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나보다 한 살 어린 나이에
나를 낳으셨다.
가진 것 없는 엄마가 나를 가지고 그렇게 입덧이 심했다고 한다.
먹지도 못하고 게워내고 또 게워내고
나를 수술해서 낳을 때 42kg였다고 한다.
4개월 째 양수가 새기 시작해
81년도에 하루 만원짜리 수축 유산방지제를 매일 맞으며
심장소리를 듣고 또 하루를 누워 지냈다고 한다.
4개월째부터 7개월째까지 누워만 지내
천장의 벽지 무늬를 셀 수도 있었다던 우리 엄마.
겨우 버티다 7개월에
더는 어쩔 수 없어 나를 수술하고 인큐베이터에 넣은 뒤
한 달을 또 금식하며 누워 지냈다,
언제 자궁적출수술을 할 지 몰라서.
다들 내가 살지 못할거라고 했다.
엄마는 이를 악물고
한 번도 입어본 적 없는 몸빼바지를 사 입고
머리를 자른 뒤
오로지 나만을 위해 살았다.
며칠 살 지 못할거라 해서
출생신고도 백일이 넘어 한 내가,
벌써 서른 일곱이 되어
엄마는 내게 우스갯소리로 말씀 하시곤 한다.
언제 키우나 했더니 같이 늙어 간다고.
세월을 정면으로 견뎌내
이제 일흔 둘이 된 나의 엄마,
엄마는 여전히 아름답고 씩씩하며 대단하다.
난 과연 엄마처럼 할 수 있었을까.
몇 번을 물어도
자신 있게 대답할 수가 없다.
엄마, 다음 생에는
부디 내 딸로 태어나줘요,
내가 그때는 엄마의 엄마가 되어,
모든 사랑을 다 줄께.
엄마, 사랑해요...
어머니!
살아계실 때 잘해드리라는데 그게 뭐라고 맘처럼 안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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