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한테는 고등학교 시절 부터 친하게 지내던 막역한 친구가 하나 있었습니다.
우리 아버지가 59년 생이시니.. 횟수로 40년 이상 친하게 지내던 그런 친구였습니다.
그런 친구를 "신천지"가 데려가 버렸습니다.
아버지의 친구분은 대기업에 근무하면서,
정말 젠틀하고 유머러스한 그런분이 였습니다.
주말에는 가족들과 여행도 다니시고,
취미로 테니스를 치시면서 건강한 삶을 사시던 분이였습니다.
정년퇴임을 앞두고 헛헛한 마음에..교회(일반)를 다니시기로 결심하셨는데..
그게 화근이 되었습니다.
교회 앞에서 신천지의 사람들이 접근했고,그들의 달콤한 말로 친구분을 꾀어냈습니다.
그 후.. .. 그 친구분과 그분의 가족들의 삶은 점점 어두워 지기 시작합니다.
월급, 퇴직금..그동안 모은 월급통장,적금통장.. 그동안 모은 모든 돈들을 신천지에 모두 갖다 받치고,
차까지 팔아 모두 신천지에 갖다 주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가족,지인들에게 돈을 빌리고,
(이미 소식을 들은 친구들이 돈을 안빌려 주면 막 욕을 하기도 했습니다.)
대출까지 받아서 ... 갖다 주었습니다.
은행에 다니던 큰딸의 월급통장도 손을 댔습니다.
집도 팔려고 하셨으나, 아주머니의 변호사님에게 도움을 받아 재산권 보호 신청을 하셔서..
다행히 집은 건드리지 못하셨습니다.
그렇게 가족들과도 사이가 멀어졌고,
그 동안 만나던 모든 지인들과도 사이가 멀어졌습니다.
그렇게 그들에게 보장 받기로 한것은
"영원한 삶(영생)" 이였다고 합니다.
(아직도 궁금합니다. 대학도 나온사람이 "영생"이라는 얼토당토 않은 말에 넘어갈수 있다는게...)
그리고 그분은 소리 소문없이 사라집니다.
간간히 주변에 돈을 빌려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는 소식이 들렸지만,
아무도 그분을 실제로 보았다는 분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
모르는 번호로 아버지에게 연락이 왔고
제발 만나달라고 아버지에게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평소 그분과 자주가시던 막걸리집에서 저와 함께 그분을 만나게 됩니다.
그분은 왠 여자와 남자 둘을 데리고
그곳에 나타났습니다.
10년만에 그 친구분을 본 저는 놀랄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알던 젠틀하고 스마트 하던모습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진짜 앙상하게 남은 뼈와 가죽이 사이좋게 붙어 있었고,
얼굴은 검게 변하고, 팔 주변엔 알수 없는 멍자국들이 잔뜩 있었습니다.
입은 물기 하나없이 쩍쩍 갈라져 생기마져 없어 보였지만,
그것과는 상반되게 깔끔하지만 어딘가 어색한 양복을 입은채로..
로봇이 웃는것마냥 생기없이 웃으며 아버지와 저를 반겼습니다.
그리곤 자신은 이제 조금만 더 헌금 하면 영생을 보장 받을수 있다며....
500만원만 더 빌려줄수 없냐고..
아버지에게 부탁을 하러 왔던 것이 였습니다.
따라온 그 두명은 저희에게 "신천지"는 좋은 곳이며,
그 친구분을 도와야 저희도 천국가는 배(?)를 탈수 있는 티켓을 부여받을수 있다고..(지금 생각해도 참..)
아버지는 제발 정신차리라고... 가족들 생각 하라고.. 했지만
갑자기 돌변한 아저씨는 차마 입에 담을수도 없는 욕과 저주를 아버지에게 퍼부었습니다.
그리고 뒤에 동행한 두명의 교인들과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TV 화면에 나오는 신천지 라는 세글자를 보실때 마다 한숨을 푹푹 쉬시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니..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하소연 해봅니다.
(그 밖에도 더 엄청난 일이 있지만.. 그 일까지 모두 적는다면 남은 가족분들이 더 상처 받을것 같아 두서없이 제 넋두리만 해봅니다.)
뇌세시키며서 ..
건물자체를 폭파시키야됌
지옥가는것보다 지금은 행복한가??
지옥을 가기싫어서 행복을 버렸다고
천국 가고싶어서 행복을 버렸다고
엄마란 년 입에서 나온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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