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탈 수 있는 차, 닛산 무라노입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지만, 북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차량입니다. 현대 산타페, 기아 소렌토, 르노삼성 QM6와 동급 차량입니다.
르노의 SUV 라인업은 SUV 대표로 떠오르는 랜드로버나 지프보다 더 탄탄합니다: 소형 SUV 쥬크/킥스 - 준중현 SUV 로그/엑스트레일 - 중형 SUV 무라노/테라노/테라 - 준대형 SUV 패스파인더 - 대형 SUV 패트롤/마르마다
그 중에 중간을 견실히 담당하고 있는 차가 무라노입니다.
닛산의 간판 디자인입니다. 개인적으로 예전 닛산 디자인을 훨씬 선호합니다. 부메랑을 상징한다고 하는데, 소 코에 뚫는 코뚜레 느낌이 나서 앞면을 망친다는 느낌이 듭니다.
옆모습은 단정하고 깔끔합니다. 복잡한 것보다 밋밋한 걸 좋아하는 저는 이런 종류의 디자인을 참 좋아합니다. 문을 열기 위하 다가가기에 편안한 디자인입니다.
자동차 디자인의 상식 중에 하나는 앞/뒤 면을 닮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앞쪽의 부메랑 디자인이 뒤에도 은은하게 표현됩니다. 뒤에 디자인은 나쁘지 않습니다.
실내는 매우 고급스러운 편입니다. 현대/기아가 디자인 부분은 꽤나 선도적인데, 디자인하면 닛산도 빠지지 않습니다. 포드, 쉐보레, 폭스바겐, 토요타, 혼다, 스바루, 마즈다, 미츠비시 등의 캐쥬얼 브랜드에서는 현대/기아와 더불어 닛산도 디자인을 우수하게 뽑아냅니다.
통상 검은색 계통으로 내부를 꾸미면 못 생겼는데, 디자인이 얼마나 고급스러운지, 어두운 느낌이 더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내부 디자인은 정말 만족스러웠고, 실제로 타봐도 럭셔리 브랜드 못지 않게 프리미엄 급 느낌을 선사합니다.
무엇 하나 흠 잡을 것 없이, 인체공학적이면서 눈에도 잘 들어오는 편입니다.
비상 버튼도 오작동하지 않게끔 독립적으로 놓았고, 정중앙에 있어서 눈에도 잘 들어오고, 조작도 쉽습니다. 팔만 조금 뻗으면 되고, 적응 되면 안 보고도 쉽게 더듬어서 누를 수 있습니다.
네비게이션 양쪽 은색 버튼은 눌렀을 때의 조작감은 조금씩 다릅니다. 다른 브랜드도 마찬가지고 고급 브랜드도 마찬가지인데, 동일한 느낌을 주는 브랜드가 아예 없는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렇게 얇고 긴 막대 모양의 버튼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쉽게 눌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넙적한 정사각형 내지는 직사각형이 투박해 보이긴 해도, 조작감은 최고입니다.
공조장치는 무난합니다. 자동 온도 조절도 지원하며, 특별할 게 없습니다. 다이얼을 조작하는 느낌도 무난한 편입니다. 역시 공조장치는 물리 버튼으로 빼놓는 게 편리합니다.
기아 노브 쪽도 디자인이 말끔하고 고급스럽습니다. 거의 럭셔리 브랜드 급 느낌입니다. 과하지도 않고 있을 것은 딱 있습니다. 기아 노브 바로 아래는 통풍 시트 기능와 열선 좌석을 지원합니다.
컵홀더 아래는 고무 깔판(?) 같은 것이 있어서, 옆부분을 잡아주는 고무가 없어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미션은 닛산 계열의 자트코 CVT 미션입니다. CVT 미션을 만드는 회사는 여럿 있지만, 가장 잘 만드는 회사가 스바루와 닛산입니다. CVT 초기 때에는 내구성 때문에 말이 많았다지만, 현재 이르러 CVT 미션으로 가장 유명합니다.
완성도는 스바루의 CVT 기술력이 훨씬 탄탄하고, 닛산은 보다 부드럽고 연비에 유리합니다.
수동 조작시 임의로 7단까지 지원합니다. 1단은 빙판이나 급한 경사로에서 사용합니다. 2~3단은 아주 저속 구간에서 경사를 오르거나 강한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할 때 쓰면 유용합니다. 4~5단은 고속에서 엔진 브레이크를 쓸 때 사용하며, 6~7단은 고속 주행에 사용합니다.
7단에서 옆으로 툭치면 CVT 무단으로 돌아오는데, 이 때가 8단이라고 보면 됩니다. 7단에서 자동으로 넘어가면서 RPM이 더 낮아집니다.
수동 모드를 이용하여 스포티한 조작 역시 가능한데, 태생적으로 CVT 미션이라는 점과 무라노라는 차 자체가 부드러운 승차감을 가진 차라 어울리진 않습니다.
운전대는 인조가죽으로 부드럽게 감싸여 있어서 파지감이 보드랍습니다. 누르는 버튼은 엄지 손가락으로 잘 눌리는 편입니다. 나머지 디자인은 좋은데, 운전대 만큼은 디자인이 아쉽습니다.
핸들링은 너덜너덜하며 약간 유격이 있습니다. 닛산 맥시마나 인피니티 Q50의 경우 아주 쫀쫀하고 믿음직한 핸들링을 보여줬는데, 무라노는 설정 자체를 부드럽고 여유를 뒀습니다. 이는 호불호가 충분히 나타납니다. 유격이 있다고 해서 조타에 오류가 나거나 운전 흐름을 방해하는 것은 전혀 없습니다. 부드러운 여유가 느껴지는 핸들링 감각이라 보면 됩니다.
묵직한 걸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안 좋을 테고, 설렁설렁 부드러운 걸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느낌입니다.
계기판은 말끔합니다. 화려하게 색상이 선명하지만 시인성이 똑부러집니다. 바늘 눈금도 쉽게 잘 해놓았고, km/h와 m/h 모두 선명하게 잘 보입니다. 계기판 역시 높은 점수를 줍니다. 2공구로 시계 바늘 형식이 가장 눈에 편하고 적응하기도 쉽습니다.
가속성은 잘 나갑니다. CVT 미션임에도 불구하고, 만족도가 높습니다. 산타페보다 훨씬 잘 나갑니다. 6기통 엔진이라서 발진력이 일단 훌륭합니다. 대신 CVT 미션과 가솔린 차량이라서 고속 발진력이 그렇게 좋진 않습니다. 확실히 SUV라서 그런지 닛산 맥시마, 인피니티 Q50과 다른 설정값을 지녔습니다.
이즈음 되어 생각해 보니,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이 SUV를 찾다 보니, 닛산 고유의 스포티함을 억제하고 의도해서 모든 부분을 부드럽게 조율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악셀과 브레이크 페달 답력은 양호하고 평범합니다. 하이드로 벡도 적당히 있어서, 브레이크 밟기에도 편안합니다. 이 차는 모든 면에 다 편안하게 세팅을 해놓아서, 렉서스 RX를 캐쥬얼 모델로 만들어 낸 듯한 느낌이 듭니다. 닛산이라기 보다는 토요타나 뷰익 느낌이 더 납니다.
승차감은 보드랍습니다. 6기통이라 회전질감도 나긋나긋하고, 잔진동이나 소음도 적습니다. 가족이 편안하게 탈 수 있고, 정숙성도 마음에 듭니다. 닛산 센트라도 타보고, 맥시마도 타봤습니다만, 같은 회사인데 세단과 SUV 세팅이 참으로 상이합니다. 희안할 정도로 많이 다릅니다.
이 차만 그런 것인지 몰라도 모든 면에서 부드럽고 편안합니다.
좌석은 예전에 무중력/저중력 시트라고 불렸을 정도로 안락감이 좋습니다. 진짜 가죽이므로 느낌도 상당히 좋으며, 무엇보다 편안함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소파에 누워있는 듯한 편안함이랄까, 대중 브랜드에서 이만한 품질의 좌석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국산차 중에서는 르노삼성 SM6 정도가 좌석을 고급스럽게 잘 만듭니다. 닛산 무라노의 좌석은 미쳤습니다. 고급 브랜드 못지 않습니다.
볼보, 링컨, 렉서스가 좌석을 잘 만지는데, 그 만큼은 아니더라도 장거리 운전에는 확실히 편하게 해줍니다. 무중력 시트라는 말이 과장이긴 하지만, 보고만 있어도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느낌은 뭘까요? 동급에서 이런 좌석을 본 적이 없습니다.
누워 기대는 것도 좋지만, 엉덩이 부분이 타사 대비 편안하고 폭신합니다.
뒤에도 에어컨 송풍구가 있으며, 열선이 추가됩니다. 추가적으로 휴대폰 충전 단자와 USB 단자도 있습니다. 바닥 소재도 부드럽고 여러 면에서 고급스럽게 신경을 참 잘 썼습니다.
통상 뒷자리는 앞자리에 비해 덜 신경써서 만듭니다. 착좌감도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닛산 무라노도 예외는 아닙니다만, 고급스러움은 그대로 갖췄고, 앞자리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도 않습니다.
닛산 맥시마 탔었을 때에도 이렇게 감탄하지는 않았었는데, 이번에는 무척 감탄하게 됐습니다. 닛산이 새롭게 보였습니다. 착좌감이 예쁜 디자인으로 눈속임하는 편안함이 아니라, 실제로 편안합니다.
문짝도 이런 식으로 고급스럽습니다. 럭셔리 브랜드라고 해서 특별히 문짝이 차별화되지는 않습니다만, 내부 디자인과 공들인 부분은 칭찬이 절로 나옵니다.
열쇠는 주먹을 가볍게 쥐기 편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작아서 가방에도 부담 없이 들어갑니다. 여자들이 좋아할 듯 합니다. 특별히 멋을 내진 않았지만, 예쁩니다. 아쉬운 점은 자물쇠 버튼을 읽고 눌러야 한다는 점입니다. 안 보고 주머니에 넣은 채로 오물조물 느낌으로 누르기는 약간 힘듭니다. 주머니에서 꺼내서 자물쇠 표시를 봐야 열고 닫기가 편합니다.
또한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기능이 없습니다. 열쇠를 가지고 가까이 가면 소리와 함께 열리면 좋은데, 그 기능이 없습니다. 매번 주머니에서 꺼내서 조작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2열을 접었을 때의 트렁크 공간입니다.
2열을 접으면 턱이 있는 것 같지만, 중간에 직사각형 카페트가 있어서 물건이 2열 공간까지 쭉 밀어낼 수 있습니다. 차박도 충분히 가능하고, 적재 공간은 훌륭한 편입니다. 산타페/소렌토 보다는 살짝 작은 감이 있습니다.
순수 트렁크 공간입니다. 옆에와 위에가 시원하게 터있어서, 높이 쌓기에 수월합니다. 공간 자체는 산타페보다 살짝 작지 않나 생각도 드는데 (실제로 재보지 않아서, 순수 감입니다.) 공간 활용도는 더 좋아보입니다. 디자인도 산타페 보다 더 좋습니다.
쌍용도 그렇지만 닛산도 경영에 심각한 난관에 부닥쳐서, 차량에 대해서는 그닥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인피니티도 예전 만큼 인지도가 있지도 않습니다. 그러던 찰나에 지인의 차를 타고 운전하게 되었습니다.
"기술의 혼다" 라는 말 이전에 "기술의 닛산"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현대/기아도 SUV 강국이 되어 세계 시장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지만, 닛산을 결코 얕잡거나 무시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북미에서는 판매량에서 닛산이 훨씬 앞서고 있기도 합니다만, 한국 사람들은 많이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토요타, 혼다 마저도 일본차라는 이유로 멸시하거나 얕잡아 보기도 합니다.)
닛산은 차를 참 야무지게 잘 만듭니다. 이탈리아나 프랑스 사람들에게는 영감이 있어서, 예술적인 면이 강하고, 독일은 워낙 기술 집약적으로 쌓아놓은 게 많은데, 일본 사람들에게는 철저한 분석력과 집념에 가까운 몰두, 연구에 매진하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이런 면으로 볼 때, 일본차는 여전히 대단합니다.
닛산 무라노는 조용하고 부드러운 SUV입니다. 넓은 공간에 시야도 좋고 완성도와 상품성 모두 뛰어납니다. 동급의 차량을 모두 타보지는 못 했지만, 아마도 상위권에 들어갈 거라 자부합니다.
핸들링은 느슨하고, 스포티한 주행은 떨어집니다. 기술이 부족해서 그리 했다고 여겨지지는 않습니다. 닛산 맥시마는 날렵하고 핸들링도 묵직했으며, 인피니티 Q50의 경우 민첩한 핸들링이 일품이었습니다.
닛산이 예전부터 기술력을 집약시켰는데, 이번에는 이걸 포기하고 자연스러움과 아름다움을 차에 녹여냈습니다. 그 대신 여자들이 좋아하고, 가족 구성원들이 만족할 만한 부분이 참 많습니다. 디자인이 편안하면서 고급스럽습니다. 포근한 착좌감이 산뜻하게 해줍니다.
편안한 SUV를 타고자 한다면 타보십시오. 6기통의 부드러움 + 부드러운 승차감 + 안락한 착좌감이 아주 마음에 들 것입니다.
북미에 살다 보니까, 픽업을 빼면 미국 차보다 일본 차가 더 많이 돌아다닙니다. 세단은 뭐 대다수가 일본 차종인 듯 합니다.
북미에서는 한인들이 SUV는 혼다 CR-V, 토요타 라브/하이랜더를 많이 타는 듯 합니다. 그다음이 현대 산타페를 사는 듯 하고, 요새는 현대 팰리세이드를 구매하는 한인들이 많습니다. 닛산은 한인들이 그 만큼 찾지는 않지만, 미국 백인들이 많이 사가는 듯 합니다.
말씀하신 부분 상당 부분 공감합니다.
실내는 아직도 이천년도 초반에서 벗어나지 못하네요.
앞은 별로고 뒤는 괜찮다고 하셨는데, 뒤도 별로네요.
북미판매량으로 본다면 당연히 우습게 보면 안되겠지만,
전혀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하는 현 상황을 봤을 때 앞으로 어떨지가 보이는 회사입니다.
동급의 차량은 타보지 못했지만 최상위권에 들어갈거라 확신합니다?? 무슨 근거로??
말씀처럼 엔진 조용하고
편안하면서 소재류는 평범했던 전형적인
미국형 SUV더라구요
정말 공감합니다. 구형과 비슷하다니, 그 만큼 성공적인 설정값이었나 봅니다.
사무라이 모자 형상화라고 디자인개발 초기에 말했는디ㅋㅋ
다만 초반에 무라노가 qm6과 경쟁한다고 하셨는데, qm6는 닛산 로그 형제차 아닌가요?
qm6는 무라노보다 엄연히 한단계 아래 차종입니다만...
국산 차종을 경쟁차로 뽑으려다 보니까 그렇게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르노삼성 차량 중에서는 QM6가 가장 큰데, QM6가 사실 준중형과 중형 중간 즈음 되어서 애매하긴 합니다.
말씀대로 닛산 로그랑 QM6랑 형제차 맞습니다.
CVT는 아닌거로 알고있는데
오호. 7단 변속기 맞습니다. 짚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쩐지 인피니티 몰았을 때에는 확실히 변속감이 달랐습니다.
사출물 대시보드 싼티나고 문짝 후지고 후석공조 조잡하고 90년대 초중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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