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대체합니다.)
아우디 SUV 플래그십입니다. 아우디의 세단 플래그십은 대형이지만 SUV 플래그십은 준대형입니다. 벤츠 GLE, BMW X5, 렉서스 RX, 제네시스 GV80과 동급입니다. 크기로 보자면 대형 SUV와 맞먹을 정도로 큽니다.
아우디 Q8도 있는데, Q7를 개량한 쿠페형 SUV입니다.
폭스바겐 투아렉은 캐쥬얼 등급이 아니라 럭셔리 등급인데, 같은 플랫폼으로 만들었습니다. 아우디는 투아렉보다 더 크고 더 고급스럽습니다. 이 플랫폼으로 더 고급스럽고 스포티하게 꾸민 것이 포르쉐 카이엔입니다.
옆쪽 비율은 양호한 편입니다. 엄청 아름답거나 세련된 느낌은 없습니다. 요새는 SUV도 투박하지 않고, 아주 유려한 멋을 지닌 차들이 많습니다. 볼보, 링컨, 캐딜락, 제네시스 등도 디자인으로 보면 훨씬 뛰어납니다.
도시적인 느낌도 있으면서 튀지 않는 디자인이라서 가족용 고급 SUV로 적합합니다. 차가 커서 캠핑이나 레저 활동에도 안성맞춤입니다. 야외 활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캐쥬얼 브랜드의 SUV로 마음껏 굴려먹어야 제 맛이지만, 먼 곳까지 편안한 승차감으로 가족들에게 달콤한 잠을 재우려면 고급 SUV까지는 가야 합니다.
승차감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벤츠 M클래스는 물렁한 느낌에 하체 소음이 올라왔습니다. 렉서스 RX300는 무척 고급스럽고 롤링 자체도 사람에게 편안함을 줘서 최고로 꼽습니다. 인피니티 QX60이 아우디 Q7과 비슷한 승차감을 가졌습니다.
아우디 Q7은 조용하고 부드럽되 렉서스의 롤링을 더 억제한 느낌입니다. 옛날 물침대 승차감을 좋아하는 사람은 RX를 더 선호할 테고, 요새 추세로 보자면 아우디 Q7을 더 선호할 것입니다.
렉서스 RX가 말랑말랑 폭신한 베개에 비유하자면, 아우디 Q7은 도르르르 조약돌 위에 얇은 베개를 댄 느낌입니다. 둘 다 부드럽고 조용합니다. 인피니티 QX60은 비슷한 느낌인데, 인피니티 쪽이 살짝 더 스포티하고, 아우디가 더 편안하고 부드럽습니다.
최근 아우디는 물리 버튼을 최소화하고, 전자식 터치를 적극 도입하는 인테리어를 쓰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산만한 느낌만 들고, 아날로그의 직관성과 반응성이 없어서 선호하지 않습니다.
아우디 A8과 마찬가지로 유광을 많이 써서 얼핏 보면 고급스럽지만, 쉽게 질리고 촌스럽기도 합니다. 스바루나 쌍용이 유광 하이그로시를 많이 사용합니다. 하이그로시는 꼭 필요한 부분에 포인트로 탁 틔워주는 것이 좋은 쓰임이라 생각합니다.
센터패시아가 저렇게 큰 하이그로시와 유광을 쓰니 눈의 피로도가 올라가고 부담스러운 구조입니다.
아우디 A8가 마찬가지로 화면이 위/아래로 나뉘어 있습니다. 위쪽은 내비게이션과 전체적인 조작이 들어있고, 아래는 공조장치 및 보조적인 조작입니다.
비상등 버튼만 유일하게 딸깍 눌러집니다. 완전한 버튼식이 아니고 반버튼 + 반터치입니다. 공조 장치는 손가락을 이용해서 위 아래로 움직여도 되고, +/-를 눌러서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예민하고 민첩하게 반응하기는 하는데, 그래도 불편합니다.
특히 여름철 빛이 너무 반사될 때에는 사진처럼 잘 안 보이기도 합니다. 화면 밝기를 최대한으로 하면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하기도 하지만, 직사광선을 정확히 꽂히면 눈부시는 건 매한가지입니다.
아우디가 예전부터 고수하는 기아 노브입니다. 묵직한 느낌이 쥐기 편합니다. 기아 노브 방식은 투박하게 방망이처럼 솟아오른 것도 있고, T자 형식으로 나온 것, 다이얼식, 버튼식 등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아우디가 디자인과 인체공학적 설계까지 가장 완성도가 높습니다. 현존하는 기아 노브 중에서는 가장 파지감이 편합니다.
수동 조작시 가장 재미있던 기아 노브는 미니 브랜드인데, 이런 차는 묵직하고 중후한 편이 더 잘 어울립니다. P는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미션은 8단 자동 미션입니다. 아우디 답게 반응 속도가 뛰어나고 정확한 시점에 정확한 단수를 잘 변속합니다. 아우디 A8에서는 예열이 되지 않으면 저단에서 갈팡질팡 1번 정도 했는데, 아우디 Q7은 초반 토크를 높게 해놓아서 덤벙거림이 전혀 없었습니다. 미션은 훌륭합니다.
엔진은 6기통이며, 역시 힘이 좋습니다.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강해서, SUV 답지 않게 스포티한 주행도 거뜬합니다. 이는 아우디의 기술력이 흥미진진한 운전 패턴까지 받아들일 만큼 성숙하기 때문입니다. 핸들링, 엔진, 미션, 무게 배분까지 완성도가 높으니, 자연스럽게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거동이 가능한 것입니다.
악셀과 브레이크 답력 모두 고급스러우며, 스포츠 모드에서 풀악셀을 하면 1박자 쉬고 치고 나가기 시작합니다. SUV인지라 가속발이 사람을 놀라게 할 만큼은 아니지만, 시원한 느낌은 있습니다. 5000~6000 RPM 까지 높여 가면서도 엔진 소리가 듣기 좋습니다.
브레이크는 밀리는 느낌이 없습니다. 안전하게 내가 서고 싶을 때 설 수 있을 정도며, 고급차 답게 세팅을 잘 해놓았습니다. 이 정도 급에서는 아우디 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에서도 이 정도는 다 해놓습니다. 브레이크 답력은 렉서스 RX가 훨씬 더 고급스러웠습니다.
악셀/브레이크 답력도 그렇고, 승차감도 그렇고, 인피니티 QX60과 참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형제차는 아니더라도 친척차 느낌이 날 정도로 2대의 차가 흡사합니다.
아우디 A8에 비하면 그 느낌이 약화되긴 하지만, 동급에서 보자면 취약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좋은 성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운전대는 고급 브랜드 수준의 무난한 수준입니다. 벤츠, 볼보, 렉서스, 링컨 만큼 고품격까진 아니더라도 이 정도면 무난한 수준입니다. 운전대는 볼보 운전대가 동급 대비로는 가장 고품격입니다.
핸들링은 유격이 없고, 부드럽고 유연합니다. 가벼운 힘으로도 쉽게 조작이 가능합니다. 눈이 가는대로 조타가 편안하게 되고, 반응성도 양호한 편입니다.
좌우 롤링은 살짝 있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고급스러운 자태를 놓치지 않습니다. 승차감 역시 쉽게 망가지지 않습니다. 승차감 자체는 인피니티 QX60과 비슷한데 코너링 능력에서는 차이가 심합니다. 아우디 Q7 > 인피니티 QX60입니다.
계기판은 풀컬러 전자식입니다. 취향마다 다르겠지만 아날로그 바늘을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가운데 지도가 나오는 것은 현대 차에도 도입이 되는 건데, 센터패시아에 있는 화면을 보는 것보다 더 편합니다.
그치만 꼭 필요한 기능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산만하고 신경쓰여서 애용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운전 중에 화면 떠 있는 것을 싫어하는지라, 평상시에 센터패시아 화면도 끄는 편입니다.
앞자리 착좌감과 공간은 쾌적합니다. 볼보와 링컨이 독보적으로 최고급 좌석을 만듭니다만, 그 둘이 차원이 다르게 잘 만들 뿐, 이 정도 등급에서는 나쁜 편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아주 좋다 느낄 정도는 아닙니다. 아우디 SUV의 플래그십임에도 불구하고, 살이 닿는 부분에 인조가죽을 썼습니다.
인조가죽이 더 내구성도 좋고, 착좌감을 떨어뜨리지도 않습니다. 감촉도 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플래그십이라면 다수의 사람들이 천연 가죽을 기대하기 마련입니다.
자연 가죽과 인조 가죽을 매끄럽게 병용했고, 인조가죽도 상당한 고품질로 만들었습니다. 3열 좌석은 모든 부분을 인조 가죽입니다. 이는 인피니티 QX60도 동일하며, 대다수의 고급 SUV 3열에는 자연 가죽을 쓰지 않습니다.
뒷 공간 역시 쾌적합니다. 등받이 각도도 편안하고, 당연히 각도 조절도 가능합니다. 에어컨 송풍구도 마련되어 있고, 앞쪽은 그물망이지만 촌스럽지 않습니다. 현대/기아에서는 소나타 등급에서조차 그물망을 모두 없애버렸는데, 수입차에서는 간편하고 유연한 그물망을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그물망 수납함에 대해서 관대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일본차에서는 고급차로 가면 그물망 수납함을 쓰지 않습니다.
렉서스 RX 350와 인피니티 QX 60 모두 저렇게 폴딩이 가능합니다. 렉서스와 인피니티 모두 의자를 넘을 때마다 약간 요철(?)이 있는데, 아우디는 완벽한 수평을 이룹니다. 유럽 차에서는 예전부터 폴딩을 쓰는 해치백, 왜건이 많았기에 이런 면에서는 더 섬세합니다.
마감은 렉서스와 인피니티가 더 좋고, 소재는 렉서스가 더 좋은데, 저런 적재를 위한다면 완벽한 수평이 더 낫습니다. 그렇다고 인피니티와 렉서스가 짐을 싣기 불편할 정도로 요철이 있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충분히 감안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의 요철입니다.
크기 면에서도 더 넓어보입니다. 치수로 정확히 재보지는 않았지만, 아우디 Q7이 더 많은 짐을 싣을 것 같습니다. 가족이 1주일간 여행을 떠난다고 하더라도 부족함 없이 짐을 실을 수 있습니다.
승차감까지 편안하니, 먼거리에도 전혀 걱정이 없습니다.
아우디 A8에 이어서 아우디 Q7을 탔습니다. 아우디는 타볼 기회가 없었다가 최근에서야 타보게 되었습니다. 예전부터 아우디는 독일 프럭셔리 브랜드에서 외톨이 신세여서 큰 기대를 안 했었는데, 역시 차는 타봐야 압니다.
예전에 아우디 A4를 동승석에 타봤을 때에도 바닥에 붙어가는 느낌에 감탄을 했었습니다. 벤츠 C클래스보다 더 붙어가는 느낌입니다. 아우디의 기술력은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벤츠나 BMW를 타는 사람들에게는 자부심이 있다보니까, 아우디는 거들떠 보지도 않을 수도 있지만, 아우디, 벤츠, BMW 등 여러 차종을 타봤다면 결코 아우디를 무시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내부 인테리어 중에서 센터패시아에 모든 부분을 전자식 터치를 넣었다는 그 점 뿐입니다. 르노 삼성에서도 전자식으로만 썼다가 다시 공조 장치 등은 물리 버튼으로 빼놓았는데, 아우디는 테슬라처럼 올 터치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듯 합니다. 센터패시아의 올 터치 방식은 더 쉽고 단아한 디자인을 기대해 봅니다.
전체적인 완성도가 높고, 차량 크기가 넓고 쾌적합니다. 부드러운 승차감에 스포티한 주행도 준비되어 있는 차량입니다. 가족들을 위한 고급 SUV로서 취약점을 찾을 수 없습니다. 누가 타더라도 미소 짓고 탈 차입니다. 아주 박수치고 감탄할 차는 아니었지만, 창문 밖으로 엄지 손가락을 척 내밀 수 있는 차입니다.
에매한 모니터 위치가 에러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