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눈팅족입니다.
원래 커뮤니티는 눈팅만 하고, 글은 안 남기는 소신을 가지고 있었는데
보배는 커뮤니티의 마인드가 저와 굉장히 닮아서 앞으로 보배에서 나름(?) 적극 활동해 보려고 합니다.
그 첫 글로 이번 코로나 사태에 대해 그냥 개인적인 소견을 끄적여 보려고 합니다.
저는 제 직장생활과 관심있었던 게 외국어였던 관계로, 해외에 대한 관심이 무척 많았습니다.
거의 30개국 100개 이상의 해외 도시를 약 20년 동안 다녀봤습니다.
1) 일본에 대한 환상이 무너지고 현실과 마주하게 된 20년
일본에 대한 관심은 제가 고3때 SPEED라는 걸그룹과 ZARD라는 그룹을 알게 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는 90년대 말이라서 아직 일본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았고, 일본이라고 하면 모든 게 선진국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2000년대 초반 일본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거리도 깨끗하고 사람들도 질서 있고, 인프라도 잘 되어 있어서
아~ 이런게 선진국의 모습이구나 했습니다. 다만 IT에 대해서는 어랏!? 이라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이유는 여러 사건이 있지만 한 가지만 말씀드리자면...
어느 날 대학교 컴퓨터실에 가서 컴퓨터를 키려고 하는데, 모니터에 글이 적혀져 있었습니다.
"컴퓨터를 키고 끌 때에는 버튼을 눌러 주세요..." 뭐 이랬던 것 같습니다. 어라? 설마 얘들 컴퓨터 키고 끄는 것도 모르나??
일본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집에 컴퓨터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꽤나 충격을 먹었었죠.
2000년대 말,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2번째 일본 유학을 갔습니다. 10년 전과 변한게 거의 없었습니다.
덕분에 적응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일본의 IT는 여전히 낙후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다녔던 학교에는 여전히 대학교/대학원 수업을 OMR로 마킹해서 신청했습니다.
학교 홈페이지에서 인터넷으로 수강신청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해가 되시나요?
우리 나라는 1990년대말 혹은 2000년대 초부터 이미 거의 모든 대학이 인터넷 수강이 보편화 되어있었는데
일본은 거의 그렇지가 못했습니다.
제가 이런 말 하는 게 좀 그렇지만, 제가 다녔던 대학교가 도쿄대학입니다. 일본에서 도쿄대학의 위치는 어마어마 합니다.
일본 어르신들이 제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뭐 약간 낮게 쳐다보던 분들도, 제가 도쿄대학에 다닌다고 하면 "스고이"이러면서
보는 눈빛이 달라집니다. 학생증을 보여달라고 해서 보여주면 도쿄대 학생증 처음본다고 하면서 우러러 봅니다.
그런 대학교에서 2010년대 초까지 인터넷으로 수강신청하고 학교 수업 자료 받고 이런거 안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작년 2019년에 오랜만에 일본을 갔다 왔습니다. (여행이 목적이기는 하지만, 제 여행이 아니라 직원을 위한 여행이었습니다)
정말 눈을 씻고 찾아도 변한 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전철도 그대로, 편의점도 그대로, 사람들 사는 모습도 비슷하고
관광지도 그대로...참 어이가 없더군요.
결론적으로 제가 느낀 일본의 20년은 이렇습니다.
2000년대 : 와~~ 일본 선진국
2010년대 초 : 뭐지? 얘들 뭐 이렇게 후진게 많아?
2010년대 말 : 음흉하고 후진적 마인드의 나라
결론 : 20년(혹은 그 이상) 제자리 걸음만 하는 나라
2) 중국 : 점점 변신하는 무서운 나라
중국은 2000년도 초반 대학교에서 만난 중국인 친구들 덕분에 알아가게 되었고, 중국어를 배우면서 또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 후에 직장일과 개인적인 여행, 사업 등으로 20여번 갔다온 것 같고, 지금도 외국인 친구는 중국인(조선족 친구들 포함) 친구들이
제일 많습니다.
예전에는 잘 씻지도 않고 마인드도 그렇고 뭐 하나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중국인 친구들 만나고 생각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 친구들은 생각도 바르고 계속 성장하고 싶은 욕구도 있고....물론 씻는 것도 잘 씻습니다. 중국이 워낙 크고 넓고 사람도 많다 보니 아직 못 사는 사람들도 많아서 별의별 사람들이 있다보니 안 좋은 것만 보려면 사실 수도 없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중국의 IT 기술 발전 속도나 사회 발전 속도는 정말 한국 저리가라 입니다.
2018년 제가 중국 베이징, 청도, 석가장에 갔을 때였는데, 식당을 들어갔습니다. 푸드코트처럼 먹고 싶은 음식을 고른 후 계산해서 각자 자리에서 먹으면 되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계산을 하려고 하니, 현금을 전혀 안 받고 wechat pay만 받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wechat 은 있지만 wechat pay 는 쓰지 않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른 식당에 가서 식사를 했습니다. 그 때 살짝 충격을 먹었습니다. 이미 cashless 사회로 다가가고 있는 것은 어쩌면 중국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물론 100위안 위조 등의 문제 등도 무시할 수 없지만요)
그리고 제가 호텔에서 먹을 걸 잘 먹지 못했을 때, 중국 친구가(수 백km 떨어진) 배고프면 자기가 배달 시켜주겠다고 으어러머 같은 앱으로 두부요리 들어간 식사를 배달시켜주었습니다. 맛도 괜찮았고 가격이랑 시간도 좋아서 만족했고, 친구가 며칠 동안 그렇게 배달음식을 시켜줬습니다.
중국은 코로나 등이나 많은 문제가 있지만 어찌 되었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도 60년대 70년대 80년대 못 살 때는 버스에서 담배 피고, 잘 씻지도 못하고 시민의식도 낮았던 때가 분명 있었습니다.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공산주의를 위한 발전은 저도 찬성하지 않습니다.
결론 : 중국은 많은 문제점이 있지만 발전하고 있다.
3) 이란 : 안타까운 나라 이란....
업무 때문에 이란에 3번 정도 갔었고 이란 지역을 담당했고 우리 나라에서 손에 꼽을 만큼 이란 수출을 많이 했습니다. 이란 사람들은 정말로 안타깝습니다. 많은 분들은 이란을 그저 테러국가로 생각하시지만, 이란 국내에는 좀도둑들은 있을 지언정 테러는 없습니다. 이란은 어떻게 보면 1979년 미국 대사관 습격으로 인해서 미국과 등지게 되었고 그것이 40년간의 미국 제재, 특히 최근 10년간의 제재로 인해서 많은 피해를 본 나라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란에서 사업하는 친구가 서울에 와서, 테헤란로를 구경시켜준 적이 있습니다. 그 때 그 친구 모습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테헤란로의 높은 빌딩들을 보면서 마치 뉴욕을 보는 것 같다고 하면서 정말로 경이롭다는 표정이었습니다.
이란은 제재로 인해서 많은 것이 부족합니다. 발전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미 거의 10년간 미국 달러를 쓰는 데에 문제가 많아 해외에서 수입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입니다. 원래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의약품 등은 미국도 제재를 안 했었는데, 그것도 최근에는 제재 대상에 들었는지 아무튼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란 사람들 일반인들 만나 보면 그렇게 나쁜 사람들 아닙니다. 정말 착하고 순박한 사람들 많습니다. 그리고 미남 미녀도 많고, 자원도 풍부하고 인구도 8천만 정도에 젊은 사람들도 많아서 미래가 밝습니다. 다만, 미제재와 지금 코로나 여파로 인해서 매우 어려운 상태입니다.
개인적으로 아직도 이란에 같이 일했던 옛동료들이 있는데, 다들 무사하기를 희망합니다.
참고로 이란에서 한국의 LINE 메신저 많이 씁니다.
결론 : 안타까움...안타까움
4) 이번 코로나 사태로 다시 한 번 느낀 것
저는 해외를 20년간 다니면서 정말 한국만큼 개인들이 살기 편한 나라는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한국은 아름답지 않지만(아파트 등), 편리함 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편한 국가입니다. 우리 나라 공무원이 할일 없이 논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정말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국가들 공무원이 어떻게 일하는지 알게 되면 우리 나라 공무원분들 칭찬하게 됩니다.
한국의 접근성 높은 의료시스템(의료보험 등), 많은 병원들, 편리한 대중교통 시스템, IT 인프라 등 정말 많은 부분에 있어 저는 이미 한국은 세계 TOP3 안에 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현 코로나 사태는 정말로 이런 모든 것들이 준비되어있나 테스트를 하는 것처럼 급속도로 번져나갔고, 결국 이런 것들이 준비된 나라는 막을 것이고, 준비되지 않은 나라는 결국 시간차 문제일 뿐, 언젠가는 겉잡을 수 없이 퍼져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나라는 이 사태에 이미 수 차례의 경험과 반성을 통해서 충분한 준비를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사태에 대한 대비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시스템, IT 인프라, 시민의식 등이 이 사태를 충분히 컨트롤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몇 개 되지 않는 국가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이번 코로나 사태에 대해서 분명 책임이 있고, 사태가 종결된 후에 분명히 세계를 향해서 반성의 표현과 실질적인 보상 또한 해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바이러스는 국가와 국민을 가리지는 않지만, 사스와 함께 20년 동안에 두 번이나 큰 바이러스의 지원지라는 것은 분명 큰 문제가 있다는 뜻이니까요
그렇지만 다행히도 (100% 신뢰는 안되지만) 중국은 안정되고 있습니다. 중국 친구들과 메신저로 이야기를 하는데, 정상출근을 하고, 지금은 많이 안정화되서 예전과 비슷한 생활로 돌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은 어떻게 했든 자국의 상황을 안정적으로 반전시키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를 위해서는 저는 정말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중국이 이 사태를 안정화시키지 못했다면 정말로 전세계를 큰 도전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불행중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코로나 사태 종료 후에 세계는 반드시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일본...하....답 없는 국가네요. 원래 일본은 TV에서는 막장국가다운 면모(?)를 보였지만 작금의 사태를 보니 정말 한숨 밖에 안 나옵니다. 원래 일본은 사회가 암울하다보니, 집에 가서 보는 TV 만큼은 무조건 재미있게 만듭니다. 그래서 예능이 발달했고, 말도 안되는 포맷의 예능이 나와도 다 용서가 되었죠. 그러다보니, 얘들은 뉴스도 예능처럼 하는 경우도 많고, 심각한 이런 사태에서도 예능인이 나와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없이 자기 맘대로 말하곤 하는데 이번에 보니 아주 가관이더군요.
일본 생활이나 여행을 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일본인들 대부분은 전철로 출퇴근을 합니다. 우리 처럼 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고, 비싸고, 노선이 길지도 않습니다. 자차를 이용하기에는 일본은 도로폭이 넓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전철까지 가서, 츄린죠(자전거 주차장)에 자전거를 놓고 전철을 타고 출근을 합니다. 택시는 너무 비싸서 엄두를 못 내죠.
그런데 일본 전철 타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일본 전철은 거의 대부분 협소합니다. 우리 나라는 광폭의 전철이 있어서 양옆에 두 명이 앉고, 두 명이 서고, 그 사이 한명 총 5명정도 한 라인에 설 수 있습니다. 근데 일본은 4명입니다. 그리고 인구도 1억2천500만명정도 되서 한국보다 약 2.5배 많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쿄로 출근을 합니다. 그래서 코로나 감염자가 한 명만 있어도 한 두 시간의 전철 출퇴근시간을 통해서 엄청나게 감염이 확산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올림픽이요? 정상적으로 개최를 하던, 개최가 연기가 되든, 취소가 되든 어떤 옵션에서도 일본은 무조건 손해입니다. 그건 둘 째 치더라도, 국민들 목숨이 걸린 건데 일본정부의 대처를 보면 국민을 살리겠다고 하는 마음이 하나도 안 보입니다. 그저 올림픽 생각밖에 없어 보입니다. 저는 예전에는 일본 국민들이 안되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저런 정치인들이 활개치고 다니는 것을 보면 이젠 안타까운 마음조차도 없습니다. 결국 그 자신들이 선택한 결과니까요
최근 보배에는 주모~~~하면서 국뽕 한 사발 들이키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마음은 갖되 그걸 지금 표현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코로나 사태는 종결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죽음의 최전선에서 자신을 희생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일부 희생자분들은 안타까운 희생을 당하셨습니다. 그 가족분들은 얼마나 슬프시겠습니까?
그리고 국내는 그나마 조금 안정화 되어가고 있지만, 세계는 이제 막 시작한 것처럼 걷잡을 수 없는 확산 속도에 미쳐 대비가 안되어 많은 희생을 당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희생은 슬픔이지만, 다수의 희생은 통계다라는 (비슷한)말이 있습니다. 그 숫자는 통계가 아닙니다. 정말 하나하나 슬픔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아직 코로나 사태가 끝나지 않았으니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하루 빨리 모두 힘을 모아 이 사태를 슬기롭게 종식시켰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PS. 첫 글인데 너무 길었네요. 원래 박찬호처럼 말이 많은 스타일이라....글도 그렇게 됐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주 뵈어유
일본은 나도 어릴때갈땐 먼가 신기했지만
최근에보면 좀 어수선하다는 느낌이ㅜ
너무 샴페인 먼저딸 필요는 없지만 주의를 해야죠.
이 괴질은 어둠을 살라 먹는다 생각하심 편할듯합니다. 그 그늘안에 가려진 모든게 들어나게 된 계기니까요.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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