로 가게 된 후 중학생때까지는 매년 2회 시골을 가게되었고
중학생 이후로는 매년 1회정도 가게되었습니다.
그러다 이십대 후반에 되어서는 2년에 한번쯤 찾아 뵙기도했죠.
그러다 제가 삼십대 초반에 할머니께서 교통사고가 나셔서 제가 1년간 할머니 옆에서 간호해드렸습니다.
그렇게 1년간 할머니와 지내다 할머니께서 건강을 되찾으시고 제가 다시 집으로 가게되었는데, 할머니가 서울가지말고 본인이랑 같이 살면 안되겠냐고 하시더라구요...
그러나 집안 사정이 많이 좋은것도 아니고 직장도 다시 알아봐야하니 그러지 못하고 서울로 올라온게 많이 후회가 되네요..
제가 용돈을 드려도 한사코 받지도 않으시고..
제가 서울로 가고난지 얼마되지않아 큰아버지와 큰고모는 할머니를 생각하셔서 요양원에 보내셨다는데 그 요양원을 가신 이후로 급속하게 몸이 안좋아지시더라구요.
그렇게 요양원에서 몇년 버티시다 얼마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손주 용돈한번 못받아보시고 그렇게 돌아가셨습니다.
용돈을 드려도 받지않으시긴했지만요...
제가 한사코 거절해도 할머니께서 5년전에 직접 마지막으로 주신 5만원 아직 쓰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돌아가신지 1주일도 안되었는데 정말정말 많이 그립네요.
할머니의 크나큰 사랑 반의 반도 못갚았는데 돌아가시니
정말정말 후회가 많이 남습니다.
무의식중에 언젠간 겪을일이라 생각하면서도 실행에 옮기지 못한 제가 원망스럽습니다.
아직은 아니겠지... 이런 마음 가지고....너무 후회가 막심합니다.
아직도 마음속에선 할머니를 떠나보내지 못하는데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할머니 짐..옷가지 혼자 태우다 결국 너무 마음이 아파 다 태우지 못했는데 다 태워야하는지요...
오늘도 할머니 생각이 문득나서 두서없이 적어봤습니다.
주변에 소중한 사람이 있다면 꼭 후회없는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서른일곱 불효자가 할머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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