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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의 근로환경 - (1) 한옥목수 https://www.bobaedream.co.kr/view?code=freeb&No=1916925
여기는 자유게시판이고 게시판의 성격에 맞지않거나 보기싫거나 마음에 안들시면 욕을하셔도 되고 신고를 하셔도 됩니다. 앞선 편과 마찬가지로 맨 하단에 요약을 번호를 매겨서 써놓을 테니 긴글을 읽기 버거우시면 아래에 결론부 부터 보시면 됩니다. 양식에 맞게 띄어쓰기가 안됐으니 참고바랍니다.
아참 이문단은 본문이랑 상관없는 내용입니다. 오산IC부근에 목공방과 작업실을 같이 쓰실 분을 모집하고있습니다. 현재 목공방 주인과 저로 2명으로 이루어졌고, 3명 더모집하여 정원 5-6명 정도를 구상하고있습니다. 60평형이며 야외공간이 넓습니다. 관심있으시면 연락주세요.
경량목구조는 흔히 미국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있는 2~3층 단독주택 혹은 빌라, 아파트등의 건물들의 나무 뼈대 형태를 일컫습니다. 경량목구조 목수는 바로 이 뼈대를 만드는 노동자이고, 국내에서 목조주택 목수를 일컬으면 대게 다 이쪽입니다.
1. 되는법
목조주택 시공자모임이라는 다음카페있습니다. 저희끼리는 줄여서 목시모라고 합니다. 그곳에 구인/구직 신청을 하는 방법도 있고 목조주택 시공학교가 전국에 있으니 검색해서 교육이수후 일자리를 찾아가는 방법도 있고 목공카페에서 가끔 목조주택 목수를 구하니 거기서 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대체로 개인고용이 일반적입니다.
2. 급여
2014년 경량목구조 구인구직 홈페이지에 명시된 초보자 일일 인건비가 9만 원이었는데, 5년이 지난 지금 딱 2만 원 올라서 11만 원입니다. 그러나 인터넷 카페 기준이라는 것이지 사람에따라 인건비 기준이 다릅니다. 중목 및 기능공 인건비는 그때에도 15만 원, 지금도 15만 원으로 전혀 오르지 않았습니다.
목뼈대를 만들면 외부에서 일을 하게되는데, 비가오거나, 공정상의 등등의 기타이유로 공정상의 휴무가 발생합니다. 다른 종목에 비해 공정상 휴무가 대단히 많이 발생하여 한 달에 20일을 일할까 말까이거나, 20일도 일을 못합니다. 거푸집 목수가, 콘크리트가 다 굳은후 거푸집을 해체하면서도 일수를 채우는 것에 비해서도 더 적은 편입니다. 11만 원으로 정확하게 20일 일하면 220만 원이지만, 실질적으로 그만큼 벌지를 못합니다. 일을 2~3년 혹은 그이상으로 해서 어느정도 할 줄 아는 중목이다. 그게 15만 원 내외인데 한달에 20일을 일하면 300만 원을 벌어야 하지만 마찬가지로 그만큼을 벌지 못합니다. 달에 20일을 채 일을 하지 못하는 달이 의외로 많습니다.
팀/반장급 외에 대부분의 일꾼을 초보자나 저임금자로 떼울 수 있는건 중목구조와 마찬가지로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 시장의 수요에 비해 매우 많기 때문입니다. 목조주택 구직/구인사이트에서는 매 계절마다 20~30대 청년들이 목수를 하고 싶다고 구직글을 올립니다. 직장을 은퇴한 중노년층도 구직광고를 올립니다. 뭔가 경량목구조 목수라고 하면 형틀목수보다 더 멋져보이나 봅니다.
통계상 전국에 만여채가 매해지어지지만, 전국으로 산재해있기 때문에 한 지역에서 일감이 꾸준히 나오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의 수는 제약이 되어있는데 매년 젊은 인력이 꾸준히 공급됩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높은 상황이고 또 이 공급을 몇몇 이익집단이 조절을 하면서 인위적인 임금하향조정도 이루어져 인건비가 5년째 정체되고 있습니다. 몇몇 팀장분들에게 여쭈어보니, 기술자 혹은 중급목수 인건비는 10~20년째 정체라는 증언도 있는데, 그때는 제가 일을 안해서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팀장이나 반장을 달면 사정이 조금 나아질 것이라 기대하지만, 팀장과 반장이 되면, 차원이 다른 문제점이 기다립니다. 바로 임금체불입니다. 인력사무실을 통해 일을 다니는 형틀목수나 공사기일이 더 짧은 내장목수들도 임금체불을 겪긴해도 횟수가 적거나 아니면 예방책이 많거나 하지만 경량목구조 목수는 일꾼일 때에도 저 적은 임금도 체불되서 돈을 못받을 수 있는데, 반장/팀장이 되면 자기가 받을 일당외에도 팀원들에게 줄 일당까지 모조리 체불되어서 곤란을 겪는 경우가 정말 수도없이 터집니다. 보통 지방출장시 한채만 밀려도 반장이나 팀장급이 되면 1-2천만 원의 돈을 못받습니다. 경비랑 나머지 사람들 인건비가 저 중에서 천 만원 이상이죠.
이건 복불복이 아닙니다. 시장규모가 작고 지어지는 건물규모도 작다보니 영세업체나 업자와 거래할 일이 많은데, 대금결제 날짜를 미루거나 안주는 경우가 다른종목에 비해서도 훨씬 많습니다. 개개 현장에 일하는 노동자의 수가 아파트나 백화점/빌딩에 비해 매우 적기 때문에 노동부가 일일히 관여 및 감시를 못하니 이런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매해 구인/구직 사이트에 임금체불 게시글이 몇 회 이상 올라오며, 인터넷 게시글에 제보되지 않은 임금체불도 수두룩합니다. 가뜩이나 일꾼들이 받는 일일인건비도 타종목에 비해 적은데, 그것마저도 체불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실력이 쌓이는 것과는 무관하게요. 저는 만 3년 일하면서 그런 일을 총 6번 겪었습니다. 일일히 노동부에 진정걸고 별 쇼를 다해서 받기는 했는데, 마땅히 받아야할 돈에 이런 수고를 벌이는 것 자체가 손해입니다.
3. 근로시간
일은 보통 오전 8:00에 시작하여 오후 17:00에 종료된다고 하지만, 경량목구조는 작업정리시간이라는 희한한 전통이 있어 8시가 되기 전에 도착하여 자재와 연장을 피어 놓고 오후 5시가 딱 되어서야 연장을 정리하고 퇴근준비를 합니다. 게다가 시공팀장에 따라서는 퇴근기준시간이 17:30분인자도 있고 드물긴 하지만 18:00인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18:00에 연장정리하라는 사람과도 일해봤습니다. 그래도 보통 연장정리시간까지 감안하면 17:30분 퇴근이 가장 보편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면 실질적으로 일하는 시간이 7:30 ~ 17:30이라 사실상 9시간입니다. 다행히 오전 10시, 오후 3시즈음에는 참시간이라고 해서 중간에 쉬는시간이 있고 점심시간도 보통 1시간은 있습니다. 다만은 출장을 할 경우에는 몸이 숙식을 하는 숙소에 묶여있다는 점, 그리고 퇴근후에 식사만 하면은 괜찮은데 매일 술을 먹게 되는 경우가 잦고, 2~3명 혹은 4~5명이 한 방에서 지내다 보면, 방안에서 자기계발을 한다거나 어학공부를 한다거나 하기에 지장이 있습니다. 그냥 술만먹게되거나 같이 생활만하면 상관이 없는데, 사실 직장상사랑 술자리랑 밥자리를 같이하면 일이야기가 어떻게든 나옵니다. 퇴근을 하면 사용자의 관리감독으로부터 벗어나야 심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편한데, 거기가서도 일의 연장선으로 이렇게 하라느니 저렇게 하라느니 잔소리 듣게됩니다. 일이 끝나면 아예 일이야기를 일절 하지 않는 분도 봤습니다만, 그런 분과 같이 일할 수 있는거야 복불복이지요.
4. 근무지
국내에서는 경량목구조가 본격적으로는 90년대 중반부터 도입되어서 어느덧 도입 20년이 넘었습니다. 통계상 한국에서 연간 1만 여채 가량의 목조건물이 새로 건설되고 그 수량이 조금씩이나마 증가한다고는 합니다. 시장은 점진적으로 상승추세입니다. 북미와 오세아니아, 유럽, 일본등은 건물의 뼈대를 나무로 하는 일이 많아 그지역의 경량목구조 목수는 주변에서 출퇴근을 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다릅니다. 연간 만여채의 건물이 지어진다고 하지만, 그 규모가 20~30평 내외의 단독주택들이고 지어지는데에도 1~2달 밖에 걸리질 않습니다. 여기서 토목공사의 시간과 마감공사를 제외하고, 목구조의 뼈대를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해봐야 일~이주일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경량목구조 목수는 하나의 집을 일~이주일의 시간내에 뼈대만 완성한 뒤에, 다음 현장에서 일을 하기 위해 또 다른 지역으로 몸을 옮깁니다. 간혹 문을 달거나 몰딩을 붙이는 등 치장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요새는 거의 내장목수에게 맡기고 경량목구조 목수는 맡지 않는 추세입니다. 해봐야 단열작업까지 밖에 안합니다. 운이 좋으면 한 주택단지내에서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있지만,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경량목구조 건축물은 보통 인구밀도가 높지 않은 곳에 지어집니다. 가끔 도심지의 주택단지에도 지어지기는 하지만 그리 흔한관경이 아니고, 보통은 도서산간이거나 시골이거나 인적이 드물거나, 혹은 도심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일 때가 많습니다. 이말은, 여러분이 경량목구조 일을 하게 된다면, 마찬가지로 도서산간이나 인적이 드문 시골등으로 출장을 갈 일이 많고, 거기서 숙식을 할 일이 많아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앞서 한옥 편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동일합니다.
5. 연장구매비
목수일을 하려면 못주머니가 있고, 망치가 있고 개인 수공구가 또 있어야하는데, 경량목구조 목수 수공구는 거의 대부분이 수입산인데다 관세에 또 공구상에서 마진을 붙이기 때문에 비쌉니다. 형틀목수나 내장목수가 쓰는 망치가 철물저에서 끽해봐야 2~4만 원 선입니다. 물론 그망치를 경량목구조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경량목구조에서 쓰이는 망치는 최소가 8만 원 비싸면 20~30만 원까지 갑니다. 거기에 망치만 필요한게 아니라 캐치바(Claw bar), 삼각자(square), 인치전용 혹은 겸용 줄자, 개인용 먹선(chalk line), 니퍼, 커터칼, 현장용 끌, 가끔가면 건축용 계산기도 사야될 때도 있고, 또 이걸 다담는 못주머니 세트 자체도 좀 비쌉니다. 형틀공이 그냥 줄자, 커터칼. 연필,망치, 시누, 못주머니 딸랑 6가지 있으면 끝인데 비해 개인수공구에서부터 차이가 좀 납니다.
나중에 반장이나 팀장이 될때에도 인테리어 목공보다도 전반적으로 필요공구가 더 많고, 장비값도 더 비쌉니다.
6. 위험성
다른 종목에 비해 훨씬 위험하게 작업합니다. 안전통제가 사실상 거의 이루어지지 않으니 안전규정 적용도 느슨하고, 안전규정이 훨씬 엄격한 원조 북미에 비해 훨씬 불안전하게 작업하는게 일상화되었고, 심지어 그렇게 불안전하게 작업을 하는 것에 오히려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잡을 것 없는 난간이나 벽체, 지붕에서 안전장비도 없이 일을 한다거나, 추락방지도 되지 않은 고소공간에서 작업을 한다거나.. 여지껏 추락으로 부상을 당하지 않은게 용할지경입니다. 누군가가 북미에서는 오히려 더 위험하게 작업한다고 해서 제가 캐나다도 다녀왔지만, 오히려 추락방지 행거나, 추락방지 로프, 안전고리 착용, 그리고 가장 중요한 안전화와 안전모 착용등 안전규정 적용이나 단속에서 차원이 다릅니다. 3군현장의 형틀목수들 보다도 안전대책이 훨씬 안되어있습니다. 아마.. 일을 하시게 되면 폭 90cm 혹은 140cm짜리 벽위에서 외줄타기 하듯이 작업하실 일이 많으실겁니다.
요약하겠습니다.
경량목구조 목수는
1. 지방출장 및 숙식이 잦으며
2. 실질적인 노동시간이 9시간으로 타종목에 비해 길고,
3. 일일 급여가 수도권 인력사무실 잡부보다 적거나 비슷한 수준이고
4. 준비물품의 값이 비싸며
5. 열악한 환경속에 받은 인건비도 체불될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6. 고소작업이 많고, 이에 대한 안전대책도 매우 미흡하여 부상이나 사망 위험이 타종목에 비해 높습니다.
중목구조의 한옥과 마찬가지로 급여에 얽매이지않고 재미로 하실 분만 하시길 바랍니다. 아니면, 경력을 채워서 이민용 혹은 워킹홀리데이용으로 만들고 해외취업을 하실거면 추천합니다. 적어도 제가 가본 캐나다나, 평소 교류가 있는 미국이나 오세아니아 지역만 가더라도, 대게의 건축물이 경량목구조인데다가 시장자체도 커서 인건비도 높고 노동자 복지나 안전등의 문제에서도 한국보다 훨씬 나은 환경입니다.
연령이 만 30세 이하시면 경험삼에 몇 채만 해보시고 바로 워킹홀리데이를 가셔서 거기서 일을 배우시길 추천합니다. 다만 대화와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의 영어는 되야합니다.
아 한가지 더, 현장의 규모가 적고 중장비의 사용이 매우 적어 자재를 일일히 인력으로 날라야됩니다. 자재정리를 위한 별도의 인원을 부르는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제 경험과 체감상 형틀목수 일할 때보다 육체적으로 더 고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외국가면 텔레핸들러 지게차가 현장에 상주해서 심심하면 그걸로 일을 다하는데..국내는 규모가 적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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